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담승부] 홍석준 “보수 결집” vs 김태일 “변화 선택”…대구시장 판세 정면 충돌

황재승 기자 2026. 5. 1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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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기소 특검 논란까지 격돌…대구 민심 향배 최대 변수
“대구를 살릴 사람 누구인가”…경제 회생 해법 놓고 격돌
“추경호, 예산·기업 유치 경쟁력…김부겸, 교섭력 이 더 강해”

보수의 심장부로 불리는 대구가 6·3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경북일보TV '진담승부'에서는 지난 10일 대구시장 선거 판세를 집중 분석하고, 정치권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조작기소 특검 논란까지 심층적으로 짚어봤다. 이날 방송에는 김태일 전 장안대학교 총장과 홍석준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출연해 날카로운 시각을 교환했으며, 임한순 경일대 특임교수가 진행을 맡았다.
 

전국적으로 이른바 '파란색 광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자타가 공인하는 보수의 최후 보루 대구에서도 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파죽지세로 세를 넓혀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전통 지지층 결집에 성공하며 맹추격에 나서면서, 선거 판세는 어느 한쪽의 우세를 쉽게 점칠 수 없는 초접전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 권남인 기자
▲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왼쪽), 홍석준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

△김부겸의 파죽지세, 세 가지 원인

김태일 전 총장은 김부겸 후보의 초반 강세에 대해 "제6공화국 들어와서 처음 보는 일"이라며 "신기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 현상을 세 가지 요인으로 분석했다.

첫째는 국민의힘의 자중지란이다. 김 전 총장은 "국민의힘 쪽이 지리멸렬했던 것이 크다"며 "특히 윤석열 내란 계엄 책임으로부터 단절하지 못하고 연연하는 모습들이 많은 실망을 주었다"고 지적했다. 둘째는 대구의 절박한 현실이다. 그는 "절망의 도시라고 얘기할 정도로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는 현실"이라며 "정말 살 길을 찾아야 된다는 생각"이 대구 시민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고 설명했다. 셋째는 김부겸 후보 개인의 매력이다. 김 전 총장은 "어떤 민주당 지도자에 비해서 통합 지향적이고 품격 있는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잘 보여왔기 때문에 대구 시민들의 마음을 열게 만든 것 같다"고 평가했다.

홍석준 전 의원 역시 이 진단에 동의하면서, 대구 시민들이 주로 세 가지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몇 십 년 동안 밀어줬는데 한 게 뭐 있느냐"는 배신감, 친한계를 중심으로 한 당내 분열로 인해 "너무 싸운다"는 피로감, 그리고 경선 과정에서 현역 의원들이 대거 출마하며 빚어진 혼란에 대한 불만이 초반 김부겸 후보의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추경호의 반격, '보수 결집'인가 '익숙함'인가

최근 추경호 후보의 회복세를 두고 두 패널의 시각은 엇갈렸다. 홍 전 의원은 "선거 막판에 가면 원래 진보 보수가 결집할 수밖에 없는데 더 빨리 온 것 같다"며 조작기소 특검법에 대한 반발이 보수 결집을 앞당겼다고 분석했다. 그는 "고대 로마법 이래로 자기 사건에 대해서는 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고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원칙을 어긴 것"이라며 "법치주의와 삼권 분립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민주당 일각에서 "국민들이 공소 취소가 뭔지도 모른다"는 식의 발언이 나온 것을 거론하며 "민주당이 권력에 취해 오만하구나 하는 생각이 우파 보수 진영의 결집을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전 총장은 '보수 결집'이라는 표현 자체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이념 간 대결이 아니다. 먹고 사는 문제"라며 "국민의힘 지지했던 분들, 국민의힘 당원조차 김부겸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진영 대결의 둑이 터졌다. 정당 간 대결의 축도 무너졌다"고 단언했다. 추경호 후보의 세력이 회복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이념적 결집이 아니라 오랜 세월 쌓인 '익숙함'의 발로라는 것이다.

김 전 총장은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본질을 "간절함과 익숙함의 대결"로 규정했다. "서문시장 가서 이재명이가 어쩌고 민주당이 어쩌고 하면 귀담아 듣지 않는다"며 "대구 문제를 중심으로 쟁점을 찾고 논쟁하고 미래를 찾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홍 전 의원은 "좌파 진보 진영에서 그렇게 논리를 만들 수밖에 없다"고 반론을 폈다. 그는 전국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슈는 공소 취소 특검법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대통령 선거 직후 치러지는 지방선거인 만큼 생활 이슈와 지역 발전 이슈가 더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인정했다. 다만 그는 "이재명 정권 스스로 지방선거를 정치 이슈화했다"며 민주당이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 발전, 누가 더 잘할 수 있나

두 패널은 대구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놓고도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홍 전 의원은 윤석열 정권 인수위 시절 지방 균형 발전 정책을 세우면서 "민간의 자원 배분이 자발적으로 지방으로 옮겨가도록 물꼬를 터야 된다는 생각을 해서 입법화를 많이 시켰다"고 밝혔다. 법인세와 전기 요금의 수도권·지방 차별화가 대표적인 예다. 그는 또 추경호 후보가 여야 대구 발전 경제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지만 김부겸 후보가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전 총장은 이 주장에 오류가 있다고 반박했다. "김부겸 후보가 그것을 받겠다고 했다"며 "절차와 방법에서 이견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진전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부겸 후보도 미래 전략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협치 선언을 하자고 제안해 놓은 상태"라며 두 후보 모두 협치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전 총장은 이 협치 논의가 역사적 선례가 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2012년에 문재인·박근혜가 공동 선언에 가까운 공통 공약을 확인했다"며 "이번에 이것을 구체적으로 공동 선언으로 발표하면 우리 정치사에 남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예산 확보 능력을 둘러싼 논쟁도 뜨거웠다. 김 전 총장은 "중앙정부와 대통령을 상대로 한 교섭력에서 김부겸 후보가 추경호 후보에 비해 탁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4년 선거 때 김부겸 후보가 내부 비난을 무릅쓰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대구를 발전시키겠다고 했다"는 전례를 들며 "김부겸이 되면 많은 예산을 가져올 것이라는 말에 신뢰와 기대를 유권자들이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전 의원은 "불이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추경호 후보의 기재부 경험과 실무자들과의 네트워크 측면에서는 김부겸 후보보다 우세한 점도 분명히 있다"고 맞섰다. 그는 "공무원 생활 24년 하면서 수많은 국책 사업을 했다"는 추 후보의 이력을 강조하면서도, 대구의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운문천댐 건설이 백지화되고 영일만대교 설계비가 삭감된 사례를 들며 중앙 예산 확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방 권력 교체가 행정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홍 전 의원은 "상당 부분 일리가 있다"면서도 "대구의 낙후가 일당이 계속해서 시장이 됐기 때문이냐는 데는 의문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스윙 스테이트 사례를 들며 특정 정당이 우세한 지역이 반드시 낙후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만 "역대 대통령 중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포항 철강공단, 구미 전자공단 한 거 말고는 우리 지역 출신이 정권을 잡아도 한 게 별로 없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김 전 총장은 지역 혁신 역량의 부재를 대구 침체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했다. "우리 지역은 정치인도 그렇고 공무원도 그렇고 혁신 역량이 뒤떨어져 있다"며 "지역 국회의원들이 말단 공무원을 설득하려고 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는 "호남은 몸부림 친 결과"라며 눈물겨운 노력이 지역 발전을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조작기소 특검 논란, 지방선거를 삼키다

이날 방송에서 또 하나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조작기소 특검법 논란이었다. 홍 전 의원은 "지방선거는 사실은 생활 정치고 정치적 이슈에서는 한 발짝 떨어져 있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 이후 지방선거는 집권 여당이 압도적으로 우세할 수밖에 없다"며 "16개 광역자치단체 중에 15개를 민주당이 가져갈 것으로 예상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과 보름 만에 급변하고 있다"며 그 원인으로 공소 취소 특검법과 민주당의 오만함을 꼽았다. 그는 "국민들의 견제 심리를 발동하게 했다. 민주당에 경고를 줘야 되겠다 생각하는 국민이 많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전 총장은 특검법에 대한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본질적인 문제를 짚었다. "이 문제의 본질은 검찰권의 남용, 또 그것으로 인한 인권 침해가 핵심"이라며 "윤석열 정권 하에서 검찰 권력이 비대해져서 온갖 이상한 짓을 했지 않나? 결과가 내란 쿠데타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색깔 논쟁, 정치적 논쟁하면서 시간을 보낼 만큼 한가하고 여유가 있지 않다"며 본질적 논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민주당이 여론의 역풍에도 특검법을 끝까지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 홍 전 의원은 "결국은 추진할 거라고 본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한일 관계 등 다른 사안에서는 "굉장히 중도적이고 합리적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면서도 "본인과 관련이 있는 법 문제에 있어서는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에 지방선거에 핵심적인 뇌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김 전 총장은 "숙의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뜻"이라며 "지금 예단하는 것은 어렵다. 국민의 뜻을 존중하겠다라고 했으니까 지켜보자"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번 '진담승부' 방송은 대구시장 선거가 단순한 지역 선거를 넘어 대한민국 정치 지형의 변화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김태일 전 총장이 규정한 '간절함 대 익숙함'의 구도, 그리고 홍석준 전 의원이 강조한 조작기소 특검법을 둘러싼 이념적 결집이 복잡하게 얽히며 선거 판세를 예측 불허의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두 패널 모두 대구의 침체된 현실과 지역 혁신의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다만 그 해법을 두고는 '변화를 통한 간절한 도약'이냐, '검증된 경험을 통한 안정적 발전'이냐를 놓고 첨예하게 맞섰다. 6·3 지방선거 당일, 대구 시민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전국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발언 전문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