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이 보이스피싱 자금 세탁 조직 지휘…법원, 조직원 11명 유죄 선고

안지산 기자 2026. 5. 1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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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지법, 환전책·세탁 총책에 중형
세탁 총책, 현직 경찰로 범행 구심점
167회 걸쳐 13억 원대 불법 자금 세탁
창원지방법원 자료 사진. /경남도민일보 DB

조직적으로 전화사기 피해금을 세탁해 국외로 빼돌린 일당이 무더기로 실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현직 경찰'이 세탁 조직을 지휘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원지방법원 형사2부(김성환 부장판사)는 지난 7일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환전조직 관리책 ㄱ 씨에게 징역 9년, 자금세탁 조직 총책이자 당시 경찰관이던 ㄴ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ㄱ 씨는 환전 조직에서 관리책으로 활동하며 전화사기 피해금 세탁 조직에 자금 세탁을 의뢰한 혐의를 받는다. ㄴ 씨는 전화사기 피해금 세탁 조직을 운영하며 불법자금 세탁을 지휘한 혐의다.

전화사기 범죄 조직은 중국 등 국외에 거점을 두고 콜센터를 운영하며 국외 사무실 임대, 데이터 관리, 대포통장 모집, 전화기 설치, 수익 분배 등 사기 범행 전반을 총괄하는 '총책'과 국외 콜센터에서 수사기관 또는 금융기관을 사칭하거나 전문 투자자를 사칭하며 피해자를 직접 속이는 역할을 하는 '유인책', 대포 통장 등을 모집·공급하는 '대포 통장 공급책', 편취한 사기 피해금 등 범죄수익금을 환전·세탁하는 '자금 세탁책' 등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ㄱ 씨는 환전 조직 관리책으로, 2024년 10월께 초등학교 친구 ㄴ 씨에게 범행 자금 세탁을 의뢰했다.

당시 대구경찰청 소속 경찰관이었던 ㄴ 씨는 지난 2024년 10월께 대구 한 오피스텔에 거점을 마련하고 자금 세탁 조직을 결성했다. ㄱ 씨는 ㄴ 씨에게 세탁 업무를 하다가 조직원이 검거되면 변호사 비용·합의금을 지급하겠다며 자금 세탁을 의뢰했다.

ㄴ 씨는 하위 조직원들을 모집해 관리책, 모집책, 인출책 등 각자의 역할을 부여한 뒤 조직원 명의로 명품 의류 거래 사업체를 설립했다.

ㄴ 씨는 사업체 계좌로 불법적인 자금을 송금받아 이를 현금으로 인출·전달하는 등 마치 적법한 거래가 있었던 것처럼 가장하는 방법으로 불법 자금을 세탁했다.

이 과정에서 ㄴ 씨 조직은 세탁 금액의 3~4%를 수수료로 챙겨 조직원들에게 수익을 배분했다.

ㄱ 씨는 ㄴ 씨 조직으로부터 세탁받은 자금을 전달받아 추적이 어려운 화폐인 '테더' 코인을 구매, 총책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ㄴ 씨 자금 세탁 조직이 167회에 걸쳐 세탁한 범죄 수익금은 확인된 것만 13억 7000만 원 수준에 달한다.

재판부는 ㄱ, ㄴ 씨가 범행 핵심 역할을 수행한 점 등을 들어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ㄱ 씨는 환전 조직의 관리책으로 자금세탁 의뢰, 세탁한 피해금의수거·전달 등 이 사건 범행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하면서 진지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ㄴ 씨는 경찰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자금 세탁 조직을 조직한 후 환전의뢰 조직의 물색, 하위 조직원 모집·관리, 수익의 정산·분배 등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다만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을 들어 형을 정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안지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