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생존율 13% 췌장암…‘딱 하나’ 제거하자 생존율 75%로 뛰었다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1/ned/20260511211118718cucv.jpg)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췌장암 진단을 받으면 5년 뒤 살아있을 확률은 13%다. 병원에서 발견됐을 때는 이미 손을 쓰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연구팀이 이 벽에 균열을 냈다.
최근 발표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제12권 제19호에 따르면 바르셀로나 Hospital del Mar 연구소·생의학연구소(IIBB-CSIC) 공동 연구팀은 PARP2라는 단백질이 췌장암의 핵심 성장 인자임을 밝혔다. PARP2를 제거한 쥐의 생존 기간이 43% 늘어났다.
췌장암, 정식 명칭 췌관선암종(PDAC)은 암 사망 원인 3위다. 수술이 가능한 단계에서 발견되는 경우는 전체 환자의 20%에 못 미친다. 나머지 80%는 이미 주변 장기나 림프절로 전이된 후 발견된다.
암세포를 둘러싼 두꺼운 섬유성 기질과 면역억제 세포로 채워진 종양 미세환경 탓에 면역항암제도 효과를 내지 못한다. 연구자들은 이런 암을 면역세포의 접근 자체가 막힌 ‘차가운(cold) 종양’이라고 부른다.
![젬시타빈 화학식.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1/ned/20260511211118946jsqb.jpg)
현재 표준 치료는 젬시타빈 기반 복합화학요법이다. 젬시타빈은 췌장암 치료의 기본이 되는 항암제로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복합화학요법은 2개 이상의 항암제를 섞어 투여하는 방식이다. 섬유 조직이 두껍게 둘러싸인 췌장암의 특성상 약물 침투가 어려운데, 여러 약제를 조합해 항암제가 종양 깊숙이 도달하게끔 설계한 것이다.
PARP2 단백질을 이해하려면 먼저 DNA 손상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 알아야 한다. 우리 몸속 세포는 매일 수만 번 DNA가 끊어지거나 망가진다. PARP2는 그 손상을 감지해 수리 작업을 지휘하는 단백질이다. 정상 세포에서는 유용한 역할이지만, 암세포에서는 문제가 달라진다.
췌장암을 일으키는 암유전자들은 DNA 복제에 심한 과부하를 유발한다. 이 상태를 복제 스트레스(replicative stress)라고 부른다. PARP2가 등장해 손상된 DNA를 고쳐주면, 암세포는 죽지 않고 살아남아 계속 증식한다.
연구팀이 사람의 췌장암 조직을 분석한 결과 PARP2는 정상 췌장 조직에서는 세포질(세포의 몸통)에서 희미하게 검출됐지만, 췌장암 세포에서는 핵(설계도가 든 핵심 본부) 안에서 강하게 발현됐다.
미국 국립암연구소 유전체 데이터베이스(TCGA)에서 150개 종양 샘플과 171개 정상 조직 샘플을 비교한 분석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PARP2 발현이 낮은 군의 1년 생존율은 81.6%였지만, 높은 군은 55.3%에 그쳤다.
![카플란-마이어 분석 결과 PARP2가 결손된 쥐(빨간색)는 정상 쥐(파란색)보다 생존 기간이 유의하게 길었다(P<0.001). 특히 6개월 이상 생존한 장기 생존한 쥐는 정상군이 28마리 중 4마리에 그친 반면, PARP2 결손군은 32마리 중 24명에 달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제12권 제19호]](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1/ned/20260511211119171jijk.png)
쥐 실험에서 결과는 뚜렷했다. PARP2를 유전적으로 제거한 그룹의 생존 중앙값은 196일로, 대조군 137일보다 59일 길었다. 6개월 이상 장기 생존 비율도 대조군 14%에서 75%로 올라갔다. 3개월령 시점에서 대조군 쥐의 90%에서 종양이 발견된 반면, PARP2 결핍군에서는 10%만이 종양을 보였다.
PARP2가 없는 암세포에서는 두 가지 변화가 일어났다. 우선 세포 내부에서 DNA가 망가져도 고칠 수 없게 됐다. 염색체 수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고, 세포핵 밖으로 DNA 조각이 흘러나오면서 세포가 스스로 감당하지 못하고 사멸하기 시작했다.
면역환경의 변화도 극적이었다. 핵 밖으로 흘러나온 DNA 조각을 cGAS라는 센서가 감지하면, STING 단백질이 인터페론 신호를 내보내 면역세포들을 불러 모은다. 암세포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면역계에 신고하는 구조다.
PARP2 결핍 조직에서 실제로 세포독성 세포와 자연살해세포가 늘어나고, 면역 반응을 억누르는 조절 세포와 대식세포는 줄었다. 면역항암제가 효과를 내지 못했던 ‘차가운’ 췌장암이 면역세포가 들어올 수 있는 ‘뜨거운(hot)’ 종양으로 바뀐 것이다.
현재 임상에서 쓰이는 PARP 억제제는 PARP1과 PARP2를 동시에 차단한다. 연구팀은 기존 억제제를 투여했을 때 종양 발생률이나 종양 부담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 같은 연구팀이 2014년 발표한 선행 연구에서도 PARP1만 제거했을 때는 종양 진행이나 생존에 차이가 없었다. PARP2만 선택적으로 차단해야 효과가 있다는 결론이다.
다만, 변수도 남아 있다. PARP2를 없앴을 때 결국 생겨난 종양의 80%에서 종양 억제 기능이 망가져 있었다. DNA 손상이 극심해지자 암세포가 스스로 죽으라는 명령을 내리는 기능마저 꺼버리고 살아남은 것이다. 대조군 종양에서 기능 상실은 16.6%에 불과했다. 어떤 환자군이 PARP2 억제에서 가장 큰 혜택을 얻을지 판별하는 연구가 병행돼야 하는 이유다.
아직 PARP2만 골라서 막는 약물은 임상 단계에 없다. PARP1과 PARP2의 3차원 구조가 매우 유사해 선택적 억제제 설계가 쉽지 않다. 연구팀도 이를 현 연구의 한계로 명시했다.
연구팀은 면역 회피와 게놈 불안정성이라는 췌장암의 두 핵심 문제를 하나의 표적으로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체계적으로 제시한 첫 연구라고 밝혔다.
(참고논문 DOI : 10.1126/sciadv.adu8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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