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는 위법 판결났지, 이란戰 출구는 안보이지”…미중 정상회담 힘빠진 트럼프 [디브리핑]
![지난해 10월 대한민국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해국제공항에서 양자 회담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1/ned/20260511180118969rnbh.jpg)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4~15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는 가운데 이번 회담은 시작도 전에 중국 측에 유리하게 기울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의 가장 큰 무기였던 상호관세와 10% 글로벌 관세가 법원에서 잇따라 위법 판결이 나고, 이란 전쟁의 출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미국의 협상력이 1년 전에 비해 상당히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뉴욕대 천젠 교수는사 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간선거를 앞둔 만큼 미중 정상회담에서) 외견상 더 강해진 시 주석과 훨씬 약해진 트럼프 대통령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 “정치적 도박사인 트럼프 대통령의 카드가 그 어느 때보다 적다. 시 주석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더 시 주석을 필요로 한다”고 짚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 압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 유조선 한 척이 정박해 있다. [AP]](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1/ned/20260511180119312sgye.jpg)
실제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그간 양국간 갈등의 핵심으로 평가돼온 경제 현안의 긴급성은 다소 낮아지고 있다. 지난 2월 28일 발발한 이란 전쟁이 회담의 새로운 의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 해결을 위해 중국의 역할을 촉구했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튿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이란에 ‘당신들은 악당이며 글로벌 경제를 인질로 잡지 말라’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역시 지난 5일 이란 외무장관을 초청하면서 중재 역할에 나서는 모습이다.
미 고위 당국자는 브리핑에서 중국의 이란 및 러시아 지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지원에 대해 시 주석에게 압박을 가할 것이라 전했다. 그는 “대통령은 시 주석과 이란 및 러시아 문제를 여러차례 논의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통화를 하고, 중국의 이란산 원유 구매 및 무기 수출 가능성, 대(對)러시아 이중용도 제품 수출 등을 수차례 지적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핵 프로그램 관련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본다”라며,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미국의 (대만)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가 더 중요한 만큼 경제 의제 비중 축소를 반드시 부정적으로만은 보지 않는 분위기다.
중국 사회과학원 산하 국제정치연구 책임자인 하이자오는 “이란 전쟁 종식은 글로벌 기업들에 큰 안도감을 줄 것”이라며 “이번 미·중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로 기억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1/ned/20260511180119641ftcw.jpg)
경제·무역 부문에서는 이번 미·중 정상회담이 불안한 ‘무역 휴전’ 상태를 연장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양국 간 무역 휴전 상태가 유지되는 이유는 협력 때문이 아니라 상호 공포 때문”이라며 “과거 기대됐던 ‘대타협’과는 거리가 멀다. 이제는 ‘대붕괴’를 피하는 것이 최선의 목표가 됐다”고 평가했다.
애나 켈리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은 10일 전화로 진행된 취재진과의 미중정상회담 관련 약식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로는 ‘미중 무역 위원회(Board of Trade)’ 및 ‘미중 투자 위원회(Board of Investment)’의 설립 및 운영과 관련된 지속적인 논의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캘리 부대변인은 “무역 위원회는 미국과 중국 양국 정부가 비민감 품목에 대한 무역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고, 투자 위원회는 투자 관련 사안을 논의하기 위한 정부 간 협의체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선임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미국산 대두 및 보잉 항공기 구매와 관련한 성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있다”며 “양자간 특정 현안을 다룰 무역·투자 협의체 설립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중국이 원하는 미국산 상품은 쇠고기, 대두, 보잉 항공기 등 이른바 3B(Beef·Bean·Boeing)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에 동행하는 기업인들 중에는 보잉사 임원들과 농산물 기업 관계자들이 확정됐다.
한편 올해 11월 유예 기간이 끝나는 희토류 수출통제에 관해선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유의미한 협상 결과를 도출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캘리 부대변인도 희토류 문제와 관련한 지난해 ‘부산 합의’를 언제 어떻게 연장할지에 대해 “아직 명확히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도 “우리는 이 사안에 대해 중국 측과 꽤 빈번하게 접촉하고 있다. 양국 모두가 바라는 것은 ‘안정성’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연장 발표를 지금 하든, 아니면 시간이 흐른 뒤에 필요성이 제기되어 그때 가서 하든 간에, 적절한 시점에 연장 여부를 공식 발표하게 될 것”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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