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덮친 낙석 공포…대구·경북 급경사지 관리 비상

양승복 기자ㆍ김창원 기자 2026. 5. 1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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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남구 사망 사고 계기 도심 비탈면 전면 점검
울릉 일주도로·지방도 절개지 정비사업 속도전
▲ 8일 오전 10시 47분께 대구 남구 봉덕동 한 지하도 옆 경사로에서 대형 암석이 떨어지는 사고가 나 관계 당국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이 사고로 해당 지하도를 지나던 행인 1명이 숨졌다.연합

대구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한 낙석 사망 사고를 계기로 대구·경북 지역의 급경사지와 절개지 안전관리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경북도는 지방도 위험 절개지와 울릉 일주도로 급경사지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고 대구시는 사고 이후 도심 비탈면과 옹벽 등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과 관리체계 전면 재정비에 나섰다.

경북도는 2022년부터 추진 중인 '지방도 위험절개지 정비사업'을 내년 상반기 준공 목표로 진행 중이다. 총사업비는 450억원 규모다. 도는 위험 절개지 현황조사를 거쳐 낙석·붕괴 위험이 큰 지방도 절개지 50곳을 정비 대상으로 선정했다.

현재 4차분 공사가 진행 중이며 계단식 옹벽과 패널식 옹벽 설치, 낙석방지망·낙석방지책 보강 등이 추진되고 있다. 경북도는 사업 완료 시 지방도 낙석 사고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울릉 일주도로 급경사지 정비사업도 본격화된다. 경북도는 붕괴위험지역으로 분류된 구암지구와 구암1지구 정비를 위해 국비 190억원을 확보했다. 총사업비는 380억원 규모다.

울릉 일주도로는 급경사 해안지형 특성상 낙석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여기에 2030년 울릉공항 개항 이후 관광객과 물류 이동 증가로 교통량 확대가 예상되면서 선제적 안전대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경북도는 올해 상반기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해 내년 상반기까지 설계를 마무리하고, 같은 해 하반기부터 본격 공사에 들어가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대구에서는 도심 생활권 내부의 '관리 사각지대' 문제가 현실화됐다. 지난 8일 남구 용두길 지하통로 인근 비탈면에서 대형 암석이 떨어져 행인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현장은 도심과 맞닿아 있었지만 자연 암반 지역이라는 이유로 급경사지법상 정기 안전점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전부터 낙석 위험 우려가 있었음에도 별다른 보강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민 불안도 커지고 있다.

대구시는 사고 이후 급경사지와 옹벽, 산사태 취약지역 등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에 착수했다. 우선 도심 인접 산지와 시민 이용시설 주변 위험지역을 중심으로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위험 요인이 발견되면 즉시 통제와 응급조치, 보수·보강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 지역 급경사지 365곳에 대한 우기 대비 전수점검과 함께 인명 피해 우려가 큰 주거지·공장 인근 98곳을 우선 관리 대상으로 지정했다. 보강토 옹벽 78곳에 대해서도 민간 전문가 합동 정밀점검을 진행한다.

산사태 취약지역 456곳과 사방댐 201곳에 대한 점검도 강화된다. 대구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기존 법령상 관리 대상이 아니더라도 위험성이 확인되면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집중호우 증가와 노후 인프라 문제로 낙석·붕괴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도심 인접 자연암반과 생활권 주변 비탈면은 기존 법령 기준만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결국 단순 시설 보강을 넘어 '위험 예측형 관리체계' 구축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위험지역 데이터베이스 구축, 실시간 모니터링, 민간 전문가 참여 확대, 정밀 진단 의무화 등을 통해 재난 대응형 도로 인프라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경북도의 지방도·울릉 정비사업과 대구시의 긴급 안전체계 개편이 일회성 대응에 그치지 않고, TK 지역 전반의 재난 예방 시스템을 재설계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