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유가 10%포인트 오르면 물가 0.2%포인트 올라”

윤기은 기자 2026. 5. 1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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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한 알뜰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고유가가 장기화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최대 1.6%포인트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관측이 나왔다. 특히 이번 유가 상승은 운송 불확실성을 동반하며 그간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근원물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발표한 ‘최근 국제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에너지 운송 불확실성에 따른 유가 상승이 올해 소비자물가를 1.0∼1.6%포인트 상승시키는 데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KDI는 과거 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 기록을 기반으로 물가 전망치를 예측해본 결과, 두바이유 가격이 10%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0.2%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과거 유가 상승기 영향력(0.11%포인트)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치다.

다만, 이는 최고가격제 등 정책 영향은 제외한 분석이다. 마창석 KDI 연구위원은 “(최고가격제 효과를 고려하면 물가상승률을) 3%대까지는 예측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KDI는 유가 흐름에 따라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두바이유 가격이 2분기 배럴 당 100달러를 기록한 뒤 3분기 90달러, 4분기 87달러로 하락하는 ‘기준 시나리오’에서 물가 상방 압력은 올해 1.2%포인트, 내년에는 0.9%포인트였다. 4분기까지 배럴 당 105달러 고유가가 유지되는 ‘고유가 장기화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1.6%포인트, 내년 1.8%포인트까지 물가상승률 기여도가 확대된다.

유가가 2분기 배럴 당 95달러, 3분기 85달러, 4분기 80달러로 내려가는 ‘유가 안정 시나리오’에서는 내년부터 물가 불안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KDI가 발표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2.1%)를 고려하면 3% 중후반까지 높아질 수 있는 셈이다.

KDI는 이번 국제유가 상승이 예외적으로 근원물가에도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두바이유 가격이 10%포인트 오를 때마다 근원물가가 0.10%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고유가 현상이 장기간 이어지면 근원물가 상승 압력은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마 연구위원은 “과거 유가 상승은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지만, 이번에는 운송 불확실성이 석유류뿐만 아니라 공업제품과 서비스 등 비석유류 품목에도 비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중동 분쟁이 에너지 물가 위주로 영향을 미쳤던 기존 전쟁과 달리, 보다 광범위한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김기봉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지난 4일 보고서에서 “중동전쟁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압력, 첨단 공급망 파괴, 오일머니 이탈에 따른 복합적 피해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인프라(기반시설)와 방산 분야 진출을 확대해 전쟁을 경제적 레버리지 확보의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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