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논단] 담뱃값 1만원 시대

정부가 일단 부인했으나, 담뱃값 인상은 이제 기정사실로 보인다. 다만 그 시기가 문제일 뿐이다. 이번 담뱃값 인상 논란은 지난 3월 27일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제6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2026~2030)'을 발표하면서 본격화되었다.
복지부가 국민건강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발표한 계획에는 현재 한 갑에 4500원인 궐련 담뱃값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9869원에 맞춰 9000원대 이상으로 올리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궐련 담뱃값 1만원 시대의 도래가 예고된 셈이다.
하필이면 이 계획이 지방선거를 불과 두 달여 앞둔 시점에 발표되면서 파장이 커졌다. 담뱃값은 대표적인 서민 물가 지표로, 인상 여부에 따라 표심이 크게 요동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선거 정국을 고려하지 못한 발표라는 지적이 나오자, 복지부는 "당장 인상할 계획은 없다"며 긴급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담뱃값 인상안이 당일 심의한 종합계획에 명시되어 있다는 점에서, 당국의 '지금은 올리지 않겠다'는 부인은 '조만간 반드시 올리겠다'는 예고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애연가들을 더욱 놀라게 한 소식은 액상형 전자담배에 관한 규제다. 지난달 24일부터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가 법적으로 '담배'로 분류되면서 온라인 판매가 금지되고 대폭적인 가격 인상이 예고되었다.
이번 조치는 개정 담배사업법 시행에 따른 것이다. 개정된 시행령은 담배의 정의를 기존 '연초의 잎'에서 '연초 전반'으로 확대하고 천연·합성 니코틴을 모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합성니코틴 제품 역시 개별소비세와 담배소비세 등 제세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제세부담금은 1㎖당 약 1823원으로, 30㎖ 제품 기준 약 5만4000원 수준이다. 정부는 제도 안착을 위해 2028년 4월까지 2년간 주요 세목에 대해 50% 감면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현재 1만원대인 제품 가격은 약 2만7000원가량 인상되어 3만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감면 기간이 끝나는 2년 후부터는 30㎖ 제품 하나를 10만원이 넘는 가격에 구매해야 하는 시대가 올 전망이다. 전자담배 값이 10배 오르면 사실상 서민, 중산층 애연가들은 금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담배의 폐해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7만2689명에 달한다. 2020년 6만1360명, 2021년 6만3426명에서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흡연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 역시 13조6316억원에 이른다. 노동력 상실과 의료비 지출 등 국가 전체가 매년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가 전자담배 규제를 강화하는 핵심 이유는 청소년의 흡연 입문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실제 조사 결과 고등학생의 액상형 담배 흡연율은 2020년대 2%대에서 2024년 4%대로 2년 만에 두 배나 급증했다. 액상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규제는 시급한 과제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액상형 담배의 온라인 판매 및 무인자판기 판매를 전면 금지하고, 세금을 현행 대비 최고 10배 이상 부과해 청소년의 접근을 원천 봉쇄할 방침이다.
물론 가격 인상만으로 흡연율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흡연이 개인의 건강을 넘어 사회적 '중병'으로 치부되는 만큼, 금연은 이제 가정과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핵심 화두가 되어야 한다.
Copyright © 충청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