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문서 업무, AI 에이전트가 바꾼다… 솔루션 경쟁 본격화

정종길 기자 2026. 5.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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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형 문서 인식부터 AI 웹 오피스까지

기업 문서 업무가 인공지능 에이전트(AI Agent)를 만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챗GPT·제미나이·클로드 등 생성형 AI는 이미 개인 사용자 사이에서 일상적인 도구로 자리 잡았지만, 기업 현장은 사정이 다르다. 데이터 유출 우려, 내부 규정,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 문제 등이 맞물려 회사 차원에서 업무에 공식 도입한 사례는 아직 일부에 불과하다.

국내 문서 솔루션 업체들은 이를 시장 기회로 보고 있다. 비정형 문서의 인식부터 보고서 작성·협업까지 전 과정을 내부 구축형 AI 에이전트로 자동화하는 상용 제품들이 잇따라 등장하는 이유다. 기업 문서 업무를 AI와 연결해 자동화 수준을 높이려는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기업 문서 업무가 AI를 기반으로 자동화되고 있음을 형상화한 이미지 / 챗GPT 생성

AI 문서자동화의 출발은 문서 '읽기'

기업 문서를 AI로 처리하려면 가장 먼저 문서를 '정확히 읽는' 작업부터 해결해야 한다. 보고서·계약서·신청서·세금계산서 등 기업 현장의 문서 대부분은 비정형이라, AI가 내용을 다루려면 OCR(광학문자인식) 기술로 텍스트와 구조를 먼저 추출해야 한다.

애자일소다(대표 최대우)는 '에이전틱 OCR(Agentic OCR)'로 이 시장을 정면 공략한다. 신규 문서 유형이면 수주~수개월이 걸리던 기존 AI OCR과 달리 담당자가 추출 항목만 정의하면 별도 학습 데이터 없이 당일 처리가 가능하다. 검수 오류를 자동 반영해 정확도를 높이는 능동학습(Active Learning) 기능을 탑재했으며, 비정형·정형 문서 20종 자체 검증에서 분류 정확도 98%, 추출 정확도 95% 이상을 달성했다. 현재 국내 1·2금융권 은행·보험사·카드사 등에서 도입을 진행 중이다.

사이냅소프트(대표 전경헌)는 에이전틱 OCR 기술을 포함해 LLM·검색증강생성(RAG) 도입 시 발생하는 문서 데이터 전처리 병목을 공략한다. 'AI 데이터 파운드리(AI Data Foundry)'는 HWP·PDF·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 등 비정형 문서를 자동 수집·분석해 LLM·RAG에 바로 연결하는 파이프라인 플랫폼이다. 문서 구조 분석 솔루션 '도큐애널라이저(DocuAnalyzer)'와 에이전틱 OCR 솔루션 'OCR IX'로 구성된다. 도큐애널라이저는 한국수력원자력·삼성디스플레이 등에 공급돼 AI 전환을 지원했으며, OCR IX는 현재까지 200개 이상 기업·기관에 공급됐다.

한국딥러닝(대표 김지현)은 문서 분류·추출·검증·업무 시스템 연계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자동화하는 '딥에이전트(DEEP Agent)'를 선보이고 있다. 기반 VLM 모델 'KDL 프론티어'는 허깅페이스 공식 등재 글로벌 멀티모달 벤치마크 'OCRBench v2' 영어 부문에서 구글 제미나이·오픈AI GPT-5를 제치고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환각 현상을 최소화한 기술(Near-Zero Hallucination)을 앞세워 현재 공공·기업 80개 이상 고객사에 솔루션을 공급 중이다.

문서 관리부터 자동 작성까지…업무 전 단계 확장

문서를 읽고 파싱해 구조화된 데이터로 만드는 단계를 넘어, 문서 관리·활용 측면에서도 AI 에이전트 접목 시도가 활발하다. 20여 년간 공공·금융·제조 분야에 문서 중앙화 솔루션을 공급해온 전문 기업 엠클라우독(대표 유상열)이 대표적이다. 기존 '클라우독(ClouDoc)' 플랫폼에 챗봇 에이전트 '아이채터(aichatter)'를 결합해 AI가 질문 의도를 파악하고 관련 문서를 탐색·요약하되, 기존 정보유출방지(DLP)·디지털저작권관리(DRM) 보안 정책과 연계해 민감 문서 접근을 제어하는 구조다.

엠클라우드브리지(대표 이혁재)는 MS 생태계 기반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 'Ai 365'로 문서자동화 시장에 진입한다. MS 코파일럿(Copilot) 에이전트로 표준 업무를, 도메인 특화 AI 에이전트로 핵심 프로세스를 처리하는 병행 전략이다. 이혁재 대표는 "전사 수준의 업무 자동화 ROI(투자자본수익률)를 확보하려면 AI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체계가 필수"라고 말했다. 여기에 자연어 질문만으로 SQL 생성·차트 시각화·경영 리포트 작성까지 처리하는 'Ai 365 데이터 에이전트'도 함께 제공한다.

한글과컴퓨터 자회사인 씽크프리(대표 김두영·김연수)도 MS 오피스 호환성을 바탕으로 AI 인프라와 문서 작업 환경 사이의 단절을 공략한다. 최근 공개한 'AI 웹 오피스'는 기업이 보유한 LLM·소형언어모델(sLLM)과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형태로 연동할 수 있다. 사내 데이터를 외부로 내보내지 않고도 계약서·보고서·제안서를 자동 작성·수정 가능한 것이다. AI 에이전트 '리파인더(Refinder)'와 씽크프리 오피스·드라이브를 연계하면 메일·메신저·드라이브에 흩어진 문서를 한 번에 검색하고 요약해 바로 업무에 활용할 수도 있다.

현재 국내 AI 에이전트 기반 문서자동화 시장에서는 에이전틱 OCR 기반의 데이터 전처리를 시작으로 문서 관리·워크플로우, AI 웹 오피스 등 전 영역에서 솔루션 고도화가 한창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일부 영역에서 검증 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금융·공공 등 문서 처리량이 많은 산업을 중심으로 실제 도입 사례가 쌓이면서 시장 확대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길 기자
jk2@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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