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라도 차별금지조례 제정돼야”[지방선거 기획 다른 목소리]

성소수자 안정적으로 병원 가게
지역 의료기관서 차별 없어져야
혐오에 맞서는 정치 더욱 절실
6·3 지방선거에서 성소수자 의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차별금지법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돼 있고, 성소수자를 위한 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건 후보도 많지 않다. 국회 보좌진이자 성소수자인 윤재은씨는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 국회 직원과 보좌진, 언론인, 시민단체 활동가 등으로 성소수자 정치 네트워크 OA(Out Assembly)를 결성했다.
윤씨는 11일 인터뷰에서 “안전하게 터놓고 이야기하고,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모임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가 지난달 27일 국회 전자게시판에 OA 홍보 공지를 올리자 열흘 만에 15명가량이 모였다. 구성원들이 속한 정당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진보당 등 초당적이다.
윤씨는 12·3 내란 때 ‘혐오에 맞서는 정치가 절실하다’고 생각하던 중 손솔 진보당 의원의 제안을 받아 지난해 7월부터 국회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내란 세력의 논리는 결국 혐오의 논리다. 나와 다른, 내가 싫어하는 존재는 세상에서 지워버려야 한다는 것”이라며 “내란을 거치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국회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국회로 온 지 11개월이 지나고 다채로운 공약이 쏟아지는 선거철이 됐지만 성소수자 관련 내용은 찾기 어렵다. 윤씨가 사는 서울 마포구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아쉬운 점은 마포구청장 후보 중 여성이 한 명도 없고 성소수자 의제 역시 다루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에서부터라도 차별 금지 조례, 생활 동반자 조례를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트랜스젠더의 경우 특히 노동·건강 영역에서 차별받고 있다”며 “지역 의료기관만큼은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을 이유로 차별해선 안 된다는 선언이라도 해야 성소수자들이 안정감을 느끼고 병원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씨는 여러 정당의 지방선거 후보 공천 과정에서도 성소수자들이 소외되었다고 느낀다. 그는 “누가 성소수자 이야기를 나서서 해주나”라며 후보자들에게 “성소수자가 당신들 가까이에, 생각보다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가슴속에 새겨달라”고 당부했다.
윤씨는 지난 20여년간 답보 상태인 차별금지법 통과에 국회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지난 1월 차별금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손 의원실에서 일하는 윤씨는 “발의 후 4개월이 지났는데 주무부처인 법무부의 검토 의견이 안 나오고 있다”며 “지난 (21대) 국회 때보다 더디다”고 지적했다.
윤씨는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혐중 집회에 대해 지시하는 사항들은, 차별이나 혐오가 무엇인지 그 기준을 제시하는 법률인 차별금지법이 없으면 이행할 수 없는 것들”이라며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돕기 위해서라도 여당 의원들이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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