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전작권 전환" vs 美 "동맹 현대화"… 안보 협력 동상이몽
안규백 “韓 주도 한반도 방위 최선”
헤그세스, 이란전 언급 뒤 “美 돕길”

한국과 미국의 국방장관이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만나 안보 협력을 다짐했다. 한국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조기 환수를, 미국은 중국 견제 위주 동맹 현대화를 각각 원한다. 동상이몽인 셈이다. 다만 전작권 전환은 미국이 바라는 동맹의 부담 분담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방미는 한국 핵추진잠수함(핵잠) 건조 협력, 한국 등 미국 동맹국들의 호르무즈해협 통항 재개 기여 등 한미 간 안보 현안 조율 필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이뤄졌다.
북한은 한국이 맡는다
안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이날 미 워싱턴 인근 전쟁부 청사(펜타곤)에서 1시간가량 회담했다. 양국 국방장관 회담은 지난해 11월 4일 서울에서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계기 회담 뒤 반년 만이다. 안 장관이 미국을 찾은 것은 지난해 7월 취임 뒤 처음이다.
한미 양측은 회담 결과를 담은 공동 보도문에서 양국 장관이 “한반도 안보 정세에 대해 논의하고 이번 주 워싱턴에서 개최될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가 동맹 협력과 양국의 국익 증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면서 상호 안보 이익의 영역에서 협력을 증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보도문에 따르면 안 장관은 회담에서 국방비 증액과 핵심 군사 역량 확보, 한반도 방위 주도를 위한 최근 한국의 노력을 설명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동맹을 현대화하는 가운데 위협을 억제하고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을 채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논의된 핵심 동맹 현안은 전작권 전환과 동맹 현대화였다. 대통령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은 이재명 정부 목표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최근 미국 연방의회 청문회 때 2029년 1분기를 전환 목표 시점으로 언급했다. 이 대통령 임기가 2030년 6월 3일까지인 만큼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가능한 한 전작권 전환에 전향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2029년 1월 20일까지)가 끝나기 전에 전작권을 돌려받는다는 게 한국 정부 구상이다. 2028년이 전환 완료 목표 연도다.
주한미군의 중국 견제 역할 강화가 핵심인 동맹 현대화는 미국이 줄곧 추진해 온 목표다. 트럼프 행정부도 속도를 내고 싶어 한다. 문제는 그럴수록 한국의 대북 방어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대만을 둘러싼 미중 분쟁에 한국이 말려들 가능성도 커진다. 한미 간 긴밀한 협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게 한국 입장이다.
韓 핵잠 건조 속도 날까

이런 우선순위는 양국 장관의 회담 전 모두발언에서도 드러났다. 안 장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힘을 통한 평화’ 기조와 ‘전사 정신’에 맞춘 군 역량 제고 등을 거론하며 “우리도 이에 발맞춰 국방비 증액 등으로 핵심 국가 국방 역량을 확보해 우리 주도의 한반도 방위를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 작전인 ‘장대한 분노(Epic Fury)’를 언급한 뒤 “우리 동맹의 강인함은 중요하며 우리는 우리 파트너들이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에 협력할 것을 동맹국에 당부한 것이다. 더불어 그는 한국의 국방비 증액 약속과 한반도 방어 주도 의지가 동맹국들의 모범이 된다고 칭찬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전작권 전환과 동맹 현대화뿐 아니라 한미 정상이 지난해 합의한 한국의 핵잠 건조를 위한 양국 간 협력과 미국이 동맹국들에 요청 중인 자국 주도 호르무즈해협 개방 작전 동참 등 민감한 현안도 의제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핵잠 건조 협력 등 안보 현안은 쿠팡을 둘러싼 갈등 속에 양국 간 후속 협의가 부진한 상태다. 한국 측의 정보 누설을 빌미로 삼은 미국의 대북 정보 공유 제한도 논의 대상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 호르무즈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화물선 HMM 나무호 화재가 미상 비행체에 의한 외부 공격 탓으로 확인된 상황인 만큼 이와 관련한 논의도 이뤄졌을 수 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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