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금 비 안 오는데?…전국 183개 특보 구역, 235개로 쪼갠다

송주용 2026. 5. 1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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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여름철 방재기상대책 발표'
폭염특보 단계에 폭염중대경보 신설
열대야특보 도입하고 집중호우 예보 강화
각종 특보 발표 기준인 특보 구역 세분화
지난해 7월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원회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건설노조 폭염 실태 기자회견이 끝난 뒤 참가자가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극한 폭염과 집중호우 등 재난 수준의 날씨가 여름마다 반복되자 기상청이 기상 예보 시스템을 개편했다. 기후위기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폭염, 열대야, 집중호우 상황을 더 세분화해 예보한다. 최근 5년(2021~2025)간 전국 평균 폭염일수와 열대야일수, 집중호우 발생 빈도가 1970년과 비교해 2~3배가량 빈번해졌다. 이런 현실에서 국민들에게 더 촘촘한 기상 정보를 받아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기상청은 '2026년도 여름철 주요 방재기상대책'을 12일 발표했다. 새로운 경보 단계를 만들고, 기상 특보를 더 좁은 지역 단위로 쪼개어 내리는 게 핵심이다.

우선 폭염특보에 최고 단계 경고인 폭염중대경보를 추가했다. 기존에는 폭염주의보와 경보로만 구분했는데 폭염주의보는 일최고체감온도가 33도, 경보는 35도 이상 이틀 넘게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한다. 새로 만들어지는 폭염중대경보는 단 하루라도 일최고체감온도 38도 또는 일최고기온 39도를 넘길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여름철 폭염의 기간과 강도가 증가하면서 한여름 40도에 육박하는 펄펄 끓는 더위가 찾아오는 날이 늘어남에 따라 기존 특보 체계로는 정확한 정보 전달이 어려워지자 최상위 경보 단계를 새로 만들었다.

연혁진 기상청 예보국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책브리핑에서 "폭염중대경보 기준인 체감온도 38도는 온열질환자가 급증하는 임계온도를 고려해 설정했다"고 밝혔다. 체감온도가 38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사람 신체의 열이 잘 빠져 나가지 못해 숨이 차고 심장 박동이 빨라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짧은 야외활동만으로도 어지럼증, 두통, 근육경련 등을 겪을 수 있다. 기상청은 새로운 예보 체계를 통해 시민들이 폭염 관련 대피 정보를 사전에 더 정밀하게 파악하고 관련 피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폭염특보 단계가 개편되는 것은 2008년 이후 18년 만이다.

또한 폭염 관계기관을 대상으로 방재기상플랫폼을 통해 하루 중 가장 폭염이 극심한 시간대(체감온도 33도 이상) 정보를 추가로 제공한다. 지역별로 가장 더운 시간대가 모두 다른 만큼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폭염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해당 정보를 제공 받은 관계기관은 폭염 시간대 시민 외출 자제나 외부 작업 중단에 대한 정보를 보다 세밀하게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같은 경기권이라도 연천군의 폭염 시간대는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 가평군은 오후 1시에서 4시 사이로 세분화해 폭염 시간대를 알리는 방식이다.

한여름 밤잠을 설치게 하는 열대야도 특보 체계를 새로 마련했다. 열대야는 저녁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 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상황을 뜻한다. 열대야특보는 지형적 영향과 도시 효과 등을 고려해 내려지는데 열대야주의보 단계만 운영된다. △인구 50만 이상의 대도시 및 해안·도서지역은 밤 기온 26도 이상 △제주도는 27도 이상일 때 발표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특정일의 일최고체감온도가 같아도 전날 밤이 열대야였다면 온열질환자는 최대 약 90% 늘어났다"며 "폭염 탓에 인체에 쌓인 피로가 밤에도 풀리지 않을 때 온열질환 피해가 더욱 커지는 점을 고려해 열대야특보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지난해 7월 기준 1908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열대야 일수를 기록한 바 있다.

집중호우 예보도 강화했다. 기존 호우재난문자 시스템에 '재난성호우 긴급재난문자'를 추가했다. 좁은 면적에 많은 비가 내리는 극단적 집중호우가 늘고 있는 만큼 1시간 누적강우량 100㎜에 달하는 재난에 가까운 비가 내리면 읍면동 단위로 긴급재난문자를 추가 발송하게 된다. 재난성호우는 2024년에 16회, 지난해 15회 발생했고 일부지역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각종 기상 특보를 발표하는 단위인 특보구역은 현행 시군 183개 구역에서 235개로 늘어난다. 특보구역이 넓으면 같은 지역이라도 실제 위험이 다른데 같은 경보를 받는 문제가 있었다. 인천을 예로 들면 기존 특보구역은 인천 단 하나였다면 앞으로는 인천영종, 인천남부, 인천북부 등 세 개로 나뉘어 각각 특보가 발표된다. 특보구역이 세분화되는 건 2004년 이후 22년 만이다.

태풍 강도 표기 방식도 바뀐다. 기존의 1~5등급 숫자 대신 태풍 강도에 따라 색깔을 다르게 표현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기상청은 경남 남해군에 올해 첫 호우재난문자를 발송했다. 호우재난문자는 시간당 강수량 50㎜와 3시간 강수량 90㎜가 동시에 관측되거나 시간당 강수량 72㎜를 넘어서면 발송된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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