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경제 항산항심] 금정산국립공원이 여는 부산경제의 새 가능성
지난해 2025년 11월 28일, 부산의 금정산이 마침내 우리나라 24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금정산 주봉인 고당봉을 중심으로 백양산까지 아우르는 이 광범위한 산지가 국립공원에 포함되었다는 사실은 부산의 도시 정체성에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한다. 바다의 도시로만 인식되던 부산이 이제는 도심 속 국립공원을 품은 도시로 한 단계 도약하게 된 것이다.
필자는 오랫동안 부산진구 개금3동에 거주하며 주말이면 개금도개공 아파트단지를 출발해 백양산 임도를 따라 당감동 선암사를 거쳐 초읍 어린이대공원까지 2시간30분 정도 소요되는 트레킹 코스를 즐긴다. 오랫동안 반복해 온 일상적인 산행이지만, 금정산과 백양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같은 길을 걷는 마음은 이전과 사뭇 다르다. 집 근처에서, 그것도 매일의 생활 반경 안에서 국립공원을 접하고 있다는 사실이 주는 묘한 설렘과 자부심 때문이다.
그간 국립공원이라면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깊은 산이나 바다를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큰 결심을 해야만 찾아갈 수 있는 여행의 목적지, 특별한 날에만 방문하는 공간이 국립공원이었다면, 금정산국립공원은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해 준다. 출근길처럼 익숙한 동네 산책로가 국립공원이 되고, 주말 운동 코스가 국가가 보존하는 자연유산이 되는 경험은 부산 시민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일상이다.
금정산국립공원의 가치는 수려한 자연경관에만 머물지 않는다. 금정산성, 천년고찰 범어사를 비롯한 수많은 사찰과 유·무형 문화재는 금정산과 백양산을 살아 있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만든다. 여기에 오랜 세월 보존되어온 숲과 계곡, 능선은 생태적 가치 또한 매우 높다.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이 한데 어우러진 금정산국립공원은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부산의 정체성과 서사를 고스란히 담아낸 상징적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지정’ 이후의 과제다. 국립공원 지정이 곧바로 가치 실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체계적인 보존과 정비, 시민과의 조화로운 이용, 그리고 지속가능한 활용 전략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금정산국립공원은 부산 시민에게는 일상의 쉼터로, 국내외 방문객에게는 부산의 자연과 문화를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관광 자산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금정산국립공원은 부산 관광의 새로운 축이 될 잠재력이 충분하다. 해운대와 광안리, 자갈치시장 등에 집중된 해양 관광에 더해, 도심형 산악·생태·문화 관광이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체류형 관광 확대와 관광 동선의 다변화로 이어져 서면, 동래 온천, 금정산성마을 등 내륙상권의 활성화에도 매우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잘 정비된 탐방로와 안전한 이용 환경, 스토리텔링을 갖춘 문화유산 해설, 지역과 연계된 관광 콘텐츠는 금정산국립공원을 부산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동력으로 만들 수 있다.
아울러 금정산국립공원은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공공 인프라로서의 역할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령화와 스트레스 사회로 접어든 오늘날, 가까운 거리에서 국립공원이 선사하는 자연을 일상으로 접하며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공간은 도시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다. 금정산은 특별한 비용이나 준비 없이도 시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치유의 공간이며, 이는 건강 증진과 정서적 안정이라는 사회적 가치로 확장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행정의 역할만큼이나 시민의 인식과 참여도 중요하다. 국립공원은 ‘관리되는 공간’이기 이전에 ‘함께 지켜가는 공간’이다. 자연을 존중하는 이용 문화, 문화재에 대한 애정, 그리고 지역 자산에 대한 자부심이 뒷받침될 때 금정산국립공원의 가치는 비로소 완성된다.

도심 속 국립공원을 품은 부산. 이는 우연이 아니라 부산이 가진 자연과 역사, 그리고 시민의 삶이 오랜 시간 빚어낸 자랑스러운 결과다. 금정산국립공원이 시민의 쉼터를 넘어 부산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이제는 시민 모두가 이 소중한 자산을 함께 가꾸고 미래로 이어가야 할 때다. 금정산국립공원에서 시작되는 변화가 부산경제의 또 다른 도약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외국어 메뉴판 무료 제공에도 활용 저조한 부산
- 꼬불꼬불 산복도로, 부산 자율주행 기술력 키울 시험대
- 경찰 매수하려 택시로 현금 배달…기행 일삼은 80대 징역 1년8개월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3년째 병상에 있는 구의원…의정활동 못해도 월급 그대로
- 오빠의 잘못된 내리사랑…동생 음주운전 덮으려 운전자 바꿔치기 벌금형
- 1점이 승부 가른다…KCC 우승이냐 소노 반격이냐
- 명칭 논란 ‘YS민주기념관’ 행정절차 속도…이르면 10월 착공
- `나무호` 외부 공격 확인, 정부 대응 달라지나
- “배신한 대가 보여줘야” 국힘, 與김상욱에 공세(종합)
- 수영구민, 부산서 내집마련 문턱 가장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