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과민에 응급실 갔지만… 원인 찾으려는 환자 12.8% 그쳐

CT 등 방사선 촬영 시 필요한 조영제, 소염진통제, 항생제 등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약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발열이나 가벼운 피부 발진부터 두드러기, 호흡 곤란, 아나필락시스(급성 쇼크)까지 다양하다.
약물 이상 반응은 예측이 어렵고 용량과 상관없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약물 투여 후 1시간여 이내 경험하는 두드러기, 혈관 부종, 호흡 곤란, 아나필락시스 같은 급성 알레르기 반응과 며칠 후 나타나는 발진·열·점막 병변 등 지연형 과민 반응이 있다.
그런데 이런 약물 과민 반응으로 응급실까지 갔지만 이후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알레르기 전문의 진료를 받은 사람은 10명 중 1명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약물 과민 반응이 의심될 경우 단순한 응급 증상 치료에 그치지 말고 전문가 진료를 통해 원인 약물을 규명하고 안전한 대체 약제를 확인해 향후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최정희·정수지 교수팀은 2021~2023년 약물 이상 반응으로 응급실에 내원한 668명의 의무 기록을 살펴봤다.
분석 결과 63.9%(427명)가 약물 투여 1시간 내 증상이 발생하는 ‘즉시형 반응’을, 36%(241명)는 1시간 후 증상이 나타난 ‘지연형 반응’을 보였다. 전체의 96%에서 피부 증상이 나타났고, 특히 즉시형 반응군에서는 34%가 급격한 아나필락시스를 겪었다. 아나필락시스는 60세 이상이거나 알레르기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 발생률이 높았다. 원인 약물은 방사선 조영제가 가장 많았고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 베타락탐계 항생제 순이었다.
전체 환자 중 응급실 방문 후 정확한 원인 약물 확인과 재발 예방을 위해 알레르기 전문의 외래 진료를 받은 사람은 12.8%(86명)에 그쳤다. 외래 진료를 받은 환자들은 약물 피부반응 검사, 혈청 특이 면역글로불린E 검사 등을 통해 정밀 평가를 받았고, 그들의 59.3%(51명)가 원인 약물을 성공적으로 찾아냈다. 원인 약물이 확인되지 않은 대부분의 환자는 약물 반응 검사를 거부하거나 추후 외래 방문을 하지 않은 경우였다.
약물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이 방사선 조영제로 확인된 점은 국가 약물 부작용 감시 데이터와 일치한다. 2009~2019년 방사선 관련 이상 반응 보고 건수가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는 한국의 높은 조영제 사용률을 반영한다. 최 교수는 11일 “진료 현장에서 약물 과민 반응에 대한 환자와 의료진의 인식을 높이는 한편, 응급실과 알레르기내과 간 체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내과학회지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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