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이 낳은 세 거장…한국의 밤 물들인다
조성진 뮌헨필 내한 이어 7월 실내악
리우, 내달 KBS교향악단과 협연
루, 우승 후 첫 단독 리사이틀 투어


세계 최고 권위의 피아노 경연으로 꼽히는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들이 잇따라 국내 무대를 찾는다. 콩쿠르 우승은 끝이 아니라 세계적인 연주자로 발돋움하는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어제와 오늘을 만날 수 있는 이번 무대는 더욱 특별하다.
2015년 제17회 우승자인 조성진은 세계 정상급 피아니스트로 자리매김했고, 2021년 열린 제18회에서는 캐나다 출신의 브루스 리우가 우승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제19회 대회에서는 미국 피아니스트 에릭 루가 정상에 올랐다. 최근 조성진이 뮌헨 필하모닉과 내한 협연 무대를 가진 데 이어 에릭 루와 브루스 리우도 각각 이달과 다음달 공연을 이어간다.

에릭 루는 지난해 쇼팽 콩쿠르 이후 한국에서 첫 단독 리사이틀 투어를 갖는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1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시작해 13일 대구 달서아트센터, 15일 울산 울주문화예술회관 공연으로 이어간다. 에릭 루는 2015년 조성진 우승 당시 4위를 차지한 후, 리즈 콩쿠르 등에서 1위에 오르며 전문 연주자로 활동해오다가 10년 만에 재도전한 지난해 우승을 거머쥐며 화제가 됐다. 화려함보다는 섬세함을 추구하며 음표 사이의 침묵과 내밀한 서정성에 집중하는 연주자로 평가받는다.
에릭 루는 이번 투어에서 쇼팽의 곡들을 집중적으로 선보인다. 쇼팽이 18세 시절 작곡한 ‘폴로네즈 2번’부터 원숙기의 정수가 담긴 ‘발라드 4번’, 그리고 후기 걸작으로 꼽히는 ‘피아노 소나타 3번’까지 쇼팽 음악 세계의 깊이를 선보인다. 이외에 슈베르트 ‘즉흥곡 1번’, 슈만 ‘어린이 정경’도 함께 연주한다. 송주호 음악평론가는 “에릭 루는 감정의 과잉을 피하면서도 음색의 섬세한 표현과 입체적인 음향 구성으로 청중을 깊은 감성 속으로 이끄는 연주자”라며 “이번 리사이틀은 그의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레퍼토리”라고 평가했다.

브루스 리우는 다음달 17~18일 KBS교향악단과 협연 무대를 갖는다. 지휘는 최근 세계 주요 악단에서 활약 중인 안드레스 오로스코 에스트라다가 맡는다. 그는 빈 필하모닉과 런던 심포니, 뮌헨 필하모닉 등을 객원 지휘하며 예리하고 역동적인 해석으로 호평받고 있는 40대 지휘자다.
브루스 리우는 예민한 타건과 섬세한 터치로 다양한 음색을 만들어내면서도 폭발적인 에너지를 아낌없이 쏟아내는 연주 스타일로 주목받아왔다. 그는 2021년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쇼팽 피아노 협주곡으로 국내 관객을 만났고, 2023년에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을 선보였다. 이번에는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으로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김준형 음악평론가는 “브루스 리우는 단순한 테크닉 과시보다 현대적이고 세련된 감각이 돋보이는 피아니스트”라고 평가했다. 송주호 평론가 역시 “차이콥스키 협주곡은 피아노의 모든 스펙트럼을 아우르는 대표적 심포닉 콘체르토”라며 “브루스 리우의 개성과 장점을 유감없이 보여줄 무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연 후반부에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이 이어진다.
‘콩쿠르 선배’ 조성진은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지난 10여년 동안 끊임없는 연마와 도전을 이어오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왔다. 최근에는 매년 새로운 레퍼토리로 세계 투어를 진행하며 쇼팽을 넘어 독일 고전주의와 프랑스 인상주의, 나아가 버르토크·프로코피예프 등 20세기 현대 음악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올해 내한 무대에서는 뮌헨 필하모닉과 함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화려하고 견고하게 소화했고, 프로코피예프 협주곡 2번에서는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에너지와 정교한 테크닉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올해 롯데콘서트홀 인하우스 음악가로 선정된 그는 7월 14일에는 베를린 필하모닉 연주자 등과 실내악 무대를 펼친다. 19일엔 리사이틀을 통해 바흐, 쇤베르크, 쇼팽 등 폭넓은 음악을 선보인다.
김준형 평론가는 “조성진은 어떤 난곡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정교한 테크닉과 품격 있는 해석을 들려주는 피아니스트”라며 “섬세하고 정교한 쇼팽 해석을 넘어 독일 고전과 프랑스 인상주의까지 자신만의 언어로 확장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혜진 선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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