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가는데 왜 서울을 한 번 더 거쳐야 하나”… 제주~인천 직항 취항에, 첫날부터 ‘만석’
관광객들, 여행지보다 이동 동선을 먼저 본다

제주로 가는 길은 이상하게 돌아가야 했습니다.
그동안 해외에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도 제주로 바로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짐을 끌고 다시 서울 서쪽 끝으로 이동해야 했고, 김포공항 국내선 대기줄을 한 번 더 지나야 했습니다.
제주까지 가는데, 서울을 한 번 더 통과해야 하는 구조였습니다.
그 이동 구조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제주항공이 12일부터 제주~인천 노선 시범 운항에 들어갔습니다. 주 2회, 3개월 일정입니다.
인천~제주 노선 운항은 지난 2016년 중단 이후 10년 만입니다.
이번 직항편 재개는 인천국제공항 국제선 이용객들이 김포공항을 거치지 않고, 인천공항 안에서 바로 제주행 국내선으로 환승할 수 있도록 이동 구조를 바꾸는 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첫날 반응은 예상보다 빨랐습니다.
취항 첫 편 탑승률은 91.5%를 기록했고, 인천 출발편 역시 좌석 대부분이 채워졌습니다.
항공업계에서는 첫날부터 좌석을 빠르게 채운 배경을 신규 노선 효과만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 제주 관광, 이제는 “얼마나 편하게 가나” 경쟁
최근 제주 관광 시장은 예전과 꽤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관광객이 찾는지가 핵심이었다면, 지금은 이동 과정에서 얼마나 덜 피곤한지가 선택 기준으로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개별여행객 비중이 커지면서 이런 변화는 더 뚜렷해졌습니다.
실제 해외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제주가 좋긴 하지만 이동이 번거롭다”는 반응이 꾸준히 나왔습니다.
인천 입국 뒤 다시 김포공항으로 이동해야 하는 구조 때문입니다.
공항 밖으로 나와 캐리어를 끌고 서울 도심 교통 흐름까지 감당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노선이 안착하면 분위기는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천공항 안에서 국내선 수속만 거쳐 곧바로 제주행 비행기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을 가로질러 다시 이동해야 하는 과정 자체가 줄어드는 셈입니다.
제주에 도착한 뒤보다, 제주까지 들어오는 과정 자체가 여행 만족도를 좌우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 “공항에서 이미 시작되는 여행”… 달라진 소비 감각
인천 직항은 제주도민 이동 방식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동안 도민 상당수는 장거리 해외여행을 위해 사실상 ‘인천 가는 일정’ 하루를 감당해야 했습니다.
이른 새벽 김포 이동과 긴 환승 대기, 예상보다 커지는 숙박비 부담까지 겹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최근 여행 소비 방식은 예전과 꽤 달라졌습니다.
무조건 먼 곳으로 떠나는 것보다, 얼마나 덜 지치고 얼마나 덜 복잡하게 움직일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항공·관광업계에서도 최근에는 이동 피로와 공항 체류 시간을 줄이는 노선 선호가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특히 고유가와 항공권 가격 변동성이 커진 이후에는 여행지 자체보다 이동 효율을 먼저 따지는 소비 패턴이 더 선명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제주~인천 노선은 국내선 하나가 늘어난 수준보다, 제주로 들어오는 방식 자체를 바꾸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 관광객, 계산 방식이 변했다
외국인 관광 회복 흐름도 맞물리고 있습니다.
제주관광 빅데이터서비스 플랫폼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24만 2,187명으로 전년보다 17.7% 증가했습니다.
올해 1분기 제주 방문 외국인 관광객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3% 늘었습니다.
특히 최근 제주 관광 시장은 중국 단체관광 회복뿐 아니라 동남아·대만·홍콩 개별여행 수요까지 빠르게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예전처럼 얼마나 많이 오게 만들 것인가만으로는 관광 경쟁력이 설명되지 않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관광객들은 여행지를 검색하기 전에 먼저 이동 경로부터 보고 있습니다.
환승이 몇 번인지, 공항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러야 하는지, 캐리어를 몇 번 다시 끌어야 하는지부터 계산합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인천 노선 운항을 통해 제주 관광 성장과 제주도민 이동 편의 향상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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