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죽일 생각밖에 없어" 폭행 이후 김창민 감독 가해자 통화 녹취 확인 / 풀버전
[앵커]
지금부터 고 김창민 감독을 사망에 이르게 한 가해자들의 '통화 내용'을 집중 보도해 드리겠습니다. 사건 직후 가해자 중 1명만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는 자기들끼리 이런 통화를 합니다. "죽이려고 차고 또 차고 잠든 것 같길래 또 쳤다" "'그냥 죽어'라고 말하며 파운딩 펀치를 꽂았다" "죽일 생각밖에 없었다" 형법상 살인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살해의 고의' 즉 의도가 있어야 합니다. 경찰의 초동 수사에서는 그 의도가 나타나지 않았는데 무려 반년이나 지나서야 확보된 가해자들의 휴대전화에 살해 의도가 분명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이 사건의 전모를 밝힐 중요한 증거입니다.
먼저 강나윤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강나윤 기자]
뒤에서 목을 조르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습니다.
그리곤 골목으로 질질 끌고갔습니다.
[목격자 : 걔(이모 씨)가 기습적으로 공격을 했잖아요. 근데 그 와중에 갑자기 또 다른 가해자(임모 씨) 한 명이 끌고 간 거예요.]
사건 당일 주범 이씨는 혼자만 경찰조사를 받고 나온 뒤 도망친 공범 임씨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씨는 "죽이려고 까고, 다시 가서 또 깠더니 잠든 것 같길래 또 쳤다"고 했습니다.
"'너 그냥 죽어'라고 말하며 '파운딩 펀치'를 꼽았다"고도 했습니다.
'파운딩펀치' 란 쓰러진 상대를 일방적으로 가격하는 격투기 기술입니다.
분명한 살해 의도를 갖고 의식을 잃은 뒤에도 계속해서 때렸다는 얘깁니다.
"내 손으로 죽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여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살해 의도를 반복해서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 통화녹취는 6개월이 지나서야 압수됐습니다.
경찰은 6개월동안 압수수색을 한차례도 하지 않고 사건을 검찰로 넘겼고, 검찰 전담수사팀이 그제서야 가해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했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지난 4일 이들의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이 통화녹취를 재생했습니다.
법원은 3시간여만에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지금까지 이씨의 혐의는 사람을 때리다 실수로 숨지게 한 상해치사였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살해 의도가 확인됐다고 보고 혐의를 살인죄로 변경할 방침입니다.
[앵커]
김창민 감독 사망 사건에는 가해자가 살해할 의도가 있었는지와 함께 쟁점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가해자가 1명이냐, 2명이냐 이 부분입니다. 경찰의 부실한 초동 수사 이후 1명은 때렸지만 1명은 말렸다는 주장도 퍼졌습니다. 그런데 JTBC가 확인한 범행 직후 '통화 녹취록'에는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웃기게도 경찰이 우리 둘이서 때린 걸 모른다" "너는 말린 줄 안다" 당시 경찰은 가해자들의 거짓말로 수사 기록을 채웠던 것입니다.
이어서 김서하 기자입니다.
[김서하 기자]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이 양팔로 목을 조릅니다.
김창민 감독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기절합니다.
화면 속 남성은 김 감독을 폭행한 공범 임모 씨입니다.
바닥에 쓰러진 김 감독을 질질 끌고 가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수사 초기 경찰은 임씨를 입건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범행 당시 행동이 담긴 CCTV 영상을 보고도 싸움을 말리려 한 거라고 정반대로 판단한 겁니다.
경찰은 주범 이모 씨의 진술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통화 녹취에는 이같은 경찰 수사를 조롱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씨는 임씨와 통화에서 "X나 웃긴 건 (경찰이) 둘이서 그랬다는 생각을 안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네가 떼어 놓으니까 말리는 줄 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너는 그냥 말린 거라 진술했다", "네가 안에서 헤드록 건 것도 얘기 안 했다"며 범행을 은폐했다고 대놓고 말합니다.
그러자 임씨가 말을 맞추자고 요구합니다.
폭력 전과 7범인 임씨는 당시 집행유예 기간이었습니다.
임씨는 "이번에 바로 쇠고랑"이라며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면 안 되냐"고 했습니다.
본인조차 구속을 피하기 어렵다고 본 겁니다.
하지만 경찰은 주범인 이씨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이마저도 기각됐습니다.
이후 보완수사 끝에 임씨를 공범으로 추가 입건했습니다.
이들에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영장을 다시 신청했지만, 구체적인 범행 정황이 담긴 해당 녹취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영장은 또다시 기각됐습니다.
[앵커]
김창민 감독은 병원에 실려오자마자 혼수상태에 빠졌고 다시 눈을 뜨지 못했습니다. 그런 김 감독이 출동한 경찰을 보고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식당 안에 아들이 있다"는 당부였습니다. 돈가스가 먹고 싶어 같이 나온 발달장애인 아들. 김 감독은 그런 아들을 두고 눈을 감았습니다.
양정진 기자입니다.
[양정진 기자]
양팔로 김창민 감독의 목을 졸라 '백초크'로 기절시킵니다.
이후 골목으로 끌고가 20여 차례 폭행했습니다.
발달장애 아들은 이 장면을 모두 지켜봤습니다.
폭행이 멈춘 건 새벽 1시 22분 경찰이 도착한 뒤였습니다.
의식을 부여잡은 김 감독은 응급차에 실리기 직전 경찰에게 "아들이 식당에 있어요"라고 했습니다.
이 말을 남기고 30여분 뒤 반혼수상태에 빠졌고 그로부터 1시간 뒤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상태가 됐습니다.
결국 닷새 만에 코마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폭행으로 이미 뇌출혈이 시작된 그 순간 아빠 김 감독은 마지막 의식을 부여잡고 아들을 부탁했습니다.
가해자들은 이를 역이용해 "김 감독이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구급차에 올라탔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경찰 역시 "당시 왜 현행범 체포를 하지 않았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식이 있었고, 스스로 구급차에 탔다"고 해명했습니다.
김 감독이 맞는 걸 본 아들은 귀를 막고 소리를 질렀고 선 채로 소변까지 봤습니다.
나이 든 할아버지는 엄마도 없고 아빠도 잃은 자폐 손주가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합니다.
[김상철/고 김창민 감독 부친 : 할아버지 할머니가 이제 70이 넘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없으면 얘는 누가…자폐 아이를 누가 보호를 하나 말이죠.]
이를 가장 걱정했을 아버지 김 감독은 사건 발생 한달만인 지난해 11월 4명에게 장기를 기증한 뒤 아들 곁을 떠났습니다.
[앵커]
고 김창민 감독 사망 사건은, 애초에는 '장기 기증'이 부각되며 그 이면의 심각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오늘 JTBC의 가해자들 '통화 녹취록' 보도로 사건 전말이 모두 드러나게 됐습니다. 이 사건을 계속 추적해온 임지은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형법상 살인죄'는 '고의' (살해할 의도)가 입증돼야 합니다. 그런데 녹취 속에서 가해자 스스로가 그 의도를 자백처럼 했네요?
[임지은 기자]
네 맞습니다. 지난 4일 영장실질심사 법정에서 바로 이 통화 녹음 파일이 재생됐습니다.
가해자들이 스스로 살인 의도를 인정한 건데 영장 발부의 결정적 증거가 됐습니다.
[앵커]
이렇게 명확했는데, 7개월 가까이 가해자들은 구속되지도 않고, 유튜브에 나와 억울하단 취지로 변명도 했잖아요.
[임지은 기자]
경찰은 사건 발생 이틀만에 제대로 된 조사 없이 가해자 한 명에 대해서만 영장을 신청했고 곧바로 기각됐습니다.
JTBC가 입수한 1차 영장 청구서를 보면, 단 3번만 때렸다고만 돼 있습니다.
앵커가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달 이들은 유튜브 카라큘라 채널에 나와 똑같은 주장을 했습니다.
[이모 씨/고 김창민 감독 폭행 가해자 (유튜브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 지난 4월 11일) : 저는 3대 가격을 했는데, 사람을 손으로 그렇게 한다는 게 솔직히 말이 안 된다.]
하지만 JTBC가 CCTV 영상을 단독 보도한 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메시지가 나왔고 재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앵커]
휴대전화의 녹취 내용을 쭉 들어보면 결정적인 증거 같습니다. 그런데 애초에 초동 수사할 때는 그런 내용이 확보가 안 됐고요. 뒤늦게 수사기관이 압수한 것이잖아요.
[임지은 기자]
맞습니다. JTBC는 3월 31일, CCTV를 최초 보도했습니다.
김 감독이 발달장애 아들 앞에서 폭행당해 숨졌고 가해자는 멀쩡히 거리를 활보하고 심지어 범인이라는 활동명으로 힙합 음원까지 냈다는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이후 4월 5일 검찰의 전담수사팀이 구성됐고 정성호 장관도 '엄중처벌'을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휴대전화가 압수된 겁니다.
[앵커]
4월 15일 얼마 전에 압수한 것이네요. 힙합 음원을 얘기했는데, 더 황당한 증거인멸 정황도 나왔죠. 아예 신분 세탁을 하려 했다면서요?
[임지은 기자]
네 저희가 모두 확인했습니다.
이들은 전화번호와 직장, 주거지를 바꿨고 개명 시도까지 했습니다.
주범 이씨가 김 감독에게 "죽으라"고 외치며 치고 또 칠때 망을 봤던 임씨는 당시 집행유예기간이었습니다.
사람을 소주병으로 때렸기 때문인데 이미 폭력 전과 7범이었습니다.
앞서 보도해드린 대로 서로 통화하며 경찰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조롱했습니다.
곧 재판에 넘겨질텐데 법원이 어떤 판단을 할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임지은 기자는 이 사건 초기부터 계속 추적을 해왔습니다. 앞으로도 더 취재할 내용들이 많아보이네요.
[PD 김성엽 영상편집 박수민 오원석 영상디자인 한새롬 송민지 유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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