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전등화 광명전기]⑧ 회생 절차시 '감자' 막을 수 없어…경영진 타격은 없어

박민규 기자 2026. 5. 1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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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30일자 광명전기 이사회 의사록. / 제공=광명전기

광명전기의 회생절차 개시 신청이 인용될 경우, 무엇보다 주주들의 피해가 막심할 전망이다. 회생 절차엔 주식 감소(감자)가 필연적으로 후행해서다. 회사 이사회가 주장해 온 5:1을 넘어 그 이상 비율의 무상 감자도 법적으로 용인될 여지가 크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감자는 일반적으로 주주의 동의를 획득해야 하는 사안이지만, 회생절차에선 다르다. 주주총회의 권한이 정지되므로 채권단과 법원이 합의, 인가한 회생 계획에 의거해 주주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강제로 감자를 실행할 수 있다.

5:1 비율의 무상 병합 감자는 2025년 말 기준 광명전기 지분의 65.77%를 쥔 소액 주주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회생법상 형평과 평등의 원칙에 따라 최대주주엔 차등 적용한다. STX팬오션(현 팬오션) 등의 경우 소수주주의 주식을 2~5 대 1 등 일정 비율로 병합하는 한편, 지배주주들이 소유한 주식은 100% 무상 소각했다. 대주주 주식은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된 것이다.

광명전기의 대주주는 피앤씨테크(지분율 23.66%)와 나반홀딩스(지분율 7.84%) 연합이다. 합산해 31.5%에 이르는 지분인데, 회생 절차 시 보수적으로 잡아도 6.3% 이하로 하락할 수 있다. 이들 주주가 회생 절차를 막는 데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이런 와중 현재 재무 위기에 직접적 책임이 있는 현 이사회나 경영진이 손해를 볼 일은 없다. 단 1명도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감자 후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우호 세력을 주주에 편입시키는 식으로 경영권 연장을 타진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회생 절차에서 감자는 필수…주주 의사 상관없어

회생 절차에서 감자는 사실상 필수 수순이란 게 자본 시장의 의견이다. 회사의 주인인 주주부터 책임을 진다는 채무자 회생법의 기본 원리에 부합하는 동시에, 회계상 적자를 지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감자는 주주의 투자금(자본)을 헐어 적자를 메우는 방안이다.

실제 회생법에서는 빚을 깎아 주거나 상환을 유예해 주는 등 채권자에게 손실 감수를 요구하기 전에 주주들의 책임을 묻는 게 형평성 차원이나 법률적으로나 합리적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회생 계획안에는 주로 갚지 못하는 빚 대신 회사 주식을 채권자들에게 나눠 주는 '출자 전환' 내용이 포함된다는 점도 하나의 배경이다. 채권자들이 신규 주주로 들어올 때 그 지분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 주기 위해서는 기존 주주들의 주식 수를 큰 폭으로 축소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광명전기는 이미 보통주 5주를 동일한 액면가의 보통주 1주로 무상 병합하는 감자를 추진해 왔다. 오는 6월 1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도 광명전기 경영진의 입장에선 감자를 위한 관문이다. 하지만 보유한 회사 주식이 없어 표 대결에서 패배할 확률이 높은 처지다. 이에 주주의 동의를 구하지 않아도 되는 회생 신청을 통해 기존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피할 수 없는 악재

무상 감자는 실제 주식 시장에서 악재로 통한다. 주가 폭락과 이에 따른 주주 가치 훼손을 초래할 가능성이 현저히 높기 때문이다.

광명전기 경영진이 제시한 5:1 무상 감자만 해도 그렇다. 5주를 1주로 병합하는데 액면가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자본이 5분의 1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자본의 80%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 정도의 비율은 심각한 자본 잠식이나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렸을 때 적용하는 강력한 수준의 감자 비율이다.

진짜 문제는 주주의 치명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감자 결정 자체가 펀더멘털이 망가졌다는 신호이자 '재무 불건전 기업'이라는 낙인이다. 패닉 셀링(공황 매도세)과 이로 인한 주가 급락을 야기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매도세가 쏟아지지 않더라도 기존의 5배 수준인 주가를 유지할 가능성은 크게 낮다. 본질적 가치가 개선된 게 아니기 때문에 높은 가격을 유지하지 못하고 다시 떨어지는 경우가 다수다.

아울러 무상이라는 말 그대로 주식 수가 5주에서 1주로 줄어드는 과정에서 사라진 4주에 대해 주주들은 단 한 푼의 보상도 받지 못한다. 유상 감자의 경우 감소한 주식만큼 현금으로 돌려 주지만, 무상 감자는 주주의 돈을 허공에 날리는 것과 같다.

무상 감자는 보통 단독으로 끝나지 않는다. 유증으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다. 감자로 장부를 깨끗하게 만들어 놨다면, 이후 유동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유증을 실시하는 게 일반적이다. 신주를 대량 발행하면 기존 주주들이 가진 주식의 가치와 지분율은 심각하게 희석돼 추가적 피해를 입게 된다.

광명전기 대주주 측은 실제 이번 회생 신청에 유증 구상이 이미 포함된 것으로 보고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특히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우군을 끌어들이고, 이를 통해 체제 지속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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