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원천기술로 美 공략 성공

최은지 2026. 5. 1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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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셀 분사 바이오벤처 ‘아티바’
자가면역치료물질 FDA 3상 진입
기술력 바탕 현지 직접 진출 성사
4000억 자금 유치…상업화 첫발
GC셀의 미국 관계사 아티바 바이오테라퓨틱스. [아티바 홈페이지 갈무리]

국내 바이오 기업의 원천기술을 품고 미국에 진출한 바이오 벤처가 글로벌 블록버스터급 신약 상업화의 9부 능선을 넘었다.

세포치료제 특유의 중증 부작용을 극복한 압도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규모 글로벌 자금 조달은 물론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3상 진입까지 확정지었다. K-바이오가 단순 기술수출을 넘어 현지 분사(스핀오프)를 통해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을 직접 공략하는 모델로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8일(현지시간) GC셀의 미국 관계사 아티바 바이오테라퓨틱스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AlloNK(개발명 AB-101)’에 대해 FDA와 류마티스 관절염(RA) 임상 3상 설계 합의를 마치고 총 3억달러(약 4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아티바의 이번 성과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이목을 끄는 이유는 이 회사의 독특한 태생에 있다. 아티바는 자가면역 질환 환자들을 위한 접근성 높은 세포 치료제 개발을 사명으로, 지난 2019년 GC녹십자의 자회사 GC셀(구 GC랩셀)에서 분사해 미국 샌디에이고에 설립된 생명공학 회사다.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아시아와 오세아니아를 제외한 전 세계 독점 개발권을 확보한 아티바는 초기부터 미국 시장을 겨냥했다.

과거 국내 기업들이 후보물질 발굴 후 초기 임상 단계에서 다국적 제약사에 권리를 넘기는 데 만족했던 것과 달리,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지에서 직접 글로벌 임상과 대규모 펀딩을 주도하는 진일보한 롤모델을 구축한 것이다.

아티바의 주력 파이프라인인 AlloNK는 GC셀의 자연살해(NK) 세포 배양 기술이 집약된 동종 이식형, 기성품(Off-the-shelf), 비유전자 변형 냉동 보존형 치료제다. 단일클론 항체의 항체 의존성 세포 독성(ADCC) 효과를 비약적으로 증강시켜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인 B세포를 정밀 타격해 제거하도록 설계됐다.

이번 임상 3상 진입의 원동력은 난치성 환자에게서 확인된 강력한 치료 효과다. 기존 생물학적 제제 등(b/tsDMARDs)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 중증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a상에서, 6개월 이상 관찰된 환자의 71%가 증상이 50% 이상 개선되는 ‘ACR50’ 지표를 달성했다.

특히 고감도 분석 결과 평가 가능한 환자 전원(100%)에서 B세포가 완전히 고갈(Deep B-cell Depletion)되는 기전적 효능이 증명됐다. 미국 내에서만 약 15만~20만명의 환자가 기존 치료제에 내성을 보이는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 잠재력을 확인한 셈이다.

안전성과 투약 편의성 역시 핵심 경쟁력이다. 대형 병원 입원이 필수적인 기존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와 달리, AlloNK는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이나 신경독성(ICANS) 등 중증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미 70명 이상의 환자에게 일반 외래 방문만으로 안전하게 투여를 마쳐 뛰어난 상업적 확장성을 입증했다.

이러한 데이터를 근거로 아티바는 FDA로부터 이례적으로 ‘단일 등록용 임상(Single Registrational Trial)’ 합의를 이끌어냈다. 통상 요구되는 두 차례의 3상 대신 한 번의 임상만으로 2029년 품목허가(BLA) 신청이 가능한 고속도로를 확보한 것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외에도 쇼그렌 증후군 등 기타 B세포 관련 자가면역 질환에 대한 바스켓 시험(동일 기전의 여러 암종·질환을 동시 평가하는 임상)에서도 긍정적 지표를 확인해 적응증 확장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자본 시장도 즉각 응답했다. 아티바는 임상 결과 발표 직후 보통주 및 선납 워런트 발행을 통해 3억달러의 대규모 자본을 확충했다. 블랙스톤, 바이킹 글로벌 등 글로벌 최상위 헬스케어 벤처캐피털(VC)이 대거 뛰어들었고, 원천기술 파트너사인 GC셀과 모회사 GC(녹십자홀딩스)도 공모에 직접 참여해 결속력을 다졌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항암제 위주로 개발되던 NK 세포치료제가 거대한 자가면역질환 시장으로 범용성을 넓히며 K-바이오의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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