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옥재의 스마트 라이프] '열린 이어폰' 귀에 걸어보니
외이도 위쪽에 소리 전달
소음상쇄 노이즈 리덕션 탑재
단절과 소통 간 균형 잡는 기기


이어폰은 귀를 막는다. 귀를 막아 외부 소음을 차단하고 이를 통해 전하려는 음향을 전달한다. 최근 무선이어폰은 ANC(Active Noise Cancellation, 능동형 소음 차단) 기술을 적용해 적극적으로 전파를 쏘아 불필요한 소음을 상쇄시키고 폐쇄된 귀 내부에 사용자를 위한 음향을 극대화한다. 무선이어폰, 무선헤드폰은 소음이 적고 음질이 좋지만 외부와의 소통이 원활할 수 없다. 무선이어폰이나 무선헤드폰을 착용하고 직장 동료와 협업을 하는 것은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단절을 피할 수 있는 이어폰은 없을까. 글로벌 오픈형 이어폰 브랜드 샥즈(SHOKZ)가 최근 출시한 ‘오픈핏 프로(OpenFit Pro)’는 외이도(귓구멍)를 막지 않고 그 위에서 음향을 쏜다. 후크가 달려 양쪽 귓바퀴에 제품을 걸어 고정한다. 이 제품은 음식에 비유한다면 ‘짬짜면’ 같다. 짬뽕과 짜장면의 장점을 결합한 것처럼 이 이어폰은 단절과 연결 사이의 균형을 잡으려는 했기 때문이다.
▮ 이어폰 끼고 사람 만나보니
양쪽 귀에 이 제품을 착용하고 사람을 만나도 어색하지 않았다. 나의 양쪽 외이도는 ‘당신’을 향해 완전히 열려 있었기 때문이다. 폐쇄형 이어폰을 착용했을 때와는 완전히 달랐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각종 세미나, 간담회, 학회에 참석할 일이 있다. 학생이 아니므로 이런 행사에 ‘올인’할 수는 없다. 엉덩이가 들썩일 수밖에 없다. 강의실, 세미나실, 회의실 밖의 상황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맞는 이어폰이 바로 이 제품이다.
음악을 들을 때에나 통화를 할 때 소음이 음향을 방해하지 않을까. 샥즈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오픈 이어 노이즈 리덕션(Open-Ear Noise Reduction)’ 기술을 적용했다. 이 기술은 불필요한 소음 강도를 낮춘다.
이 기술은 소음이 적은 상황에서는 매우 소음 줄이기와 음향 전달은 우수하지만 소음이 많은 도로변에서는 효과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도로변에는 자동차 소음, 경적 소리, 많은 인파에서 발생하는 각종 음향을 노이즈 리덕션 기능으로 완전히 커버할 수 없었다.



▮ ‘무선 소통이어폰’ 세상과 창을 열다
이 제품의 큰 미덕은 ‘사회적 연결성’을 가능하게 하는 부분이다. 폐쇄형 이어폰을 착용한다는 것은 “대화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반면 오픈핏 프로와 같은 오픈형 이어폰을 착용한다는 것은 “저는 조금 바쁘기는 하지만 당신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어요”라는 의미를 갖는다. 기자는 업무상 다른 몇몇 기자 간담회에 찾아갔을 때 오픈형 이어폰을 착용했고 굳이 벗지 않아도 행사 참석자를 확인하는 직원들과 눈을 맞추고 대화할 수 있었다. 나의 눈은 물론, 외이도 역시 대화 상대방을 향해 완전히 열려 있었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예를 든다면 달리기를 하면서 음악을 즐기려는 사람이 타깃이다. 러너들은 이 제품을 착용하고 음악을 듣되 각종 소음을 귀에 노출시켜 도로변에서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각종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이 제품은 실내에서 사용하면 충분한 노이즈 리덕션(소음 줄이기)이 이뤄진다. 집에서 음악을 듣거나 영상물을 감상할 때에는 컴퓨터나 스마트폰 스피커를 켜놓으면 된다. 하지만 집에서도 에티켓은 지켜야 할 때가 있다. 이 제품을 착용하면 집안 식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내가 듣고 싶은 음악 또는 음향을 들을 수 있다. 수험생이 있는 가정이라면 쓸모가 더 클 것이다. 그리하여 이 제품에 별명을 붙인다면 ‘무선 소통이어폰’이라 부르고 싶다. 세상과, 사람과의 소통을 하면서도 나만의 음향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과의 소통이 더 중요해 귀를 더 열고 싶다면 한쪽만 착용하면 된다.
▮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제품을 착용하다가 전화가 걸려오면 자연스럽게 받을 수 있다. 무선이어폰으로 전화를 받는 것과는 다른 경험이다. 실내라면 노이즈 리덕션도 잘되고 목소리 전달도 매끄럽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각 이어버드에는 마이크가 3개 달려 있다. 이 제품은 처음 설정할 때 세밀한 사운드 디테일 구현을 위해 헤드 트래킹(머리 모양에 맞춤) 기술을 지원한다. 돌비 애트모스도 적용됐다. 오픈형 이어폰에서 고급 음향 기술을 지원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단점은 뭘까. 하루 종일 착용하면 귓바퀴가 아프다. 사람마다 귀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안 아플 수도 있지만 기자의 경우에는 아팠다. 이어폰 후크와 귓바퀴 뒷부분 쪽이 몇 시간 이상 착용하면 불편해진다. 다만 밀착감이 높아 귀에서 이탈하지는 않는다. 곰곰 생각해 보면 어떤 이어폰이든 한두 시간 이상 착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귀에 계속해서 음향이 제공되고 귀도 계속해서 일을 하기 때문이다. 사람처럼 귀 역시 과도하게 일을 해서는 곤란하다.
귀도 쉬어야 한다. 모든 인공적인 음향, 소음으로부터 귀를 편하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말처럼 ‘존재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런데 귀가 인위적인 음향을 계속 듣고 일하고 있으면 심연의 고요함을 느낄 수 없다. 고요 속에서 존재의 근원적인 목소리를 듣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이 제품은 서울 잠실 롯데백화점 샥즈 브랜드스토어, 롯데하이마트, 교보문고, 일렉트로마트 등의 매장에서 체험할 수 있다. 사람마다 귀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한 번 착용해 보고 구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이 제품은 기존의 골전도 이어폰과 다르다. 골전도 이어폰은 진동이 뼈를 타고 고막을 거치지 않고 달팽이관(내이)에 도달해 뇌가 소리로 인식하게 하는 방식이다. 반면 이 제품은 일반 무선 이어폰처럼 초소형 스피커와 마이크로 음향을 전달받고 소통한다.
▮ 스마트한 이어폰 생활
업무, 여가 생활에 따라 다양한 이어폰을 구비하면 좋다. 업무와 러닝 등을 할 때에는 샥즈 제품을 사용하고 귓바퀴가 아프면 가벼우면서도 가성비 있는 제품을 착용한다. 한결 귓바퀴가 가벼워진다. 좋은 음질을 듣고 싶다면 소니 또는 애플 에어팟 맥스 같은 헤드폰도 필요하다. 전력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대비해 유선 이어폰도 필요하다. 무선 이어폰이라도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고음질을 구현하는 제품도 있다.
오픈형 이어폰은 예를 들어 퇴근 길에 장시간 통화할 일이 있을 때 장시간 무겁게 폰을 들지 않아 편리하다. 게다가 소음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기 때문에 돌발 위험도 막을 수 있다. 특히 ‘그 사람과의 통화’를 끊고 싶지 않다면 걸어가면서 통화를 즐길 때 더욱 유용할 것 같다.
제품 가격은 30만 원대 중반이다. 케이스를 포함해서 제품 색상은 블랙과 화이트 두 종류다. 케이스가 좀 큰 편이라 케이스 안쪽에 거울을 붙여주면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완벽한 고립을 통한 몰입보다는 때로는 세상의 소음을 챙기는, ‘짬짜면’ 같은 음식을 즐기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제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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