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 3년 주가상승률 27배…숨은 공신 ‘공급자 우위’

이성규 2026. 5. 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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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비용 고객사에 전가…트럼프 發 관세 무풍지대
FCF 폭증에 무차입 경영 실현…AA급 진입, 채권자 화색
HD현대일렉트릭 잉여현금흐름(FCF) 추이./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HD현대일렉트릭이 지난 3년간 무려 27배라는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으로 전력 관련 기업들의 공급자 우위 시장 형성된 탓이다. 이러한 지위는 트럼프 관세 정책에도 버틸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지닌다. 고객사들에게 비용전가가 가능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현금흐름 폭증은 무차입 경영을 이뤘고 신용등급도 상향 조정됐다. 주주와 채권자 모두를 만족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12일 기업 데이터 플랫폼 딥서치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의 주가는 지난 3년(2023년 5월 11일~2026년 5월 11일) 동안 27배 올랐다. 이 기간 동안 국내 전체 상장사 중 주가상승률 기준 9위를 차지했다.

HD현대일렉트릭보다 주가상승률이 높은 기업 중 시가총액도 큰 기업은 SK스퀘어 한 곳이다. SK스퀘어가 자회사 SK하이닉스 영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HD현대일렉트릭은 순수 체급으로 거대한 몸집을 만든 것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송전, 배전, 소비 단계에 이르는 전력 공급 전 과정에 필요한 전자기기와 에너지솔루션 등을 공급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굴뚝산업’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로 성장과는 거리가 멀었다.

주지하다시피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은 전력 수요와 공급 및 이를 지탱하는 인프라 산업 수요를 이끌었다. 이는 단순히 성장을 넘어 전력기기 시장이 공급자 우위로 재편됐다.

‘공급자 우위’ 파워, 관세 무풍지대…원자재 민감도 제한적

시장에서 공급자 우위가 형성된다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시장 가격을 주도한다는 것이고 원재료 수급과 제품 및 서비스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

지난 3년간 크고 작은 대내외 환경이 글로벌 경제를 위협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트럼프 관세 그리고 최근에는 중동전쟁까지 발발했다. 여기에 국내 기업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원재료 부담과 성장을 위한 투자를 저울질할 수밖에 없었다.

AI가 산업 발전을 이끌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만발한 상황은 HD현대일렉트릭에 오히려 우호적 환경으로 작용했다. 특히 공급자 우위 시장은 트럼프 관세도 무색하게 했다. 고객사 눈치를 보지 않고 비용을 전가할 수 있는 ‘파워’를 갖게 된 것이다.

단순히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된다고 해서 ‘파워’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2017년 현대중공업에서 인적분할됐다. 독립 초기에는 조선 및 플랜트 등 전반 산업 경기둔화,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화재 사고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실적 개선은 2022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HD현대일렉트릭은 경영혁신을 강조하며 중동 신도시 건설과 북미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를 선점하며 양질의 수주를 축적하기 시작했다.

한국금융신문이 자체 구축한 AI 데이터 플랫폼 ‘더 컴퍼스(The COMPASS)’에 따르면 2021년 투하자본수익률(ROIC)은 1.0%에서 2022년 10.5%로 크게 올랐다. ROIC는 영업자산을 통해 올린 수익을 의미하는 수치로 HD현대일렉트릭의 ‘경영혁신’이 실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업가치를 책정하는 기준이자 대표 지표인 잉여현금흐름(FCF: 감가상각비 차감 기준)은 2021년 251억원 적자에서 2022년 903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AI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2023년 FCF는 무려 6100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에는 CAPEX 증가로 소폭 줄어든 5864억원으로 나타났으나 2025년에는 8895억원으로 재차 확대됐다.

주가 상승·신용등급 상향…주주·채권자 동시 만족

2025년 HD현대일렉트릭의 ROIC는 56.8%다. ‘더 컴퍼스’ 일반 ROIC와 달리 분모에 해당되는 투하자본(IC)에서 현금및현금성자산만 차감한다. 단기투자 등에 활용하는 자금을 효율성 측면에서 평가하기 위해서다.

ROIC 자체가 높은 이유 중 하나는 IC를 구성하는 이자지급성 부채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이는 겉으로 보이는 부채 등 재무부담 대비 훨씬 낮은 수준의 압력이 작용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지난 3월 HD현대일렉트릭의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막대한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무차입경영이 실현된 결과다.
HD현대일렉트릭 ROIC 및 WACC 추이./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채권시장에서 AA급 이상은 우량채, A급 이하는 비우량채로 구분된다. 한 단계 상승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두 등급 간 위상 그 자체가 다르다. 또 신용등급 상승은 조달 금리 하락으로 이어진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채권은 금리 하락 시 가격이 상승한다. 즉 HD현대일렉트릭은 주주와 채권자 모두를 만족시킨 기업이다.

한편, 신용등급은 수주산업 기업들에게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고객사들은 공급망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형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수주사 신용도와 체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HD현대일렉트릭은 FCF가 크게 늘고 신용등급까지 상향조정됐다”며 “이미 크게 오른 주가가 부담이긴 하지만 향후 수주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전력 산업은 공급자 우위 시장이기 때문에 현금흐름 개선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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