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첨단기업에 30년 토지임대…경기 GRDP 1억원 시대 열 것”

이효석 기자(thehyo@mk.co.kr), 신지윤 기자(shin.jiyoon@mk.co.kr) 2026. 5. 1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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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 인터뷰
남부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북부선 모빌리티·방산 육성
31개 시군 산단엔 기업유치
반도체·AI·모빌리티 기업엔
성과형 무상·저가 토지 지원
현재 1인당 GRDP 4700만원
2035년 1억원으로 상향 목표
GTX·BRT로 출퇴근 30분대로
道엔 ‘싸움꾼’ 아닌 ‘일꾼’ 필요
지난 8일 경기 수원에 있는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양향자 경기지사 후보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가 “반도체·인공지능(AI)·모빌리티 등 전략산업 기업에 최장 30년간 토지를 저가 또는 무상으로 임대해 기업을 끌어오겠다”면서 “경기도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1억원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양 후보는 지난 8일 경기 수원에 있는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31개 시군엔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고, 이제는 그 안에 어떤 기업을 채워 넣느냐는 일이 남았다”며 이같은 구상을 설명했다.

양 후보의 대표 공약은 ‘경기도 1인당 GRDP 1억원’이다. 현재 1인당 GRDP 4700만원 안팎, 총 GRDP 650조원 수준인 경기도 경제를 2035년까지 1인당 1억원, 총 GRDP 1400조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양 후보는 이를 실현하려면 경기도 산업 구조를 반도체·AI·모빌리티 등 고부가가치 전략산업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핵심은 기업 유치다. 양 후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는 남부 반도체 벨트를 ‘풀스택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로 키우겠다고 했다. 풀스택 반도체 클러스터는 메모리에 그치지 않고 팹리스, 파운드리, 패키징,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전력반도체까지 전 주기를 한곳에 묶는 산업 생태계를 뜻한다. 북부에는 모빌리티·데이터센터·바이오·방산·에너지 기업을 유치해 새 성장축을 만들겠다고 했다.

양 후보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에 대해선 “선거 전략이 ‘복지부동’”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추 후보의 지지율 방어 전략에 대해 “축구도 골대만 지키고 공격을 안 하면 공세적인 팀에 밀릴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양 후보는 1967년 전남 화순에서 태어나 광주여상을 졸업했다. 1985년 삼성전자 반도체 메모리설계실 연구보조원으로 입사해 삼성전자 최초의 고졸 출신 여성 임원에 오른 인물이다. 2016년 정치권에 입문했고, 2020년 광주 서구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한국의희망 창당과 개혁신당 원내대표를 거쳐 지난해 국민의힘에 입당했고, 같은해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이번 선거에선 ‘돈 버는 경기도, 내 삶이 달라진다’를 구호로 내걸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반도체 벨트’ 남부 유권자 900만명에 호소
지난 8일 경기 수원에 있는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양향자 경기지사 후보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경기도가 보수의 ‘험지’ 됐다는 평가가 있다.

“험지가 양지가 되고, 양지가 텃밭이 되는 것 아니겠나. 경기도를 다시 보수의 텃밭으로 만들겠다. 선거 구도로 보면 경기 남부가 약 900만명 안팎이다. 위쪽 권역은 약 400만명 규모로 보고 있다. 남부가 경기도 전체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중심인 남부에서 확실하게 표를 얻고, 북부의 전통 지지층을 합하면 해볼 만하다. 서부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부천·시흥·광명 같은 지역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지역도 IT와 모빌리티 밸리로 키울 수 있다. 모빌리티에는 배터리, 전장, 미래차 관련 기업들이 들어오게 할 것이다.”

-현재 판세는 어떻게 보나.

“점점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 추 후보의 선거 전략은 민주당에서도 말하지만 ‘복지부동’이다. 비호감도가 높은 만큼 노출을 최소화하면서 지금의 지지율을 지키겠다는 작전이다. 그런데 축구도 그렇지 않나. 골대만 지키고 공격을 안 하면, 공세적으로 나오는 팀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

-왜 양향자여야 하는가.

“제 선거 구호부터 보시면 (추 후보와) 차이가 분명하다. 저는 ‘돈 버는 경기도, 내 삶이 달라진다’고 했다. 경기도민의 삶을 실제로 바꾸겠다는 얘기다. 추 후보 구호는 ‘당당한 경기도’인데, 경기도는 원래 당당하다. 대한민국에서 인구도 가장 많고, 산업도 가장 크고, 반도체·AI·바이오·모빌리티 같은 미래 산업의 중심이 이미 경기도에 있다. 경기도민이 주눅 들어 있는 게 아니다.

필요한 건 구호가 아니라 경기도민이 더 잘살게 만드는 실력이다. 저는 첨단산업을 책으로 배운 사람이 아니다. 열여덟 살에 여상을 졸업하기도 전에 경기 용인 기흥에 올라와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보조원으로 시작하며 지금까지 41년 동안 경기도민이다. 도시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쇠락하는지 현장에서 봤다. 결국 도시의 운명은 좋은 일자리와 미래 산업이 어디에 들어오느냐에 달려 있다는 걸 본 것이다.

경기도정은 반도체 따로, AI 따로, 바이오 따로, 교통 따로, 주거 따로 볼 일이 아니다. 첨단산업이 들어오면 교통망이 필요하고, 사람이 모이면 주거와 교육이 따라가야 하고, 기업이 커지면 협력업체와 청년 일자리가 생긴다. 이걸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해야 한다. 그 시스템을 실제 산업 현장에서 이해해본 사람이 도정을 맡아야 한다.”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

“경기도 31개 시군에는 이미 산업단지가 있다. 문제는 땅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 산단에 어떤 기업을 채워 넣고, 어떤 인재를 붙이고, 어떤 교통·주거 인프라를 같이 설계하느냐다.

저는 그 일을 해본 사람이다. 기업이 어디를 보는지, 투자자가 무엇을 따지는지, 반도체 공장이 들어오려면 전력·용수·도로·인재가 어떻게 맞아야 하는지 안다. ‘AI 행정, AI 특구’ 같은 말을 하는 건 쉽다. 하지만 경기도는 구호로 움직이는 곳이 아니다. 기업을 알고, 산업의 흐름을 알고, 누가 투자하고 어디에 입지해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저는 빈손으로 경기도에 올라와 경기도에서 성공했다. 그래서 후배들과 청년들에게도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 일부 대기업 직원만 억대 연봉을 받는 경기도가 아니라, 첨단산업 생태계 안에서 더 많은 경기도 청년이 좋은 일자리를 얻고 자기 삶을 바꿀 수 있는 경기도를 만들고 싶다. 그것이 제가 말하는 ‘돈 버는 경기도’다.

또 저는 직장맘으로 살아봤다. 경기도에서 아이 낳고 일하면서 버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임원이 된 뒤에 정부서 경력단절 여성 문제를 다뤘던 경험이 있다. 산업을 키우는 것과 보육, 돌봄, 경력단절 문제는 따로 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좋은 일자리가 있어도 여성이 출산과 육아 때문에 일을 포기해야 하면 그 도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저는 첨단산업 도지사이면서 동시에 직장맘의 삶을 아는 도지사가 되겠다.

경기도에는 싸움꾼이 아니라 일꾼이 필요하다. 정치적 구호보다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들고, 산업단지를 채우고, 청년과 직장맘의 삶을 실제로 바꾸는 도지사가 필요하다. 그 일을 추 후보보다 제가 더 잘할 수 있다. 그래서 양향자여야 한다.”

‘산업은 남부에, 규제는 북부에’ 구조 바꿔야
지난 8일 경기 수원에 있는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양향자 경기지사 후보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1인당 GRDP 1억원은 어떻게 달성하나.

“경기도 GRDP를 현재 약 650조원에서 2035년 1400조원 이상으로 키워야 1인당 GRDP 1억원 시대가 열린다. 약 750조원 규모의 새 성장동력이 필요한 셈이다. 핵심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고도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는 경기남부 반도체 클러스터를 완성해 현재 약 150조원 수준인 반도체 부가가치를 4년 안에 350조원 규모로 끌어올리겠다. 이를 바탕으로 반도체를 포함한 제조업 전체 부가가치도 현재 약 250조원에서 두 배 이상으로 늘리고, AI·모빌리티·바이오·방산·데이터센터 같은 신산업 유치로 성장축을 넓히겠다.”

-반도체 공약의 핵심은 무엇인가.

“메모리만으로는 안 된다. 메모리는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사이클 산업이다. 경기도가 지속 성장하려면 메모리, 팹리스, 파운드리, 패키징, 소부장, 전력반도체가 한데 묶인 풀스택 반도체 메가클러스터가 필요하다. 경기도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 아니라 소부장 기업, 팹리스 기업, 글로벌 장비 기업이 모일 수 있는 기반이 있다. 2022년 반도체특별법을 통과시킨 사람도 저다. 그때 저는 전국의 반도체 소부장 클러스터 지도를 그렸고, 지금 경기도도 그 성장전략에 맞게 구체화하고 있다.”

-기업 유치 방안으로 장기 토지 임대를 제시했다.

“기업이 들어오려면 땅부터 있어야 한다. 지자체가 전략산업 전용 용지를 확보해 기업에 장기간 저가 또는 무상으로 임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 적용 대상은 반도체, AI, 모빌리티, 배터리, 바이오, 데이터센터 같은 산업이다. 방식은 성과갱신형이다. 기본 10년을 임대하고, 투자금액, 고용 규모, 연구개발(R&D), 협력사 유치 같은 조건을 충족하면 10년씩 두 차례 연장해 최대 30년까지 갈 수 있게 하겠다. 반대로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고용 기준을 못 맞추면 임대료를 부과하거나 계약을 해지하면 된다.”

-삼성전자 출신이지만 현장 떠난 지 오래됐다는 지적 있는데.

“반도체 산업은 하루아침에 공부해서 되는 분야가 아니다. 삼성전자를 나온 지 10년이 됐지만, 제 네트워크는 여전히 반도체 산업 안에 있다. 지금도 팹리스협회와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고, 소부장 기업들과도 계속 소통한다. 삼성 출신 전·현직 임원들, 메모리 반도체를 함께 했던 선후배들과의 네트워크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에서 나온 분들 상당수가 지금은 소부장 회사를 창업하거나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투자를 검토하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도 저를 찾아와 상의한 경우가 많았다. ASML 같은 글로벌 장비 기업은 물론이고 주성엔지니어링 같은 국내 소부장 기업들과도 교류해왔다. 심지어 김동연 경기지사 때에도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투자나 입지 문제를 두고 자문한 일이 있다.

제가 ‘K칩스법’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추진했던 것도 현장의 요구를 알았기 때문이다. 대규모 설비투자를 하려면 세제 지원과 예측 가능한 제도가 필요하다. 투자세액공제 폭을 넓히면서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업계도 그 부분을 높이 평가한다.”

-북부 발전 구상은 무엇인가.

“산업은 남부에 있고 규제는 북부에 있는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경기남북의 분도(分道) 얘기도 있지만, 지금 세계적 흐름은 도시를 쪼개는 것이 아니라 산업과 인구, 인프라를 연결하는 메가시티 경쟁이다. 먼저 산업과 인프라를 만들고 그다음 구조를 논의해야 한다.

북부가 전체 GR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 수준에 머물러 있다. 남부는 반도체와 IT 중심으로 계속 키우되, 북부에는 모빌리티, 데이터센터, 바이오, 물류, 콘텐츠, 관광, 방산, 에너지 같은 신성장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 피지컬 AI 기반 실증단지나 모빌리티 실증단지도 북부에 조성할 수 있다.”

-교통 문제 해법은 있나.

“경기도 교통 문제의 핵심은 일자리는 서울에 있고 주거는 경기도에 있는 구조다. 고양, 하남, 동탄이 다 그렇다. 출퇴근 시간을 30분대로 줄여야 한다. 우선 GTX-A 완전 개통과 B·C노선 조속 추진으로 수도권을 빠르게 연결해야 한다. 신도시와 주요 교통축에는 BRT, 즉 간선급행버스를 확충해 광역 이동 속도를 높이겠다.

두 번째는 대중교통 접근성이다. 집에서 역까지 가는 길이 불편하면 철도가 있어도 이용하기 어렵다. 자전거와 전동킥보드 같은 마이크로 모빌리티 전용 동선을 확보하고, 수요응답형 교통과 자율주행 셔틀, 환승센터와 환승주차장을 촘촘하게 붙이겠다. AI와 빅데이터로 노선과 배차를 재설계하고 지능형교통체계(ITS)를 확대해 실시간 혼잡을 줄여야 한다.

경기패스처럼 요금만 환급하는 방식에서 더 나아가 이동 시스템 자체를 효율적으로 바꿔야 한다. 반도체 고속도로처럼 시군 간 산업축을 직접 연결하는 간선 도로망도 필요하다. 기업들과 협의해 출퇴근 시간을 유연화하는 방안도 도가 뒷받침할 수 있다. 교통은 단순한 도로 문제가 아니라 일자리, 주거, 산업 배치의 문제다.”

단일화 선거공학에 머물러 있는 건 오산
지난 8일 경기 수원에 있는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양향자 경기지사 후보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조응천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은.

“지금은 단일화를 생각할 때가 아니다. 그런 선거공학에 머물러 있다면 큰 오산을 하는 거다. 양향자 이름으로 못 이기면 못 이긴다고 본다. 저는 인물로 이기겠다고 말씀드린다. 추 후보는 정당과 대통령 지지율에 편승해 선거를 치르려는 것 아닌가. 도민이 그런 도지사를 선택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 등 노사 문제도 고민하나.

“삼성 성과급 문제는 기본적으로 노사 문제이고, 노동자들의 요구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저도 삼성전자에서 28년을 노동자로 일했고 임원으로도 일했다. 다만 반도체는 국가전략산업이고 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기지사가 되면 반도체 산업 현장의 노사 문제를 설명하고 설득하는 해결사 역할을 하겠다. 국가의 명운이 반도체 현장에 달려 있다는 사명감을 노사 모두에 설득해야 한다.”

-당내 경선 과정서 ‘정체성 논란’ 불거졌는데.

“보수의 가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다. 특히 시장경제의 근간인 개인의 진정한 자유는 탄탄한 국가 시스템에서 오고, 그 시스템은 경제와 산업의 힘에서 나온다. 지금 전 세계 패권 전쟁에서 대한민국의 패권은 반도체다. 저는 그 산업에서 30년 넘게 일했다. 보수의 정체성을 산업과 시장경제에서 찾는다면 제가 가장 확실한 보수 아니겠나.

또 저는 친기업 정치인이다. 친기업은 기업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고, 세수를 늘려 복지를 가능하게 하자는 뜻이다. 복지를 허술하게 하겠다는 말이 아니다. 제 삶 자체가 복지가 왜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빈손으로 경기도에 올라와 기업에서 일했고, 여기서 성장했다. 청년과 후배들이 경기도에서 좋은 일자리를 얻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다.

민주당 출신이라는 이력도 약점이 아니라 확장성이라고 본다. 경기도에는 중도층이 많고, 특히 20대 중도층에서 제 지지가 높다. 김 지사를 도왔던 호남 향우회나 경기도 장애인 단체 쪽에서도 저를 지지하겠다는 분들이 있다. 호남 출신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경기도의 호남 출향민들도 단순히 진보로만 묶을 수 없다. 수도권으로 올라와 일하고 기업을 만들고 도시를 키운 분들이다. 시장경제와 실용의 가치를 몸으로 살아온 분들이 많다. 경기도는 보수의 가치가 가장 잘 발현될 수 있는 곳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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