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뚫은 AI 반도체… 韓·대만 '산유국급' 초대형 흑자 시대

김경민 2026. 5. 1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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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혁명이 촉발한 반도체 수요 폭발이 한국과 대만의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골드만삭스 11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과 대만은 전례 없는 'AI 주도 초대형 흑자(AI-driven super surplus)' 국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AI 붐은 한국과 대만 경제 역사상 가장 강력한 기술 사이클"이라며 "유가 변동성과 관계없이 반도체 수출이 국가 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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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올해 韓 GDP 10%·대만 20% 흑자 상회 전망"
에너지 비용 압도한 역사적 기술 사이클
넘쳐나는 달러에 한은·대만 하반기 '나홀로 금리 인상' 가능성
전통 제조 부진에 따른 'K자형 성장' 우려도

지난해 10월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7회 반도체 대전(SEDEX 2025)에서 SK하이닉스 HBM4 실물이 공개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혁명이 촉발한 반도체 수요 폭발이 한국과 대만의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특정 산업의 호황을 넘어 국가 전체의 경상수지와 통화 정책, 나아가 산업 생태계 전반을 AI 중심으로 재편하는 이른바 '실리콘 헤게모니'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에너지 위기 지운 AI발 '초대형 흑자'

골드만삭스 11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과 대만은 전례 없는 'AI 주도 초대형 흑자(AI-driven super surplus)' 국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올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상회하고, 대만은 20%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과거 고유가 시기 중동 산유국들이 누렸던 흑자 규모에 비견되는 수준이다.

특이한 점은 양국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극도로 높은 구조임에도 반도체 수출 수익이 에너지 비용 상승분을 완전히 압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AI 붐은 한국과 대만 경제 역사상 가장 강력한 기술 사이클"이라며 "유가 변동성과 관계없이 반도체 수출이 국가 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넘쳐나는 달러 유입은 중앙은행의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통상적인 경기 과열 억제 차원이 아니라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로 인한 유동성 과잉을 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은행이 올해 하반기 3·4분기와 4·4분기에 각각 0.25%p씩, 총 0.5%p의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측했다. 대만 중앙은행 역시 연간 총 0.25%p의 점진적 인상을 단행할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주요국들이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고민하는 시점에 한국과 대만만이 '나홀로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산업 구조의 질적 변화도 가파르다. 올해 한국의 AI 관련 수출액은 GDP의 30%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10년간 이 비중이 10% 미만이었음을 고려하면 불과 1~2년 사이에 경제 체질이 AI 반도체로 급격히 쏠린 셈이다. 대만도 TSMC를 필두로 한 AI 생태계가 전체 수출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으며 GDP 대비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장악하며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한국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1.0%에서 올해 2.5%로 반등하고, 대만은 8.7%에서 올해 10%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뉴시스
K자형 성장통·돈 관리 과제

하지만 화려한 지표 이면에는 산업 간 양극화라는 'K자형 성장'의 그늘도 있다. 반도체가 나홀로 질주하는 사이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등 기존 주력 산업은 상대적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위축, 에너지 비용 부담이 발목을 잡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비기술 부문의 회복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기술 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향후 경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라고 경고했다. 반도체 사이클이 꺾일 경우 국가 전체 경제가 입을 충격파가 과거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흑자로 벌어들인 자금의 향방도 눈에 띈다. 한국의 경우 흑자 자금이 대거 해외 주식 투자로 흘러 들어가며 '서학개미' 열풍을 뒷받침하고 있다. 대만은 외화 예금 형태로 축적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자본 유출에도 달러 유입량이 압도적이어서 원화와 대만달러의 가치 상승(절상) 압력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는 "아시아가 AI를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통화 가치 변동과 유동성 관리가 향후 2~3년간 동아시아 국가들의 최대 경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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