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자주 읽고 미술관 가면 생물학적 노화 속도 늦춘다

독서, 음악 감상, 미술관 관람 등 문화 활동을 하면 생물학적 노화 속도가 느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 활동은 운동처럼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이라는 것이다.
데이지 팡코르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심리생물학·역학과 교수 연구팀은 혈액검사 데이터를 분석해 문화 활동과 노화 간 상관성을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이노베이션 인 에이징'에 12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성인 3556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시행해 문화 활동 참여 정도를 조사하고 혈액검사 데이터를 분석해 생물학적인 나이와 노화 진행 속도를 추정했다.
생물학적인 나이와 노화 진행 속도는 혈액 속 유전물질의 ’DNA 메틸화‘ 패턴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DNA 메틸화는 DNA 염기에 메탈기(CH₃)가 결합하는 현상으로 유전자 염기서열을 바꾸지는 않지만 유전자 발현에는 영향을 미친다. 유전정보를 바꾸는 돌연변이가 아니라 유전자 활동에 영향을 주는 후성유전학적 변화라는 의미다.
나이가 들면 DNA 메틸화 패턴에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실제 연령 대비 얼마나 빨리 늙고 있는지 생물학적 나이 등을 추정할 때 활용할 수 있다.
분석 결과 문화 활동에 자주 참여하는 사람일수록 노화 속도가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 활동을 연 3회 이상 하는 사람은 하지 않는 사람보다 노화 속도가 2% 느렸고 월 1회 하는 사람은 노화 속도가 3%, 주 1회 하는 사람은 4% 느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같은 차이는 흡연자와 금연자 간 노화 속도 차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문화 활동을 주 1회 이상 하는 사람들은 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생물학적 나이가 1년 젊다는 점도 확인됐다. 생물학적 나이 관점에서 문화 활동은 운동과 유사한 효과를 일으킨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문화 활동과 노화 속도 사이의 연관성은 40세 이상 중·장년층에서 특히 강하게 나타났다. 체질량지수(BMI), 흡연, 교육 수준, 소득 등 노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상관성이 유지됐다.
팡코르 교수는 “이번 연구는 문화 활동이 생물학적 관점에서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문화 활동이 운동처럼 건강 증진 행동으로 인정돼야 한다는 근거”라고 말했다.
이어 “문화 활동은 신체적, 인지적, 정서적, 사회적 자극 등 건강 증진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 노화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공동 교신저자인 페이페이 부 행동과학·건강학과 연구원은 ”예술 활동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염증을 낮추며 심혈관질환 위험을 개선한다는 기존 연구들을 더욱 확장한 연구 결과를 도출했다“며 ”운동에서도 잘 알려진 효과“라고 설명했다.
<참고 자료>
doi.org/10.1093/geroni/igag038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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