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에 ‘받들어 총’…오세훈표 조형물 세웠다

조해영 기자 2026. 5. 1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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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들어 총' 모양을 형상화한 듯한 조형물로 논란이 됐던 서울 광화문 광장 '감사의 정원'이 12일 오전 시민에게 공개됐다.

6·25전쟁 참전국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았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지만,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외쳐 온 광장 한 가운데 전쟁을 연상케 하는 조형물이 들어선 것을 두고 비판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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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국 “서울이 연병장이냐”
감사의정원 준공식이 열린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김윤환씨 등 문화예술인들이 민주주의의 상징이기도 한 광화문광장에 전쟁 상징물 들어오는 것을 비판하며 ‘받들어 총’ 행위극을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받들어 총’ 모양을 형상화한 듯한 조형물로 논란이 됐던 서울 광화문 광장 ‘감사의 정원’이 12일 오전 시민에게 공개됐다. 6·25전쟁 참전국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았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지만,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외쳐 온 광장 한 가운데 전쟁을 연상케 하는 조형물이 들어선 것을 두고 비판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등은 이날 오전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상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의 정원에 설치된 조형물 철거를 촉구했다. 이들은 전국 곳곳에 참전국을 기념하는 공간이 이미 있는데도 광장에 전쟁 상징물이 추가로 세운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백경진 제주4·3범국민위원회 이사장은 “이곳은 촛불혁명과 빛의 혁명을 거치며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인 장소다. 여기에 평화가 아닌 전쟁, 자주가 아닌 사대의 상징물을 만드는 게 과연 무엇을 의미하냐”며 “조형물을 당장 철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도 “광화문 광장에 문화가 아닌 전쟁의 상징인 ‘받들어 총’을 세우는 의도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권영국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서울은 연병장이 아니다’ ‘극우 표심용 감사의 정원’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섰다. 권 후보는 “광화문 광장은 오세훈 시장의 놀이터가 아니다. 역사적 맥락도 없는 전쟁 상징물을 이곳에 준공한 것에 대해 국민의 한 사람, 시민의 한 사람으로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조형물을 해체해 전쟁기념관 등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감사의 정원 준공식’에 참석해 6·25 참전유공자와 석재 조형물을 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날 광화문 광장을 오간 시민들은 대개 감사의 정원 사업 자체를 잘 알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다만 전쟁과 관련한 조형물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을 전했다. 지인들과 광화문 광장을 찾은 인아무개(60)씨는 “광화문 광장은 시민들이 오가는 일종의 문화공간이라고 생각하는데 전쟁 관련 기념물이 굳이 여기에 있어야 하는 이유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근 직장인 ㄱ씨도 “공사 중인 것은 봤지만 뭔지는 몰랐다”면서도 “시민들이 산책하거나 다양한 행사나 전시가 열리는 공간에 ‘받들어 총’이 생겼다고 하니 좀 어색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민족문제연구소, 한말글문화협회,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등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오 시장과 김성보 서울시장 권한대행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이날 준공식 행사가 공무원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86조에 어긋난다는 취지다. 오 시장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서 지난 4월27일부터 직무정지 상태이지만 이날 준공식에 참석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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