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의 증거? 난·아열대 식물 제주서 국내 첫 발견

한형진 기자 2026. 5. 1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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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 해안에서 발견된 국내 미보고 목본식물인 '갯오동나무'/ 사진=제주도

제주 자연환경의 높은 가치가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국내 미보고 목본식물(木本植物)이 제주에서 발견됐다.

12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와 제주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제주 해안에서 국내 학계에서 보고되지 않은 목본식물인 '갯오동나무(가칭·학명 Myoporum bontioides)'가 처음 발견됐다.

갯오동나무는 현삼과에 속하는 준맹그로브 식물이다. 중국 남동부 해안과 하이난섬, 베트남, 대만 서부, 일본 오키나와·규슈 등 난·아열대 기후대에서 주로 자생한다. 목본식물은 줄기나 뿌리가 커져서 질이 단단한 식물을 의미한다. 우리가 보통 부르는 '나무'가 목본식물에 해당된다. 최근에는 제주보다 위도가 높은 일본 대마도 해안에서도 표류해 온 열매와 어린 개체가 다수 확인되며 분포역이 북상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발견은 풀 종류(초본)가 아닌 나무 종류(목본)의 분포역이 한반도까지 확장됐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크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목본식물의 자연 확산은 초본보다 훨씬 더디게 진행된다는 이유다.

식물을 최초 발견한 제주대 기초과학연구소 문명옥 박사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갯오동나무의 분포역이 자연 확산된 것으로 보이며, 열매가 해류를 타고 떠다니다 제주 해안에 안착해 정착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종자가 발아해 개화 시기에 이를 정도로 성장한 점으로 보아 정착한 지 최소 7년 이상 경과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제주 해안에서 발견된 국내 미보고 목본식물인 '갯오동나무'/ 사진=제주도

또 "일본 자생지에서는 약 2m 높이의 관목 형태로 자라지만 제주 해안에서는 바닥에서 가지를 많이 치며 자라는 특성을 보인다"며 "일부 잎과 가지가 고사하고 있어 자생지와 개체 보전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갯오동나무처럼 바닷물의 영향을 직접 받는 환경에서 생존하는 맹그로브류는 뛰어난 탄소 흡수원이라는 설명이다. 소나무 대비 약 3배 높은 탄소 저장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여기에 해안 침식을 막는 자연 방파제 역할, 해양생물의 서식처,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로 쓰이면서 생물 다양성 보전 측면에서도 가치가 높다는 것이다.

특히 기후변화에 따른 아열대 생물종의 한반도 확산은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주지방기상청의 '2025년 제주도 연 기후특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5년 제주 연평균 기온은 17.3℃로 2024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김형은 세계유산본부장은 "갯오동나무 발견은 기후변화 최전선에 위치한 제주에서 나타나는 생물종의 자연스러운 확산 현상"이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제주 자연의 변화를 면밀히 살피고 신속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