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총 상위 10개사 합해도 ‘삼전닉스’ 아래…역대급 불장의 ‘이면’

홍석재 기자 2026. 5. 1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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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식시장이 세계적인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폭증 등 영향으로 역대급 '불장'을 맞고 있다.

'일본 경제의 뼈대'로 시총 1위인 도요타자동차가 시가총액 44조9천억엔(424조9천억원)으로 여전히 선두를 지키지만, 주가가 1년 동안 제자리에 머물면서 은행·반도체·인공지능 관련 기업 등 '2위 그룹'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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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일본 도쿄 한 증권사의 전광판이 보인다. AP 연합뉴스

일본 주식시장이 세계적인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폭증 등 영향으로 역대급 ‘불장’을 맞고 있다. 시가총액 10조엔(94조원) 넘는 기업이 1년 만에 20곳에서 27곳으로 늘었다. 다만 한때 세계 주식시장을 호령했던 전성기를 되찾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12일 종가 기준 전날 대비 325포인트 오른 6만2743을 기록하며 역사적인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닛케이지수는 전날 한때 6만3279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이는 지난해 말과 견줘 25% 상승한 것이다. 그 사이 시가총액 10조엔이 넘는 기업은 27곳으로 늘었다. 2015년 3곳, 2023년 10곳, 2025년 5월 20곳이었다. 이중 시가총액 20조엔이 넘는 기업도 역대 최다인 11곳으로 늘었다.

일본도 한국처럼 주로 반도체·인공지능(AI) 기업들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1986년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세계에서 처음 개발한 키옥시아 홀딩스(당시 ‘도시바 메모리’)는 이날 시가총액 25조2천억엔(238조6천억원)으로 전체 상장 기업 4위에 올랐다. 2024년 전체 공모가 7843억엔(7조3800억원)으로 상장한 뒤, 1년 반 만에 규모를 30배 넘게 키웠다. 챗지피티(ChatGPT) 운영사에 거액을 투자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3위·시가총액 34조2천억엔)과 반도체 제조 장비업체 도쿄 일렉트론(5위·시가총액 24조4천억엔) 등 10위 안에 반도체·인공지능 관련 기업이 4군데 포함됐다. 인공지능용 메모리 수요 부족으로 값이 급등하는 데다, 미래 시장에 대한 기대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통의 강자였던 은행주도 부활하고 있다. 미쓰비시 유에프제이(UFJ) 파이낸셜그룹(2위·34조3천억엔) 등 ‘일본 3대 메가은행’이 나란히 시가총액 10조엔을 넘었다. 일본 사회 골칫거리인 인플레이션 여파로 금리 인상 흐름이 나타나자, 이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며 기업 가치를 높이고 있다. 이이 데쓰로 커먼즈 투자신탁사 대표는 이런 변화에 대해 “일본 경제 기조가 디플레이션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전환한 영향이 크다”며 “인플레이션은 기업이 생산·설비 비용이나 임금 인상분을 제품값에 반영하기 쉽게 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

반면 전통의 강자였던 자동차 기업은 위기를 겪고 있다. ‘일본 경제의 뼈대’로 시총 1위인 도요타자동차가 시가총액 44조9천억엔(424조9천억원)으로 여전히 선두를 지키지만, 주가가 1년 동안 제자리에 머물면서 은행·반도체·인공지능 관련 기업 등 ‘2위 그룹’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혼다, 닛산자동차 등 또다른 완성차 업체들은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도 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시장의 성장 분위기와 달리, 세계 주식시장에서의 위치는 축소되고 있다. 금융 정보업체 ‘퀵·팩트셋’에 따르면, 세계 시가총액 100위 중 일본 기업은 도요타자동차를 포함해 3곳 뿐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국가별 주식지수(ACWI)에서도 지난달 일본 시가총액 비중은 5%에 불과했다. 10년 전 7.7%에서 3분의 2로 축소됐다. 12일 일본 상위 10개 기업을 더한 시가총액(270조엔·2580조원)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시총(2940조원)보다 적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글로벌 투자 대상이 될 만한 대형주가 일본에서 많아지고 있다”면서도 “일본 주식시장이 잃어버린 자리를 회복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고 짚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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