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축제서 사내 결혼까지…울산 결혼 변천사
합동결혼식·계열사 소개팅 등
울산만의 결혼문화 소개 눈길
HD현대重 사내결혼 50% 기록
예식장 이동 변천사도 볼거리

11일 찾은 울산박물관 기획전시실Ⅰ에서는 이달 5일부터 7월26일까지 2026 제1차 특별전 '울산 결혼백서'가 진행되고 있었다.
1부 '예로 허락된 인연'은 전통 사회에서 결혼은 남녀의 결합을 넘어 공동체의 생존과 번영을 결정짓는 중대한 의례로, 유교 질서 아래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신랑집에서 신붓집으로 청혼서와 신랑의 사주를 보내면 신붓집에서 신랑집으로 혼인을 허락하는 편지와 함께 혼인날을 적어 보내는 등 혼례 풍습을 알 수 있었다.
2부 '혼례, 공동체의 기쁨'은 혼례가 마을 전체가 들썩이는 공동체의 축제였음을 말해준다. 두동면 천전리 마을에서 기증받은 혼례 의복은 마을에서 혼례복을 공동으로 관리했음을 전해준다. 과거 울산의 혼례 모습이 담긴 사진들은 많은 이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3부 '도시가 바꾼 결혼 풍경'은 울산의 색이 가장 많이 담겨있었다. 울산의 기업들은 복지 차원에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사원들을 위해 합동결혼식을 올려줬었다. 이뿐만 아니라 이들에게 전기밥솥과 적금통장도 주고 신혼여행도 보내주면서 미래를 응원했다.
울산 대기업에 남성 사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사내결혼 비율이 타 지역에 비해 높은 것도 울산만의 특별한 문화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은 사내결혼이 50% 이상이었다는 기록이 있다.
1992년 한 기사에는 기업이 바쁜 업무로 이성을 만날 기회가 부족한 사원들을 위해 같은 계열사의 미혼 사원끼리의 만남의 장을 마련해줬다는 내용이 실려있었다.
울산의 결혼식장이 옛 도심이었던 중구 성남동에서 남구 삼산동으로 이동한 것과 울산의 예식 대관 비용(평균 282만원)이 6개 광역시 중 높은 편인 것도 인상적이었다.
전시는 시대가 흐르며 혼례복이 서양화되고 획일화되는 모습과 함께 결혼이 두 사람의 시작을 응원하는 축복의 본질이라는 사실을 다시 상기시키며 수많은 이들의 내일을 응원하며 마무리된다.
임혜민 울산박물관 학예사는 "사회의 출발은 결혼으로 이룬 가정이며 우리를 지탱하는 가정이 모여 사회공동체가 형성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