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금’ 사지 마세요” 직접 입을 연 인도 총리…해외여행도 가지 말라는 이유는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뛰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국민들에게 “기름도 금도 아껴 달라”고 공개 호소했다. 에너지 수입 부담과 외화 유출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그의 금 구매 자제 발언 이후 인도 증시에서는 귀금속 관련주가 줄줄이 급락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전날 인도 남부 하이데라바드에서 열린 프로젝트 출범식에서 휘발유와 경유, 가스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이 “연료를 매우 신중하게 사용해야 할 때”라며, 전쟁 위기가 인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국민들이 필요한 만큼만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도는 세계 3위 원유 수입국이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국제유가가 오르면 수입 비용이 늘고, 이는 곧 무역수지와 외환보유액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최근 중동 위기 장기화 속에 인도 루피화 가치도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 상승은 물가와 성장률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인도 중앙은행은 국제유가가 10% 오를 경우 경제성장률은 15bp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은 30bp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모디 총리는 코로나19 시기처럼 재택근무와 온라인 회의를 적극 활용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불필요한 차량 이동과 항공 이동을 줄여 연료 사용을 낮추자는 취지다.

이 발언의 파장은 곧바로 증시에 반영됐다.
11일 블룸버그통신과 인도 매체 민트 등에 따르면 인도 국립증권거래소(NSE)에서 귀금속 관련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타이탄 주가는 장중 7% 넘게 떨어졌고, 칼리안 주얼러스 인도는 9% 이상 급락했다. 센코 골드는 10% 이상, 피엔 가드길 주얼러스는 약 9% 하락했다. 피시 주얼러와 트리보반다스 빔지 자베리도 각각 4~6%대 약세를 보였다.
인도에서 총리가 금 구매 자제를 공개적으로 요청한 것은 이례적이다. 금은 인도에서 단순 귀금속이 아니라 저축 수단이자 결혼식·종교 축제의 핵심 소비 품목이다. 그만큼 국민 생활과 문화 전반에 깊게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금 수입국이다. 전 세계 금 수입의 약 9~11%를 차지하며, 금은 인도 상품 수입에서 석유 다음으로 비중이 큰 단일 품목으로 꼽힌다.
2025/26 회계연도 금 수입량은 전년 대비 약 4.7% 감소한 721톤이었지만 국제 금값 상승 여파로 수입액은 사상 최고치인 719억8000만달러, 약 106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도 기업과 항공사 충격을 줄이기 위해 약 19억달러, 약 2조8000억원 규모의 신용보증 계획을 승인했다. 이란 전쟁 여파로 에너지 비용과 항공 운영 비용이 커지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금 구매 자제가 실제로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인도에서 금은 결혼·축제·저축 문화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단기간에 소비가 크게 줄어들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요가 줄면 인도의 무역적자 축소와 루피화 방어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인도 내 귀금속 업계와 관련 기업에는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 금·은 시장에서도 인도 수요 둔화는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여진 AX콘텐츠랩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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