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가치 내세운 대하 사극 ‘문무’, KBS 적자에도 무사 출항 가능할까

이승미 기자 2026. 5. 12.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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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
[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KBS가 공영방송의 존재 가치를 증명할 승부수로 내세웠던 대하드라마 ‘문무’가 제작 환경 악화와 예산 긴축이라는 거대 암초를 만났다.

‘문무’는 지난해 10월 취임한 박장범 사장이 ‘수신료 가치를 실현’할 대표 콘텐츠로 직접 언급하며 추진해 온 기대작이다. 2023년 ‘고려거란전쟁’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정통 대하사극으로 로맨스와 판타지가 주류를 이루는 드라마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할 기대작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KBS가 최근 내놓은 130억 원 규모 긴축안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연내 방송 여부에 대한 회의론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재정 압박은 작품 완성도 문제로도 이어진다. ‘문무’에는 300억 원 가량의 제작비가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28부작 기준 회당 10억 원 대 수준으로, 최근 제작비 상승세에 더해 대규모 전투 장면 등이 ‘필수적’인 정통 사극의 특성을 고려하면, 결코 넉넉한 예산은 아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사극에서 제기됐던 어색한 CG와 현장감 부족 등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이를 상쇄하려는듯 제작진은 KBS 대하드라마로선 처음으로 ‘AI 기술’을 제작 공정 전반에 적극 활용해 대규모 전장을 구현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AI(인공지능)가 실제 전투 장면의 몰입감과 현실감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내부 반발도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얼마 전 성명을 통해 균형 예산 기조를 강조하던 경영진이 불과 1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고, 그 부담이 결국 ‘핵심 콘텐츠에 대한 제작 역량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맞물려 공영방송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기획된 ‘문무’가 경영 실패 부담을 떠안는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계하기도 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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