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되고 시급한 빚은 제외···새도약기금, 이대로는 ‘반쪽 정책’”

배재흥·김경민 기자 2026. 5. 1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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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신용회복위원회 본사에서 열린 새도약기금 출범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금융위 제공

유순덕 롤링주빌리 이사는 11일 “새도약기금이 20년도 넘은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이하 상록수)의 채권을 포괄하지 못하면 ‘반쪽 정책’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롤링주빌리는 오래된 부실 채권을 매입해 소각하고 금융 취약계층의 채무 조정을 지원하는 시민단체다.

유 이사는 이날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20년 넘게 빚 독촉을 했는데도 못 갚는 사람이라면 정말 갚기 힘든 상황”이라며 “가장 오래되고 정리가 시급한 상록수 채권이 공적 회생의 사각지대에 남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이사는 카드대란 당시 다중 채무자의 신용회복 지원이라는 공익적 성격을 갖고 출범한 상록수의 설립 취지가 시간이 흐르면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상록수는 금융사들이 사회적 책임을 지고 부실 채권을 매입하기 위해 자금을 냈던 것”이라며 “현재 시점으로 보면 결국 부실 채권을 매입해 추심 회사를 차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상록수는 추심을 통해 회수한 금액을 배당 등 명목으로 회원사에 지급하고 자산관리자인 MG신용정보는 수수료를 가져가는 구조다.

유 이사는 상록수가 부실채권 시장과 대부업의 이해관계까지 결합하면서 채무자의 회생보다 채권 회수 중심의 운영 구조로 굳어졌다고 분석했다. 상록수 출자에는 최초 은행과 카드사 등 제도권 금융사만 참여했으나 이후 출자 지분 양수도 등에 따라 부실채권 매입사와 대부업체 등 3곳이 주주로 들어왔다.

그는 “사회적으로 정리되어야 할 장기연체 채권이 여러 민간 주체의 이익 구조에 편입되면서 상록수는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 채무자의 회생을 막고 있다”며 “공익형 배드뱅크 모델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변질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유 이사는 “새도약기금이 장기연체 채권 정리를 통한 재기 지원을 표방하면서도 상록수 채권과 같은 대표적 장기부실 채권을 포함하지 못하면 그 정책은 가장 핵심적인 채권군을 비껴가는 것”이라며 “상록수 채권을 새도약기금 등 공적 채권 정리 체계에 포함하고, 상록수의 지분 구조 변화와 추심 등의 운영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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