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10km 걸었다"…'5만건 신고' 경찰 울리는 업무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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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6일 오후 7시24분께 "뇌경색과 치매를 앓는 실종자가 위치확인 장비가 달린 옷을 벗어둔 채 사라졌다"는 신고가 부산 사상경찰서에 접수됐다.
출동한 박태공 실종수사팀장은 강력팀 및 지역경찰 등 32명과 함께 사상구 덕포시장 등 7곳을 10시간 동안 수색한 끝에 신고 지점에서 약 3㎞ 떨어진 곳에서 실종자를 발견했다.
치매와 독거노인 증가 등의 영향으로 노인 실종신고가 급증하면서 경찰 현장 대응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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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과부하 걸린 경찰
치매환자 실종 4년새 31%↑
1명 찾는데 많으면 100명 투입
이동경로 예측 어려워 수색 장기화
인력 쏠림에 치안역량 분산 우려

지난 3월 16일 오후 7시24분께 “뇌경색과 치매를 앓는 실종자가 위치확인 장비가 달린 옷을 벗어둔 채 사라졌다”는 신고가 부산 사상경찰서에 접수됐다. 출동한 박태공 실종수사팀장은 강력팀 및 지역경찰 등 32명과 함께 사상구 덕포시장 등 7곳을 10시간 동안 수색한 끝에 신고 지점에서 약 3㎞ 떨어진 곳에서 실종자를 발견했다. 당시 박 팀장이 밤새 이동한 거리만 약 10㎞에 달했다. 그는 “밤새 계속 걸어다녀 퇴근하고 탈진하듯 쓰러졌다”고 말했다.
치매와 독거노인 증가 등의 영향으로 노인 실종신고가 급증하면서 경찰 현장 대응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고령 실종자는 이동 경로 예측이 어렵고 건강 악화에 따른 위험이 커 장시간·대규모 수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치매 노인이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현장 경찰관 사이에서는 인력·장비 확충과 지방자치단체 등 기관 연계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年 5만 건…치매 환자가 3분의 1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실종 신고는 5만4569건으로 전년 대비 9.9% 증가했다. 2021년 4만1122건 수준이던 실종 신고는 매년 증가해 지난해 처음으로 5만 건을 넘어섰다. 올해 1~3월에도 벌써 1만2565건의 신고가 접수돼 5만 건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실종 신고 가운데 3분의 1가량은 고령 치매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1만2577건이던 치매 환자 실종 신고는 지난해 1만6586건으로 4년 만에 31.8% 증가했다.
치매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관련 실종 신고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치매역학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치매 환자는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 70만9620명에서 급격하게 증가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경찰의 대규모 수색 사례는 자주 발생하고 있다. 치매를 앓는 60대 남성이 지난 2월 경기 연천군에서 실종되자 경찰과 소방 등 관계기관 인력 100여 명이 투입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경기북부경찰청 드론팀은 수색용 드론 2대로 약 3㎢ 범위를 집중 수색했다. 경찰은 7시간가량 만에 폐비닐하우스에서 실종자를 발견했다.
◇대규모 투입에 경찰 ‘업무 과중’
실종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은 인력 수십 명은 물론 드론과 탐지견까지 투입해 장시간 수색에 나서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찰은 마지막 목격 장소와 주변 CCTV 등을 토대로 이동 동선을 추적한다. 상황에 따라 드론이나 헬기를 동원해 하천, 야산, 비닐하우스 밀집 지역 등으로 수색 범위를 넓히기도 한다.
전국 경찰의 실종수사팀 인원은 약 750명으로 수년째 유지되고 있는데 실종 신고는 매해 늘어나면서 경찰은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다. 대형 수색이 이뤄질 경우 실종수사팀뿐만 아니라 기동대 등이 추가로 투입되기 일쑤다. 이에 따라 치안 역량이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치매 노인 실종 사고를 줄이기 위해 지문·사진을 사전에 등록하고 배회감지기 등의 장비를 널리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발견이 늦어질수록 탈진이나 교통사고, 저체온증 등 2차 사고 위험이 커지는 만큼 지자체, 소방당국 등 관계기관 간 협조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재언 가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독거노인이나 고령 치매 환자들이 배회감지기 등 지원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며 “또 실종 이후 수색에 의존하기보다 지역사회가 함께 예방과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안전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영총/류병화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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