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리얼미터 투자자들 “투자금 돌려 달라” 소송 제기

임현경 기자 2026. 5. 12.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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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투자자들에게 투자금 1억5000만원을 돌려주지 못해 소송에 휘말렸다. 리얼미터 측이 “3년 안에 코스닥에 상장하지 못하면 투자원금을 돌려주겠다”며 투자자를 모집했지만, 약속 기한 내에 투자원금을 회수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반환 소송에 나섰다.

11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서울서부지법 민사13단독 유정훈 판사는 오는 13일 리얼미터 투자자 A씨 등 2명이 리얼미터를 상대로 낸 주식 매매대금 청구 소송 첫 변론기일을 연다.

이번 소송은 2022년 5월 리얼미터 측이 3년 내 상장을 약속하면서 A씨 등과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한 데서 비롯됐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당시 A씨 등에게 “3년 내 상장하지 못하면 투자원금을 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A씨 등은 리얼미터와 주식양수도계약을 맺으면서 실제로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약정을 넣었다. 약정 내용은 “코스닥 상장이 3년 내 이뤄지지 못하면, 투자 당시 조건과 동일하게 A씨 등이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으며, 리얼미터는 풋옵션을 요청받은 후 3개월 이내에 동일 조건으로 매수하기로 한다”는 내용이다. A씨와 B씨는 이 계약으로 리얼미터 주식을 한 주당 20만원에 각각 500주(1억원)와 250주(5000만원)를 샀다.

3년 뒤인 2025년 5월까지 리얼미터는 상장하지 못했다. A씨 등은 주식양수도계약에 따른 풋옵션을 행사했으나, 리얼미터 측은 투자금을 돌려주지 않았다. 이에 A씨와 B씨는 ‘풋옵션 행사에 따른 주식매매 대금 각 1억원, 5000만원과 그에 따른 지연이자를 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리얼미터 측은 지난달 법원에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주식양수도계약서상 풋옵션 조항은 상법상 자기주식취득금지 원칙에 위반되므로, 약정은 무효이고 주식 매매대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리얼미터 측은 “풋옵션 조항은 조건부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회사의 자기주식 취득을 사전에 확정해 투자금 회수를 보장하는 것으로 (상법상) 강행규정을 잠탈한 무효의 약정”이라며 “따라서 원고들(A씨 등)의 피고(리얼미터)에 대한 각 주식매매대금 청구는 법률상 원인이 없으므로 기각돼야 마땅하다”고 했다.

리얼미터 측은 다만 “A씨 등의 주식 750주에 대해 리얼미터의 기존 주주나 신규 주주가 매수 가능한지 파악한 뒤, A씨 등이 원하는 조건으로 매도하도록 주선할 의사는 있다”고 밝혔다. 리얼미터 측이 직접 자사주를 사서 투자금을 돌려줄 수는 없고, 다른 주주에게 넘기는 걸 돕겠다는 취지다.

이를 두고 결국 상장을 미끼로 투자금을 돌려막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상법 341조는 회사가 자기 주식을 취득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지만, 주총 결의 등 적법 절차를 거친 경우엔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다만 지난 3월 시행된 개정 상법은 취득한 자사주를 1년 이내 소각하도록 의무화했다.

이 대표는 “대기업과 합작 설립한 자회사와 공동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기가 다소 지연됐다”며 “풋옵션을 행사한 일부 소액주주들로부터 보유지분을 재매입하려고 준비하는 중 절차적 문제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소액주주 일부가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절차적 문제로 지분 재매입 과정에 다소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구체적 계약 체결 경위와 법률 효력 여부에 대해선 재판 절차를 통해 판단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임현경 기자 hyl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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