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값 오르고, 루피 추락…전쟁 충격 다른 中·인도

김은정/한명현 2026. 5. 11. 18:0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원유 수입 1·2위 국가, 통화가치 희비
印 환율, 달러당 95루피로 급등
무역 적자 느는데 에너지난 덮쳐
외인 210억弗 자금 이탈도 악재
中, 수출 늘며 위안화 결제 급증
달러당 6.85위안…3년來 최고

중국은 세계 1위, 인도는 2위 원유 순수입국이다. 에너지 수입이 많은 만큼 이번 미국·이란 전쟁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두 나라 통화는 상반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인도 루피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는 동안 중국 위안화는 3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두 나라 산업 구조가 이 같은 차이를 만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외국인까지 빠져나가는 印

최근 루피화 가치는 달러당 95루피에 근접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쟁 전 달러당 91루피에서 떨어졌다. UBS는 “인도는 무역 적자 증가와 외국인 직접투자 감소로 전쟁 이전부터 통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었다”며 “전쟁 이후에는 에너지 구매 부담이 통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필요한 원유와 천연가스의 90%를 해외에서 조달하는 인도는 이 중 3분의 2를 걸프국에서 들여왔다. 시장에서는 올해 말 유가가 배럴당 87달러를 유지하면 경상수지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작년의 두 배다. 지난 3월 무역 적자도 1200억달러로 작년 동월보다 26% 늘었다.

외국인의 자금 이탈도 환율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개전 이후 외국인은 인도 주식시장에서 210억달러(약 30조7700억원)어치를 매도했다. 3월 한 달에만 130억달러를 팔아치워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인도 정부는 루피화 방어에 팔을 걷어붙였다. 국민에게 에너지 절약은 물론이고 해외여행 자제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10일 “정책 중점을 외환 보유에 둬야 한다”며 “일상적인 소비 행태 변화를 위한 국민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외여행과 관련해서는 “위기 상황에서 불필요한 해외 방문을 1년 이상 연기해 외환시장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결혼식을 위한 금 구매가 외화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 같은 문화 역시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인도 중앙은행은 해외 거주 인도인의 달러를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들이 환전에 우대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해서다. 인도 국채에 투자하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원천징수세를 폐지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인도는 2013년 비슷한 방법을 동원해 260억달러 외화 유치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위안화 국제화 호기”라는 中

반면 위안화 가치는 오르고 있다. 11일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6.85위안으로 전년 동기 7.21위안에서 상승했다. 2023년 4월 후 가장 높은 위안화 가치다. 위안화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달러 대비 2.64% 절상됐다.

세레나 저우 미즈호증권 중국 전략가는 “위안화 가치가 올 2분기 달러당 6.80위안, 연말에는 6.65위안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위안화를 활용한 국제 결제도 늘고 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 따르면 3월 위안화가 국제 결제에서 차지한 비중은 3.1%로 전월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유로와 엔, 파운드 등의 결제 비중이 낮아진 가운데 위안화와 달러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지난달 상하이통화포럼에서 저우샤오촨 전 인민은행장은 현재가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할 수 있는 ‘황금 시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정책이 달러 신뢰를 스스로 훼손하면서 위안화 국제화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 같은 위안화 강세에는 지난달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중국의 무역량이 있다. 수출액은 3594억달러(약 526조원), 수입액은 2746억달러(약 402조원)로 작년 동월 대비 각각 14.1%, 25.3% 증가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수입액이 크게 뛰었지만 그만큼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늘어나며 무역 흑자는 848억달러(약 124조원)에 이르렀다.

다만 위안화 강세로 수출 기업은 가격 경쟁력 하락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환율 부담이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가시화하고 있다. 비야디(BYD)는 지난해 1분기 약 19억위안의 환차익을 기록했지만 올 1분기에는 21억위안(약 4528억원)의 환손실을 냈다. 광모듈 제조 기업 이옵토링크는 환손실 영향으로 금융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1678% 급증한 5억2200만위안을 기록했다. 건설기계 기업 싼이중공업도 올 1분기 약 8억위안의 환율 관련 손실을 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한명현 기자 kej@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