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창현〉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관광통합 해법

전남일보 2026. 5. 1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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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현 광주광역시 동구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최근 정부의 '5극3특' 국가균형발전정책에 힘입어, 초광역권 행정통합이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지역마다 행정통합의 모양은 달라도, 공통된 목적은 현재의 수도권 중심 국가성장체제를 탈피하고, 지방소멸의 위기에 대한 해법을 지역 스스로가 찾기 위해 초광역적으로 협력한다는 것이다. 이는 건국 이래 지속되어 온 수도권 일극중심체제를 '5극3특'을 통해 국토공간을 다핵화시킴으로 지역성장의 패러다임을 혁신적으로 바꾼 역사적인 사건이다.

특히 다른 지역보다도 가장 먼저 행정통합의 첫 발을 내딛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광주특별시는 1986년 광주와 전남으로 분리된지 40년 만에, 인구 320만 명을 가진 대한민국 제2의 초광역 메가시티로 거듭난 것이다. 정부에서도 지역 스스로의 자생력을 갖게 하기 위해, 4년간 총 20조 원 규모의 막대한 재정 지원을 통해 광주·전남의 행정통합을 후원하고 있다.

이렇듯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초광역권 통합이 시행착오 없이 조기에 안착되어야 하는데, 한편으로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사상초유의 길인지라 내심 걱정이 앞선다. 특히 권역별로 촘촘한 유기적·체계적 연계협력 설계가 필요한 관광분야는 더 그러하다. 주력관광 접근방식이 다른 광주와 전남이 시너지효과를 내는 화학적 통합이 이루어져야 하는데도, 상호 경쟁관계로 돌아서거나, 광주 및 전남 22개 시·군이 통합의 혼돈 속에서 각자도생으로 제 살길을 찾으려고 반목한다면, 관광통합은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초광역권 관광통합이 안정적인 추진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해외 광역연합 사례의 경험과 노하우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에는 우리나라와 같이 도쿄 중심의 수도권 일극집중을 극복하기 위해 12개의 지자체가 뭉친 '간사이(關西)광역연합'의 사례가 있다. 어쩌면 간사이 모델이 이제 첫 삽을 뜬 광주특별시가 들여다봐야 하는 유용한 참고서인지 모른다.

광주·전남 관광통합의 첫 단추는 그동안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던 광주와 전남이 같은 비전을 가지고 통합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관광권 체계를 치밀하게 조직적으로 설계하고, 톱니바퀴처럼 권역 간 상호 유기적인 연계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초광역권 관광통합의 핵심은 '광역관광권 설정'과 각 관광권을 순환네트워크로 연결시킨 '광역순환형 연계루트 구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주·전남의 외형적 관광통합 방식은 중추관광권을 중심으로 다핵형 네트워크를 구축한 '거점 연계형(Hub & Spoke)' 모델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즉 인기 관광지 위주의 단기방문형 관광에서 벗어나, 광역관광권 구축과 권역 간 연계관광루트 연결을 통해 장기체류형 관광을 유도하는 '거점 연계형(Hub & Spoke)' 전략이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일본 관광청도 역시 광역관광 연계협력정책의 가장 우선순위를 '관광권 정비사업'과 '광역관광주유루트 형성 촉진사업'에 두고 있다.

중추관광권은 가령 '광주근교형 관광권', '서남연안형 관광권', '동남해양형 관광권', '중부내륙형 관광권'과 같은 4개의 관광권역으로 나뉠 수 있다. 하나의 관광권역 전체구조는 관광수용에 필요한 음식, 숙박, 유흥, 교통이 자체적으로 해결되는 2~3일 일정의 체류형 원스톱 방식의 복합관광시스템으로 돌아간다. 또한 권역 내부에서는 핵심 관광거점이 주변공간을 견인하는 또 다른 소규모 다핵구조가 네트워킹되어 광역단위 관광체계를 이룬다. 이때 2~3개의 인접 시·군이 공동의 테마를 가진 소규모 관광권을 결성할 경우 이를 '市인증 관광소권'으로 설정함으로써, 관광권 내부는 더 촘촘한 다핵형 구조를 이루게 된다. 마지막으로 시·군 단위의 하위 지역관광조직(DMO)은 지역특화 관광콘텐츠 개발과 홍보마케팅을 담당하는 다층적 거버넌스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비로소 체계적인 지역자생이 가능한 지역별 맞춤형 관광전략을 완성하게 된다.

광주·전남의 내부적 관광통합 방식은 통합 관광브랜드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한다. 기존의 광주와 전남으로 나눠진 관광브랜드에 대한 혼선을 예방하고 대외적으로 통일되고 신뢰성 있는 관광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광주·전남의 하나된 관광브랜드를 개발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광주·전남의 다양한 관광상품에 대한 프로모션, 홍보판촉, 유치마케팅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 간사이광역연합이 권역 내 내부통합을 위해 '2025 오사카·간사이 월드엑스포'와 '2027 월드마스터즈게임즈'를 유치한 것처럼, 광주·전남의 실질적인 관광통합을 위해서는 광주와 전남이 하나의 목표 아래 개최하는 메가이벤트, 국제관광박람회, 광주·전남 방문의 해 등 대형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관광정책을 추진할 통합 거버넌스체계의 구축이다. 현재 광주와 전남으로 분리되어 있는 지역관광전담기구(RTO)를 재편하여, 총괄 광역통합기구를 출범하고, 그 산하에 광주와 전남, 또는 4개의 관광권역별로 지역관광추진본부와 함께, 시·군 단위의 하위 지역관광조직(DMO)를 두는 행정구조를 구상할 수 있다.

이제 광주·전남 관광통합은 발등의 불과 같이 눈 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중앙정부의 막대한 재정 지원 등 거대 경제공동체가 가져다줄 외생적인 장밋빛 청사진에만 기대지 말고, 광주·전남의 실질적인 관광통합을 통해 하나된 관광의 저력을 보여주도록 자생적 성장동력을 육성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광주·전남 통합이 광주와 전남을 넘어 대한민국의 관광지도를 바꿀 획기적인 모멘텀이 되기를 기대한다.
 
문창현 광주광역시 동구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