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감원은 보험사가 만든 기관”···민원인에 압박한 보험사

현대해상이 보험금 지급 처리 절차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한 피보험자에게 “금감원은 보험사가 만든 기관” 등의 압박성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해상 가입자인 A씨의 아버지는 지난해 5월 업무 중 낙상 사고로 분쇄 골절을 당해 수술을 받은 뒤 후유장해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아버지를 대신해 지난 1월 후유장해 보험금을 청구했다. 이후 보험처리 진행 상황과 관련해 보험사 측으로부터 구체적인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생각한 A씨는 지난 3월 금감원에 ‘보험 지급 보류 및 미고지’ 관련 민원을 냈다.
민원을 접수하자 현대해상이 선임한 모 손해사정법인의 조사관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이 조사관은 통화 중 “금감원은 보험사가 만든 기관이다” “금감원은 보험사 출신들이 있는 기관”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시겠지만 대기업이다 보니 끝까지 가려는 경향이 많다”고도 말했다.
A씨는 조사관의 말을 듣고 압박을 느꼈다고 했다. A씨는 “보험사는 보험 약관이나 보험법에 따른 내용만 설명하면 되는데 그런 말을 들으니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됐다”며 “민원을 취소하라는 얘기처럼 들렸다”고 말했다. A씨는 “보험사가 주소와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들었다”고도 했다.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A씨는 현대해상 등에 대한 지도 조치를 요구하는 민원을 금감원에 추가로 냈다.
금감원은 지난달 “우리 원(금감원) 민원 처리와 관련한 부적절한 안내에 대해 향후 동일한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피신청인(현대해상) 업무에 만전을 기하도록 지도했다”고 A씨에게 회신했다. 금감원은 회신문에서 “피신청인이 불쾌감을 드리거나 안내가 미흡한 부분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A씨는 금감원 결정에 대해 “소비자 보호를 확대하려면 적극적으로 조치해야 하는데 단순 지도에 그쳐 아쉽다”고 밝혔다.
현대해상은 “잘못된 발언이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손해사정 업무의 경우 외부 법인에 외주를 줘 운영하고 있는데, 조사관의 개인적 일탈로 판단된다”며 “해당 조사원은 현대해상 업무에서 배제하도록 했고, 손해사정법인으로부터 경위서와 시정계획서 등을 받아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후유장해 보험금 청구건에 대해서는 “장해 지급률 등과 관련해 고객과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며 “당시 늦지 않게 처리 절차를 안내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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