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통수 따가운 LG생건…에이피알, '매출 3조' 본격 시동
전기 대비 10% 성장…연말 매출 3조 가능성
하반기 단일 분기 매출로도 '빅2'와 경쟁

에이피알이 지난 1분기에도 고성장 기조를 유지하며 국내 화장품 업계 '빅 2'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가시권에 뒀다. 이들에 뒤이은 '빅 3' 진입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역전을 노릴 수 있다는 평가다.
또 성장
에이피알은 지난 1분기에 매출 5934억원, 영업이익 1523억원을 기록했다. 당연히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3%, 영업이익은 174% 늘어나며 질과 양 모두 두 배 이상 점프했다.
눈에 띄는 건 '성장의 질'이다. 불과 5년 전인 2021년 매출 2000억원대였던 회사가 2조원대 매출을 바라볼 정도로 성장했지만 그 성장세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에이피알의 1분기 매출은 전기 대비 8.4% 늘었다. 전년 동기 100% 넘게 늘어난 데 비하면 증가폭이 적다. 이는 4분기가 최대 대목이기 때문이다. 분기당 22.9%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지난해에도 1분기 성장률은 8.9%에 불과했다. 반대로 4분기엔 40%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4분기는 연말 프로모션과 쇼핑 시즌이 집중되다보니 연중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며 "아마존을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 먼데이 등에서의 매출 성장이 주 요인"이라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올해에도 2분기 이후부터는 매 분기 20% 이상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만약 에이피알이 올해에도 전년 수준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다면 연말에는 매출 3조원 돌파가 가능하다.
산술적인 숫자 놀음만은 아니다. 주요 증권사들은 에이피알이 올해 2조5000억원에서 2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을 웃도는 호실적이 나와 준다면 연내 3조원 돌파도 가능한 수치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내년엔 확실하게 3조원을 넘긴다는 분석이다. 매년 매출이 1조원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1차 타깃은 너다
수십년 간 국내 뷰티 시장을 이끌어 왔던 아모레퍼시픽과 LG생건으로서는 몇 년 전 시작된 에이피알의 추격에 뒤통수가 따가울 지경이다. 특히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LG생건의 경우 이미 에이피알의 가시권에 들어왔다.
LG생건은 지난 1분기 매출 1조5766억원, 영업이익 1078억원을 기록했다. 겉으로만 보면 에이피알보다 세 배 가까이 덩치가 크다. 하지만 뷰티 부문만 떼어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LG생건 뷰티 부문은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2.3% 줄어든 7711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386억원으로 에이피알의 25% 수준이다.

업계에선 에이피알이 3분기엔 '분기 7000억'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4분기에는 8000억원 돌파가 유력하다. 연내 분기 매출 역전도 가능하다. 실제로 메리츠증권은 에이피알의 올해 매출을 2조5864억원으로, LG생건의 화장품 부문 매출은 2조2474억원으로 전망, 연내 순위가 바뀔 것으로 봤다.
문제는 '올해 이후'다. 내년엔 3조2489억원 대 2조3597억원으로 격차가 1조원 가까이 벌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에이피알이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LG생건은 내년 이후로도 마땅한 매출 성장 모멘텀이 없다. '더 후'를 이을 메이저 브랜드 발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후발 주자의 추격에도 속수무책인 이유다.
다음 타자
물론 에이피알의 목표가 LG생건은 아니다.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빅 2'가 되는 건 목표가 아닌 결과다. 에이피알의 당면 목표는 미국 시장 안착이다. 지난해 퀀텀 점프 역시 아마존을 위시한 미국 온라인 시장에서의 성장이 발판이 됐다. 올해엔 기존 얼타뷰티 외 대형 오프라인 채널 입점이 진행 중이다.
미국과 일본, 중화권, 국내를 제외한 유럽·동남아·남미 등 기타 지역 매출도 무시 못 할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 에이피알의 이 지역 매출은 지난해 1분기 612억원에서 올해 1분기 1899억원으로 세 배 이상 성장했다. 매출 증가액만 놓고 보면 미국(1774억원)에 이은 2위(1287억원)다.

덩치가 커지면서 추격자가 아닌 '수성'의 역할도 부여된다. 티르티르·라운드랩·스킨1004 등을 연이어 인수하며 덩치를 키운 구다이글로벌은 브랜드 간 매출을 단순 합산하면 에이피알과 비슷한 규모다. 지난해 매출 7000억원을 돌파한 아누아는 올해 매출 1조원 돌파를 목표로 삼고 배우 수지를 모델로 기용하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K뷰티 기업들의 경우 대부분의 매출을 북미에서 올리고 있다. 핵심 상품군도 스킨케어 제품이다. 여기에 제품 콘셉트도 트러블 관리·깨끗하고 투명한 피부 등으로 비슷하다. K뷰티의 외적 성장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면 각 브랜드 간 점유율 경쟁이 벌어지며 소비자들의 선택이 한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화장품과 홈 뷰티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구축한 사업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며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규 국가 진출과 유통 채널 확대를 통해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한층 강화,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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