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의 e스토리] e스포츠의 본질을 지킨 키움 DRX의 자신감, 베트남 홈프론트

2026년 5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첫 LCK 로드쇼가 성황리에 마쳤다. 총 사흘 동안 진행된 키움 DRX 홈프론트는 마지막 날 1만 2천 명의 관객 앞에서의 경기를 마지막을 성황리에 로드쇼를 마쳤다.
이번 로드쇼는 LCK의 첫 로드쇼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2024년 처음으로 열린 LCK 로드쇼 T1 홈그라운드를 시작으로 2025년 T1과 젠지-KT 로드쇼가 인천과 수원에서 열렸다. 기존 롤파크에 국한된 LCK 정규 시즌 경기는 수천 명이 입장 가능한 큰 경기장을 기반으로 홈-원정 개념으로 진행됐다.
서울 종각에 자리 잡은 롤파크의 입지는 좋지만, 반대로 입장객 수가 제한되어 있다. 또한 리그가 운영하는 중립 경기장이라는 한계 때문에 팀의 마케팅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열린 로드쇼는 매번 성황리에 마치며 LCK의 인기를 증명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LCK와 키움 DRX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이번 키움 DRX의 로드쇼 역시 연장선에 있다. 리그 주최가 아닌 팀이 주최한 로드쇼 역시 해외에서 충분히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사흘간 열린 이번 로드쇼는 경기 중 지연 한번 없이 총 다섯 세트를 치르면서 해외에서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 기반을 보였다.
경기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마련된 부스 역시 LCK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리그 스폰서와 팀 스폰서, 그리고 현지 스폰서 모두 여유 있는 경기장 공간에서 부스를 마련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맞았다. 또한 현지 팬들도 부스를 만들어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스포츠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인 강력한 문화 전파력으로 현장을 찾은 팬들은 한국 이스포츠 리그 경기를 보고, 스폰서 부스에서 한국 음식을 체험할 수 있었던 장이었다.
이번 로드쇼의 가장 큰 성과는 LCK가 가진 가치를 그대로 보였다는 점이다. 이번 로드쇼에서 가장 비싼 티켓은 450만 동, 한화로 23만 원 정도다. 여기에는 키움 DRX의 유니폼이 포함됐다고 하지만, 하노이 1인 평균 월간 수입인 1천만 동에서 1천2백만 동을 기준으로 치자면 한 달 월급의 1/3에서 반 정도를 들여 이번 로드쇼에 방문한 셈이다. 일반 티켓 역시 220만 동으로 베트남 물가를 감안하면 적은 가격은 아니다.

베트남은 이전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떠올랐다. LCK에서도 이전부터 베트남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메인 스폰서인 우리은행 역시 LCK를 발판으로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고 있었다. 한국관광공사와 LCK가 손을 잡고 베트남 현지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고, 일부 팀이 베트남 팬미팅을 열었지만 리그 경기를 열지는 않았다.
정규 경기 로드쇼를 치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팬 행사 외에도 리그 경기를 치르기 위한 제반 준비가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키움 DRX는 이스포츠의 본질을 놓치지 않았다. 이스포츠는 엔터테인먼트가 추가된 스포츠 콘텐츠이지, 스포츠가 더해진 엔터테인먼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리그 경기가 빠진 해외 팬 행사를 여는 것도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로드쇼를 여는 것보다는 수월하다. 선수들도 승패에 관한 부담을 가지지 않고 팬 행사에 집중할 수 있고, 운영에 있어서도 문제없이 리그 경기를 치러야 하는 부담을 안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LCK가 계속 성장세지만, 여전히 리그 외연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팬 행사는 이미 있는 팬을 잡는 성격이 강하다면, 리그 경기는 해당 리그의 인기가 현지에서 어느 정도고, 참가팀의 팬 뿐만 아니라 게임과 리그 자체를 좋아하는 현지 팬까지 모두 끌어들일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이 로드쇼에서 얻은 경험은 현지에서 계속 전파된다. 베트남 현지 매체들 역시 이번 로드쇼에 큰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팬 행사가 아니라 리그 경기였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이는 LCK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킨다. 리그 오브 레전드 이스포츠 구조상 지금까지 국제전 경험은 소수의 팀에만 주어졌다. 다수의 팀은 국제전 경험을 쌓기 힘들었고, 혹여 국제전에 나선다고 해도 경험 부족으로 고전했다. 하지만 LCK는 로드쇼를 통해 참여 팀의 외부 경험은 물론 국제 경험까지 제공한다.
정규 리그 중 해외 로드쇼의 일정에 맞춘 이동과 컨디션 조절, 처음 접하는 경기 환경과 엄청나게 많은 팬 앞에서의 경기는 오직 LCK만 가능하다. 미리 해외 외부 경기장에서의 경기 경험을 갖춘 LCK 팀들은 다른 리그 팀들보다 앞선 경험으로 경쟁력을 가지고, 이는 다시 LCK의 경쟁력이 되는 선순환 구조다. 모든 팀의 궁극적 목표가 월드 챔피언십 우승이라는 점을 감안하자면, 이는 LCK만이 가질 수 있는 큰 장점이다. 홈프론트 경기를 가진 모든 팀이 하나같이 강조한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박상진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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