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2석 → 1453석…‘영국의 트럼프’가 온다
극우 성향…반이민 정책 내걸어
노동·보수당 체제 위협 집권 노려

극우 성향 포퓰리즘 정당인 영국개혁당이 영국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차기 집권을 목표로 하는 주류 정당으로서 입지를 굳혔다.
영국 BBC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완료된 잉글랜드 136개 지방의회 선거 개표 결과 개혁당은 총 1453석을 확보했다. 이는 이번 선거 대상 의석의 29%로, 4년 전 단 2석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1451석이 늘어났다. 14개 지방의회에서는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반면 집권 노동당은 1496석을 잃어 1068석에 머물렀고, 영국 양당 체제의 다른 한 축이던 보수당도 563석이 줄어 801석에 그쳤다.
개혁당의 기세는 잉글랜드를 넘어 스코틀랜드와 웨일스까지 이어졌다. 웨일스 의회 선거에서 96석 중 34석을 차지해 웨일스당(43석)에 이은 제2당으로 올라섰고, 스코틀랜드 의회에서도 17석을 확보해 스코틀랜드국민당(SNP·58석)에 이어 공동 제2당이 됐다. 개혁당이 웨일스·스코틀랜드 의회에 자력 입성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개혁당은 2019년 1월20일 브렉시트당이란 이름으로 만들어진 뒤 2021년 지금의 이름으로 당명을 바꿨다. 나이절 패라지 개혁당 대표(사진)는 ‘영국판 트럼프’로 불린다. 그는 반이민 정책을 주창해왔으며, 집권 시 불법 이민자 수십만명을 추방하겠다고 공언했다. 패라지 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우연이나 반발 표가 아니다”라며 “영국 정치의 역사적 전환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개혁당이 노동당과 보수당 중심의 양당 구도 속에서 중앙정치 지형을 얼마나 바꿀지는 지켜봐야 한다. 현재 개혁당의 중앙의회 의석수는 650석 중 8석이다.
롭 포드 맨체스터대 정치학 교수는 NYT에 “표가 여러 방향으로 분산되고 있는데, 영국 정치 문화에서는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데 익숙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영국 정치 체제는 집권당과 야당이라는 이분법적 양당 구도를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다. 4~5개 정당이 모두 상당한 득표율을 확보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선거 참패로 정치적 압박에 직면했다. 선거 후 노동당 의원 30여명은 총리 사퇴를 요구했다. 현재 앤절라 레이너 전 부총리와 캐서린 웨스트 하원의원 등이 노동당 대표 경선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머 총리는 11일 연설에서 “의심하는 이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겠다”며 총리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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