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금융도 정도 있다”…카드대란 장기채권 추심 비판
이 대통령,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 장기 연체채권 문제 지적
오전 X(엑스·옛 트위터)에 관련 기사 게재

이재명 대통령이 2000년대 초반 카드대란 당시 발생한 장기 연체채권 추심 문제를 언급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이 원래 좀 잔인하긴 하다. 본질이 돈놀이니까 잔인하긴 한데 정도가 있다"면서 "필요하면 입법해서라도 해결 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금융 분야의 문제점들을 계속 발굴하고 시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는 게 있는 것 같다"며 "오늘 언론 보도를 보니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가 있나 보다"고 언급했다.
해당 기사는 2000년대 초반 카드대란 때 신용불량자가 된 A씨의 1000만원대 빚이 20여 년간 이자가 붙어 4400만원대로 늘었고, 채무 조정도 쉽지 않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A씨의 채권은 2003년 민간 배드뱅크 성격의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로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서도 해당 기사를 공유하며 "아직도 이런 원시적 약탈금융이 버젓이 살아남아 서민들의 목줄을 죄고 있는 줄 몰랐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카드 사태 때 발생한 부실 채권을 정비한다고 당시 연체 채무자들의 채권을 모아 관리하는 곳이 있는데, 아직도 그걸 열심히 추심하고 있나 보다"며 "카드 사태 때 카드회사와 금융기관이 정부 세금으로 다 도움을 받지 않았느냐"고 했다.
이어 "원인이 됐던 국민의 연체 채권은 악착 같이 지금도 추심하고, 연간 수십조원씩 영업이익을 내면서 그 몇십억원, 몇백억원도 아니고 백몇십억원을 배당받나 보다"고 되물었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금융기관이 오랫동안 보유한 장기 연체 채권을 한 번에 정리하기 위해 새도약기금을 만들어 계속 매입하고 있다"며 "2753개 기관 중 2736개, 99.4%가 협약에 가입해 채권을 매입하고 추심을 중단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상록수와 관련해선 "개별 금융기관이 아닌 유동화전문회사라는 금융회사가 출자해 만든 회사가 있는데 카드대란 사태 때 만들어진 곳"이라며 "인지하고 계속 협조 요청과 공문 발송 등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러 기관이 모여 만든 주식회사다 보니 주주 전체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표면적 이유가 있다"면서 "이익이 뒤에 자리 잡은 소극적인 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대통령은 "억지로 할 수는 없다. 일종의 개인 사유재산인데"라면서도 "금융이 원래 좀 잔인하긴 하다. 본질이 돈놀이니까 잔인하긴 한데 정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카드사태가 20~30년 지나지 않았나. 카드회사든 이 회사들은 정부 지원을 받았다. 그때 원인이 된 카드 이용자 중 연체된 사람은 지금까지 20년 넘도록 이자가 늘어서 몇천만원이 몇백억원이 됐다고 하던데 사람이 어떻게 살라는 거냐"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정서로 그걸 죽을 때까지 10~20배 늘어나서 끝까지 집안 콩나물 하나 팔아서라도 갚아야 한다는 게 맞느냐"며 "필요하면 입법해서라도 해결 방안을 찾아보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기관의 공공성도 지적했다. 그는 "금융기관은 정부의 발권력을 이용해서 영업하는 측면이 있고, 인허가 제도로 혜택을 보는 것도 있다"면서 "그럼 공적 규제나 공적 부담도 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혜택은 누리면서 부담은 끝까지 하지 않겠다는 태도는 옳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지적에 이 위원장은 "새도약기금 자체가 사회적 합의였다. 7년 이상 장기 연체 채권을 계속 보유해봐야 당사자들을 괴롭히기만 하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도 해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김아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