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레몬·필리핀산 파인애플, 제주산 동백꽃·유채꽃 술 둔갑
4년 간 26만병 팔아 8억 매출
제주의 한 양조장이 4년간 수입 과일로 빚은 술을 ‘제주산 동백꽃·유채꽃 술’로 둔갑시켜 팔다가 적발됐다.
제주도자치경찰단은 12일 지역특산주 제조·판매업체 대표 A(50대)씨를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해당 법인도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송치됐다.

그러나 실제 술을 빚을 때는 신고한 원재료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신 미국산 레몬·오렌지와 필리핀산 파인애플을 들여와 원재료로 썼고, 정제수 자리에는 일반 수돗물이 들어갔다.
수입 과일로 술을 빚은 뒤, 완성된 술의 색이 진한지 연한지에 따라 제품명만 ‘동백꽃 술’, ‘유채꽃 술’ 식으로 바꿔 붙였다.
제품 라벨에는 제주산 꽃과 정제수가 들어간 것처럼 표시했다. 4년간 이런 방식으로 시중에 풀린 술은 375㎖ 기준 26만여 병, 매출액은 8억원에 달했다.
자치경찰단은 지난 2월 ‘제주 지역명을 내건 양조장이 실제로는 수입 과일을 쓴다’는 첩보를 입수해 내사에 착수했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잘못인 줄 알았지만 사업을 유지하려고 어쩔 수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청도 자치경찰단 수사과장은 “‘제주산’, ‘제주 청정 자연’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소비자의 신뢰를 부당이득의 수단으로 삼은 사건”이라며 “제주 지역특산주의 브랜드 가치와 소비자를 동시에 기만한 행위인 만큼, 식품 표시 위반 사범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제27조는 식품의 명칭·성분 등을 거짓·과장 표시하거나 광고한 자에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한다. 법인에도 양벌규정에 따라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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