"피 도둑맞고 손 썩어들어가 절단"…투석환자 '생명줄'의 두 얼굴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면서 당뇨병 합병증으로 콩팥이 망가진 환자도 빠르게 늘었다. 말기 콩팥병 환자에게 주어지는 치료 선택지가 '혈액 투석'이다. 대한신장학회 2024년 자료에 따르면, 국내 투석 중인 환자는 누적 13만7000명을 넘어섰다. 이는 앞서 10년새 무려 2배 가까이 증가한 건데, 한국의 투석환자 증가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말기 콩팥병으로 콩팥이 망가진 환자가 혈액투석을 받으려면 투석에 앞서 '혈관 접근로'를 만들어야 한다. 혈액투석을 하려면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피가 빠져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야 하는데, 보통 피검사 때 찌르는 정맥은 압력이 낮아서 충분한 혈류를 확보할 수 없다. 동맥은 압력은 충분하지만 너무 깊이 있어서 투석할 때마다 찌르기도 어렵고, 지혈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투석하기에 적당하지 않다.
따라서 찌르기 쉬우면서도 혈류가 충분한 혈관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혈관 접근로라 한다. 혈액투석 환자에게는 혈관 접근로가 생명줄과 같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혈관 접근로가 '동정맥루'다. 팔의 동맥과 정맥을 연결한 건데, 정맥이 동맥의 압력을 바로 받으면서 혈관벽도 두꺼워지고 혈류도 빨라진다. 혈관수술 전문의가 국소 마취한 후 피부를 절개해 동맥과 정맥을 연결해 동정맥루를 만든다. 입원하지 않고 외래에서 바로 수술하거나, 1박2일 입원해 수술하며 동정맥루를 완성한다.

그런데 동정맥루의 혈류 이상으로 동맥 피가 손끝까지 내려가지 못하고 정맥으로 피가 몽땅 쏠려들어가는 게 도류증후군이다. 말 그대로 피를 도둑질 당하는 현상이다. 방치하면 손끝이 썩어들어간다. 남 원장은 "투석혈관을 만들면 동맥과 정맥을 직접 연결하는데, 맑은 산소를 품은 동맥 피가 말초혈관인 손끝까지 내려가지 못하고 중간에 압력이 낮은 정맥(투석혈관) 쪽으로 몽땅 쏠려 들어가 버린다"고 말했다.
도류증후군은 주로 '투석을 진행하는 도중'에 손이 쥐어짜듯 아프고 저린 증상이 훅 심해지는 게 특징이다. 손에 피가 통하지 않아, 손을 만져보면 얼음장처럼 차갑다. 피부색이 창백해지거나 파랗게 질리는 청색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투석환자의 손이 저리다고 해서 무조건 도류증후군을 단정할 수는 없다. 오랫동안 당뇨병·신부전을 앓아 말초 신경 자체가 망가진 '신경병증'일 가능성도 커서다.
신경병증은 낮보다는 주로 '밤에 잠자리에 누웠을 때' 화끈거리거나 바늘로 찌르는 듯한 저림이 심해진다. 혈관이 막힌 건 아니기 때문에, 만졌을 때 손이 따뜻하거나 정상 체온을 유지하며, 손 색깔 변화도 거의 없다. 신경병증 환자는 손의 온도 변화가 크지 않고, 저린 증상이 밤에 나타난다. 도류증후군과 신경병증 가운데 정확히 감별하려면 신경유발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도류증후군은 고령, 당뇨병, 말초동맥질환 또는 동맥경화(죽상경화증)을 동반한 경우, 혈관 상태가 나쁜 환자에서 비교적 더 흔히 발생한다. 평소 손이 시린지, 투석할 때 손 시림 증상이 더 심해지는지, 손가락 끝 색깔이 변했거나 상처가 나있는지 등을 살펴보는 게 좋다. 남 원장은 "도류증후군을 방치했다간 손가락 괴사로 인한 절단 위험이 발생할 수 있고, 손가락 기능을 잃을 수 있다"며 "정확한 진단 검사와 적절한 교정치료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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