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에너지 초격차] ① 한화솔루션, ‘탠덤 셀’로 태양광 한계 넘다

김종효 기자 2026. 5. 12. 08: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독보적 계면 제어 기술로 효율 30% 돌파 가시화
적층 구조 혁신... 면적당 발전량 1.5배 이상 확보
에너지 안보 최전선 지키는 K-태양광 전략적 방패
중동 전쟁의 포화 속에서 확인된 호르무즈 해협의 위기는 대한민국에 '에너지 자립'이라는 준엄한 생존 명령을 내렸다. 특정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가 경제의 명운을 결정짓는 시대는 기술 주권 확보를 통해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본지는 에너지 안보의 핵심 보루로 거듭나고 있는 K-에너지 초격차 기업들을 찾아 그들이 보유한 원천 기술의 본질과 미래 가치를 심층 진단한다. [편집자주]
OpenAI DALL-E 3 엔진

| 서울=한스경제 김종효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포화 사이에서 국제 유가는 연일 요동치며 전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했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반복되는 이 잔혹한 에너지 인플레이션 고리를 끊어낼 해답은 결국 '효율'에 있다. 제한된 국토 면적에서 얼마나 더 밀도 높은 에너지를 수확하느냐가 국가의 전략적 자율성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태양광 산업의 '퍼스트 무버' 한화솔루션(한화큐셀)은 이 거대한 안보 과제에 대해 '페로브스카이트 탠덤(Tandem) 셀'이라는 기술적 응답을 내놨다. 수십 년간 태양광 시장 표준이었던 실리콘 태양전지의 물리적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하며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한화큐셀이 자체 개발 및 제작한 탠덤 셀./한화솔루션

▲ '쇼클리-퀘이서'의 저주, 적층 공학으로 깨다

태양광 업계에는 '쇼클리-퀘이서(Shockley-Queisser) 한계'라는 통곡의 벽이 존재한다. 단일 접합 실리콘 태양전지가 이론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대 효율이 약 29.1%에 고정돼 있다는 물리적 법칙이다. 이는 태양광 에너지 중 실리콘의 밴드갭(Bandgap)에 맞는 광자만 전기로 변환되고 에너지가 너무 크거나 작은 광자는 열로 소실되거나 투과돼 버리기 때문이다. 0.1%의 효율 향상을 위해 전 세계 기업들이 수조원의 R&D 자금을 쏟아붓고 있음에도 소재 자체의 물리적 특성상 한계 돌파는 요원해 보였다.

한화솔루션은 여기서 단일 소재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적층(Stacking)'이라는 혁신을 택했다. 기존 실리콘 셀 위에 차세대 광전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를 층층이 쌓아 올린 것이 탠덤 셀의 핵심이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소재 배합에 따라 흡수하는 빛의 파장대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밴드갭 튜닝'이 가능하다는 결정적 장점을 지닌다.

탠덤 셀의 작동 원리는 정교한 코스 요리와 같다. 상단부의 페로브스카이트 층은 에너지가 큰 단파장(청색광)을 핀셋처럼 잡아내어 전기로 바꾼다. 상단 층을 투과한 장파장(적외선)은 하단부의 실리콘 층이 온전히 흡수한다. 이처럼 태양광 스펙트럼을 나눠 공략함으로써 열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인 결과 탠덤 셀은 이론적으로 최대 44%라는 경이로운 효율 달성이 가능하다. 1%의 효율 상승이 발전소 부지 비용 및 시스템 구축비(BOS) 수천억원을 절감하는 에너지 시장에서 이는 기술적 진보를 확산시킨 파괴적인 경제적 파급력을 지닌다.
태양전지 세대별 기술 사양 비교

▲ 한화솔루션의 독보적 병기, '계면 제어'와 '터널 접합'

탠덤 셀 기술의 이론은 명확하지만 상업화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서로 다른 성격의 물질을 접합할 때 발생하는 '계면(Interface) 저항'과 전하의 흐름이 끊기는 현상이 최대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이 글로벌 시장에서 찬사를 받는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서 '계면 제어 기술'이라는 압도적 해답을 내놨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은 페로브스카이트 층과 실리콘 층 사이에서 전자가 소멸하지 않고 매끄럽게 흐르도록 유도하는 '터널 접합(Tunnel Junction)' 레이어 설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물질 간 에너지 준위(Energy Level)를 나노 단위로 정교하게 맞춰 전하의 이동 속도를 극대화하고 결함(Defect)을 최소화하는 한화만의 공정법은 타사가 쉽게 넘볼 수 없는 기술 장벽이다. 한화솔루션은 이미 현재 상용화 임계점인 효율 30% 돌파를 눈앞에 둔 29.9%를 기록하며 기술적 완성도를 입증했다.

내구성 문제 역시 '고신뢰성 캡슐화(Encapsulation)' 기술로 정면 돌파했다. 습기와 열에 취약한 페로브스카이트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특수 유기물질로 셀을 완벽히 밀봉, 기존 실리콘 패널 수준인 20~25년 이상의 수명을 보장한다. 이는 실험실의 데이터를 수익 기반의 산업 기술로 탈바꿈시킨 위대한 진전으로 평가받는다.
한화솔루션 탠덤 셀 핵심 초격차 포인트

▲ 북미 '솔라 허브'와 맞물린 전략적 방패

한화솔루션의 기술적 도약은 북미 최대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인 '솔라 허브(Solar Hub)'와 시너지를 내며 완성된다. 미국 조지아주에 구축된 이 거대한 생산 기지는 잉곳, 웨이퍼, 셀, 모듈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현지에서 일괄 처리하는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 중동 사태로 글로벌 공급망이 마비된 극한의 상황에서도 한화솔루션이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중국 기업들이 저가 실리콘 물량으로 전 세계 시장을 잠식하려 해도 탠덤 셀이 제공하는 압도적 효율과 공간 활용도 앞에서는 무력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국토가 좁고 산지가 많아 부지 확보가 어려운 대한민국 지형에서 동일 면적당 발전량을 1.5배 이상 높여주는 이 기술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가장 강력한 '전략적 방패'다. 고효율 패널은 송배전망 확충 부담까지 경감시켜 국가 전력 계통 운영의 유연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준다.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한화큐셀 카터스빌 공장 전경./한화솔루션

업계 전문가들은 한화솔루션이 2026년 하반기 예정된 탠덤 셀 대량 양산 체제 전환에 성공할 경우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주도권은 완전히 대한민국으로 넘어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대한민국이 에너지 종속국에서 '기술 강국'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역사적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에너지업계 전문가는 "김동관 부회장의 선제적인 대규모 R&D 투자가 에너지 안보 위기라는 시대적 파고와 맞물려 '기술 주권'이라는 거대한 결실로 돌아오고 있다"며 "한화솔루션의 탠덤 셀은 대한민국 에너지 영토를 넓히면서 대혼돈 속에서도 우리 경제의 자생력을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