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실손, 병원 덜 가는 어르신에겐 ‘효자’…도수치료 마니아에겐 ‘불효자’

홍승해 기자 2026. 5. 1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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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月17만→2만원…고연령일수록 전환 메리트 커
“싸다고 좋은 것 아냐”…5세대 실손, 이용 패턴 따라 희비
/연합뉴스

5세대 실손보험이 저렴한 보험료를 앞세워 시장에 등장했지만, 가입자별 득실 계산은 복잡해질 전망이다. 보험료는 낮췄으나 비급여 보장 문턱을 높이고 자기부담금을 확대한 만큼, 단순 보험료 절감액이 아닌 연간 총 의료비 지출이 전환 여부를 결정할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5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 과잉진료 논란이 컸던 항목에 대한 보장을 줄이고 중증 중심 보장 체계로 개편된 것이 특징이다.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비급여 주사 등 일부 항목은 비중증 비급여 특약에서 원칙적으로 보장에서 제외되며, 비중증 비급여 항목의 자기부담률도 최대 50% 수준까지 높아졌다. 보험료 부담을 낮춘 대신 의료 이용량에 따라 가입자별 체감 혜택 차이가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나 보험료 절감 효과는 고연령층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금융당국 발표 자료에 따르면  60대 여성 기준으로 1세대 실손 가입자의 월 보험료는 약 17만8000원이지만 5세대로 전환할 경우 약 4만2000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계약전환 할인까지 적용하면 초기 3년간 약 2만1000원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

40대 남성 기준으로도 세대별 보험료 격차는 뚜렷하다. 보험업계 기준으로 보면 2024년 기준 2세대 월 보험료는 4만원 초반대, 3세대는 2만원 중반대인 반면 4세대는 1만5000원 수준이다. 5세대는 이보다 낮은 1만원 중반 수준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비급여 치료 이용 빈도가 높은 가입자는 보험료 절감보다 자기부담 증가 폭을 더 크게 체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수치료나 비급여 주사 치료를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경우 연간 의료비 부담이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단순 계산시  월 1회 10만원 수준의 비급여 치료를 이용하는 가입자가 5세대에서 비중증 비급여 특약에 가입해 자기부담률 50%를 적용받을 경우 한 번 치료 때마다 5만원을 부담하게 된다. 연간 12회를 이용하면 본인 부담액만 60만원 수준이다. 기존 상품에서 자기부담률이 30% 수준이었다면 연간 본인 부담액은 36만원으로 5세대 전환 후 비급여 부담은 연 24만원 늘어나는 셈이다.  보험료 부담은 낮아질 수 있지만 의료 이용 빈도가 높은 가입자는 실제 총 부담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보험사들도 기존 가입자들의 대규모 전환 유도보다는 신규 고객 확보와 손해율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온라인, 다이렉트 채널에서는 저렴한 보험료를 앞세운 신규 가입 마케팅이 강화되는 반면 전속 설계사 채널에서는 기존 가입자의 유지·전환 상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1월부터는 재가입 주기가 없는 1, 2세대 실손 가입자가 5세대로 전환할 경우 3년간 보험료를 50% 할인받는 계약전환 할인 제도도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고연령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낮춰 세대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6개월간 한시 운영한 뒤 연장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보험업계에서는 향후 실손보험 시장이 ‘저보험료 중심 상품’과 ‘보장 유지 수요’ 중심으로 양분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단순 보험료보다 실제 의료 이용 패턴과 연간 총 의료비 부담을 기준으로 실손 상품을 비교하는 흐름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