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된 기계도시 창원 판 갈아엎는다… 여야, ‘창원 재설계’ 충돌

창원/김준호 기자 2026. 5. 1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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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도지사-시장 후보 함께 지역 재설계 공약 발표
김경수·송순호 “마산을 경남형 성수동으로”
박완수·강기윤 “중앙대로에 센트럴파크를”
6.3 지방선거에 나오는 민주당 김경수 전지사와 국민의힘 박완수 도지사 /조선일보DB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의 수부 도시인 ‘창원’의 판을 갈아엎기 위한 여야의 샅바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여야의 경남도지사 후보와 창원시장 후보가 함께 ‘도시 재설계’를 승부수로 던지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와 송순호 창원시장 후보는 1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NEW 마산 2.0 플랜’을 발표했다. 마산을 바다가 있는 경남형 성수동으로 만들어 젊은 층이 유입되는 역동적인 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먼저 지난 2024년 6월 폐점해 2년 가까이 방치된 롯데백화점 마산점 부지를 살려내겠다고 했다. 그 방안으로 이곳에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을 이전하고 콘텐츠산업진흥 기능을 강화해 문화·창업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11일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와 송순호 창원시장 후보가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 창원시 마산지역 발전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김경수 후보 캠프

이어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이전과 연계해 관련 기관 유치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부산이 해양수산부 이전으로 원도심에 활력을 되찾고 있는 것처럼 마산도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대전환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겠다”며 “힘 있는 여당 도지사만이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백화점 건물 안에 ‘부울경 청년 창업 메가타운’을 조성해 청년 창업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약속도 했다.

마산해양신도시 활성화도 제시했다. AI·디지털 산업과 문화가 결합한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마산해양신도시는 마산 대전환의 핵심 앵커”라며 “디지털 자유무역지역과 DNA혁신타운을 AI 전환 플랫폼과 피지컬 AI 실증 거점으로 조성해 AI 소프트웨어 기업 100개를 유치하겠다”고 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 K팝 명예의 전당 추진, 세계엔지니어대회(WEC) 유치도 제안했다.

마산해양신도시. /연합뉴스

김 후보는 “그동안 정부 부처와 지자체 등으로 나뉜 권한을 하나로 묶는 도지사 직속 ‘마산만시대위원회’를 구성해 도지사가 직접 키를 잡겠다”며 “마산의 부활을 결과로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송순호 창원시장 후보는 팔룡터널 무료화, 마산역에 시외버스터미널을 통합한 복합환승센터 건립, 한국형 무궤도트램 도입 등을 통해 “마산의 전성기를 다시 열겠다”고 힘을 보탰다.

김 후보는 지난달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와 마산에서 서울 성수동의 도시 재생·창업·문화 성공 모델을 바탕으로 창업과 문화, 로컬 브랜드가 결합한 ‘경남형 성수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마산은 정치적으로 보수 색채가 짙은 곳이다. 지난 2010년 마산·창원·진해 통합 이후 마산은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 등으로 ‘원도심 공동화’를 겪고 있다.

지난 7일 국민의힘 박완수 경남도지사 후보(오른쪽)와 강기윤 창원시장 후보가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창원시 행정체제 개편 추진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박완수 후보 캠프

국민의힘 박완수 경남도지사 후보와 강기윤 창원시장 후보는 ‘창원형 공간 혁신’ 카드를 꺼냈다. 지난 10일 두 후보가 발표한 공약의 핵심은 창원 중앙대로 일대에 센트럴파크를 조성하는 것이다. 경남도청 앞부터 창원시청 광장, 한국산업단지공단 본부까지 중앙대로 2.8㎞ 구간을 재정비해 약 3만평 규모의 대형 도시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차선과 여유 면적 등을 재조정해 폭 20~30m에 달하는 1만5000평 이상의 여유 공간을 만들고, 이 공간을 시청 광장과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단순한 도로 기능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누릴 수 있는 대규모 공원과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뉴욕 센트럴파크나 서울의 광화문광장 모델을 벤치마킹해 도시의 중심부를 휴식과 문화의 메카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KTX 창원중앙역 일대에는 교통·비즈니스·쇼핑·의료·교육·문화 기능이 결합한 복합 비즈니스 타운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역사 자체도 라운지와 회의장, 상업 시설 등을 갖춘 복합 시설로 바꾸고, 광장은 공연·버스킹 등 시민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창원 센트럴파크 예상도. /박완수 후보 캠프
창원 센트럴파크 예상도. /박완수 후보 캠프

장기간 표류 중인 마산해양신도시 개발 사업 정상화를 위해 경남도와 창원시가 참여하는 전담 TF를 구성해 공공 개발 또는 민관 공동 개발 방식으로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마산항에는 크루즈 터미널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진해권역에는 남영성내·원포동 일대에 물류·제조·연구 기능이 결합한 항만 배후 첨단 도시를 조성하겠다고 제안했다. 진해공설운동장은 재건축을 통해 생활 체육·문화·여가 시설을 갖춘 복합 공간으로 재편하겠다고 했다.

두 후보는 앞서 지난 2010년 마창진 통합 이후 갈등의 불씨가 되어온 행정 체제에 대해서도 손을 보겠다고 했다. 두 후보는 “16년간 현 체제가 인구 감소와 주민 서비스 개선 요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했다.

부산 내 16개 구군 중 한 곳인 중구는 인구가 3만6000여 명이지만, 자치구라서 구청장을 민선으로 선출한다. 반면, 통합 창원시 5개 구는 인구 17만~24만명임에도 행정구라는 이유로 주민이 구청장을 뽑을 수 없다. 시장이 임명한 공무원이 구청장을 한다.

박 후보는 “부산·경남 행정 통합 찬성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할 때 통합 창원시 5개 행정구를 자치구로 전환하거나, 통합 창원시를 되돌리는 내용을 주민에게 물은 후 주민이 원하는 안을 부산·경남 행정 통합 특별법에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의 한 선거 전문가는 “이번 선거는 단순히 시장 한 명을 뽑는 것을 넘어, 향후 50년 창원의 먹거리를 어떻게 설계하는지 미래를 선택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누가 더 정교하고 실행 가능한 청사진을 제시하느냐에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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