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이’들의 수업 방해… 교사 절반 “빈도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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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2학년 담임을 맡은 박모 교사는 학생들이 "지훈이(가명)만 그래도 되나요"라고 물을 때마다 난감하다.
박 교사처럼 서울 초중고교 교원 10명 중 5명은 '정서·행동 위기 학생'으로 인한 수업 방해나 교권 침해를 겪는 일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개정된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학교장이 위기 학생과 보호자에게 필요한 상담과 치료 등을 권고할 수 있지만 학부모가 동의하지 않으면 강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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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새 교권 침해 사례 등 증가”… 교사 39% “위기 학생, 1~5% 될 듯”
“보호자 비협조, 사각지대 발생” 79%
교총 “교권침해 절반이 학부모 때문”

박 교사처럼 서울 초중고교 교원 10명 중 5명은 ‘정서·행동 위기 학생’으로 인한 수업 방해나 교권 침해를 겪는 일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초등 교원 10명 중 9명은 ‘보호자의 비협조’ 때문에 위기 학생을 제때 포착해 치료까지 이어지도록 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접수된 교권 침해 상담 1위도 4년 연속 ‘학부모에 의한 피해’였다.
● “보호자 동의 없어 위기 학생 지원 안 돼”
11일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은 한국교원교육학회에 ‘정서·행동 위기 학생 지원의 사각지대 발생 구조와 개선 방안’ 논문을 최근 게재했다고 밝혔다. 논문에는 지난해 9월 서울 초중고교 교원 248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가 담겼다.
조사 결과 교원 52.6%는 ‘최근 1년간 정서·행동 위기 학생에 의한 수업 방해와 교권 침해 빈도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초등 교원의 체감도가 58.6%로 가장 높았고 중학교(54.0%), 고교(42.8%) 순이었다.
정서·행동 위기 학생은 경계선 지능 장애나 마음건강, 감정·행동 문제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뜻한다. 교육부가 매년 초등 1·4학년과 중1, 고1을 대상으로 정서·행동 특성검사를 하지만 교원 47.7%는 해당 결과와 현장에서 체감하는 위기 학생이 불일치한다고 답했다. 검사가 전체 학년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게 아닌 데다 ‘자기 보고식’ 평가여서 실제로 위기 학생이 훨씬 더 많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교원 39.0%는 사각지대에 놓인 정서·행동 위기 학생이 1∼5%는 된다고 봤다. 10% 이상 된다고 답한 교원도 17.3%나 됐다. 사각지대 발생의 원인으로 보호자 동의나 협조 부족이 1순위(78.6%)로 꼽혔다. 초등 교원들에게서는 90.8%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개정된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학교장이 위기 학생과 보호자에게 필요한 상담과 치료 등을 권고할 수 있지만 학부모가 동의하지 않으면 강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유리 교육연구정보원 연구위원은 “자녀 낙인을 우려하는 학부모와 학부모 동의 없이 어떤 개입도 할 수 없는 제도가 만들어낸 공백”이라고 말했다.
● “교권 침해 절반이 학부모”
이날 한국교총이 발표한 ‘교권 보호 및 교직 상담 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교권 침해 상담 438건 중 학부모에 의한 피해가 45.4%(199건)로 가장 많았다. 특히 학부모 피해 유형 가운데 학생 생활지도 상담이 125건이었고, 이 중 아동 학대 신고가 절반이 넘는 59.2%(74건)를 차지했다.
한 교사는 수학 문제를 교탁에서 같이 풀도록 했다가 “다른 학생이 모두 보는 앞에서 문제를 풀게 해 정서적 학대를 했다”는 이유로 학부모로부터 아동 학대 신고를 당했다.
강주호 한국교총 회장은 “정당한 교육 활동조차 아동 학대로 무고하게 신고당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모호한 정서 학대 기준을 명확히 하고 교육 활동 소송의 국가책임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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