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건설업계 “전문업 보호 확대는 역차별”… 국토부에 탄원서 제출

종합건설업계가 전문건설업계의 전문공사 금액 기준 및 적용 기간 확대 요구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건설협회(이하 건협)는 12일 국토교통부 세종청사에서 전국 16개 시·도회장과 회원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종합건설업계 생존권 수호를 위한 탄원서’ 69만8357부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탄원서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삼중고’와 원자재 수급 불안, 공사비 상승 등으로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커진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건설 물량 확대와 공기·공사비 현실화가 더딘 상황에서 중소 종합건설업체의 경영환경이 악화된 데 따라 이뤄졌다.
특히 전문건설업 보호 정책이 추가로 연장될 경우 업계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됐다.
건협은 “2018년 노·사·정 합의를 통해 종합·전문 간 업역을 단계적으로 개방하고 2030년 단일업종 체계로 전환하기로 한 정책을 뒤집는 것”이라며 “정책 신뢰성 훼손과 시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문업계가 전문공사 보호구간을 현행 4억3000만원 미만에서 10억원 미만으로 확대하고 보호기간을 2029년까지 연장하거나 폐지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현재 제도는 전문업계 보호를 위해 4억3000만원 미만 전문공사에 대해 종합업체 참여를 제한하고 있으며 해당 보호구간은 2026년 말 종료될 예정이다.
실제 전문공사 수주 구조를 보면 5억원 미만 공사가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전문업계가 대부분의 수주물량을 보전하고 있다는 것이 건협 측 설명이다.
전국 중소 종합건설업체를 대표해 나온 장홍수 울산시회장은 “종합업계가 지금까지 6년이나 어렵게 버텨왔는데 지금 또 보호기간을 연장하고 금액을 높이는 것은 생존권 차원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라 강조했다.
특히, 종합업체의 경우 전체의 98%가 중소기업이며, 지난해 약 2600개 업체가 단 한 건의 수주도 하지 못하는 등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지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전문업체 보호가 또 연장된다면 영세 종합건설업계는 존립의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어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건협은 또 종합·전문 간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현재 전문업체는 모든 종합공사에 참여할 수 있는 반면 종합업체는 전문공사에 참여가 제한돼 ‘역차별’ 구조가 발생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시설물업종이 대다수 종합업체로 전환함에 따라 종합업체 수주 불균형 발생하고, 종전 시설물업종으로 발주하던 유지보수공사를 전문공사로 발주함에 따라 오히려 종합업체의 수주기회 제한된 점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건협은 종합업체의 10억원 미만 공사에 대해 하도급이 제한되는 반면 전문업체는 종합공사에 원·하도급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도 지적했다.
이 같은 구조가 지속될 경우 중소 종합건설업체의 수주 기회가 축소되면서 하도급 시장에서 모두 배제돼 형평성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건협은 탄원서를 통해 “종합건설업체는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정부의 건설산업 선진화방안에 적극 동참해 왔다”며 “그러나 전문업계의 일방적 주장에 휘둘려 당초 합의를 3번이나 어기며 이번에 다시 보호기간을 연장하게 된다면 정책의 신뢰성을 잃어버리고 시장에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사·정이 합의해 추진해온 상호시장 개방이 계획에 따라 2027년 1월부터 적기에 이행될 수 있게 해 줄 것을 전국의 1만8000여개 종합건설업체의 뜻을 모아서 건의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날 국토부를 방문한 종합건설업계 시·도회장단은 김석기 건설정책국장과의 면담에서도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김석기 국장은 ”건설산업이 경쟁력 있는 미래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건설업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건설업계는 상호시장 개방 제도 폐지, 전문공사 보호구간 확대 및 보호기간 연장, 종합건설업체 간 하도급 금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종합공사는 종합업체, 전문공사는 전문업체가 맡는 기존 업역 체계로의 회귀와 함께, 현재 4억3000만원 미만으로 설정된 전문공사 보호구간을 10억원 미만으로 확대하고 적용 기간도 사실상 상시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승표 기자 spho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