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선거 흔드는 중도층…막판 ‘샤이 보수’ 변수 부상
정당보다 후보 경쟁력·지역 현안 해결 능력 주목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오는 21일이 채 열흘도 남지 않은 가운데 대구시장 선거가 과거와는 다른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정 정당이 선거를 사실상 독식하던 기존 구도에서 벗어나 중도층 표심과 후보 개인 경쟁력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정치권 안팎에서 힘을 얻고 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예비후보와 국민의힘 추경호 예비후보의 양강 구도로 압축됐다. 양측 모두 전통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면서도 동시에 중도층 흡수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예전처럼 특정 정당이 압도적으로 싹쓸이하는 선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대구는 오랜 기간 보수정당의 핵심 기반으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정치 지형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 침체와 청년층 유출, 산업 구조 재편 등 지역 현안이 누적되면서 유권자들의 선택 기준이 단순한 정당 충성도에서 실질적 성과와 후보 역량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를 두고 "정당 대결이면서 동시에 인물 경쟁"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전통 지지층만으로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며 "결국 중도층과 부동층을 얼마나 흡수하느냐가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김부겸 에비후보는 외연 확장과 조직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 11일 이기환 전 소방방재청장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며 선대위 재정비에 나섰다. 정항래 전 육군군수사령관과 김경호·김용한·이준엽 대구시의사회 부회장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대구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는 미래산업 전환과 지역경제 재도약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인공지능 시대의 산업 대전환을 준비할 때 대구시와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모색하겠다"며 "미래산업 중심 도시로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수층 외연 확대 움직임도 눈에 띈다. 김 예비후보는 대구 지역 변호사 72명으로부터 지지 선언을 받았고, 국민의힘을 탈당한 당원 1325명의 지지를 확보했다. 민주당 후보라는 한계를 넘어 중도·보수 성향 유권자층까지 흡수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반면 추경호 예비후보는 경제 현장 중심 행보를 이어가며 안정론과 경제전문가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추 예비후보는 최근 대구건설연합회 간담회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 뒤 대한주택건설협회 대구시회 등 6개 지역 건설단체 회장단 및 임원 15명과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건설업계는 이 자리에서 지역 내 대형 건설공사 조기 추진과 물량 확대, 적정 공사비 및 공기 보장, 건설업 전용 신용보증기금 신설 등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추 예비후보는 "건설산업은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기반으로 건설이 살아야 대구경제가 산다"며 "대형 공공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지역 업체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추 예비후보는 이어 중소기업중앙회 대구지역본부를 찾아 정책간담회를 갖고 중소기업 지원 방안도 논의했다. 그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 투자하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 시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며 "기업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적극 행정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거 막판 변수로 이른바 '샤이 보수' 움직임도 거론된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투표일에 결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보수 진영 내부에서는 "대구만큼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과거처럼 특정 정당이 일방적으로 우세를 점하는 선거 결과가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정당보다 후보 개인의 역량과 지역 현안 해결 능력이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정태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대구시장 선거는 단순한 정당 대결을 넘어 대구 민심의 변화 여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중도층을 누가 더 설득하느냐, 또 후보 개인의 경쟁력을 얼마나 보여주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