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무서워 투자·관광 어떻게"…걸프만 부국들 경제 위상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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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장기화로 세계 금융 중심지이자 관광 허브였던 부유한 걸프만 국가들의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석유·가스 수출이 막히고 날아오는 드론과 미사일에 관광·기술·부동산 등 신흥 산업까지 흔들리면서, 각국은 해외 투자 대신 국내 복구와 안보 강화에 급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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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 국부펀드들 "국내가 급해"…글로벌 IT기업도 자금줄 위기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이란 전쟁 장기화로 세계 금융 중심지이자 관광 허브였던 부유한 걸프만 국가들의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석유·가스 수출이 막히고 날아오는 드론과 미사일에 관광·기술·부동산 등 신흥 산업까지 흔들리면서, 각국은 해외 투자 대신 국내 복구와 안보 강화에 급급해졌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걸프만 군주국들의 최근 위기 상황 때문에 이들 국가의 장기적인 경제 전망까지 암울해졌다고 보도했다. 중동국제문제협의회(MEMGA) 선임 연구원인 프레데릭 슈나이더는 이들 국가가 공식적으로는 코로나19 후와 같은 빠른 회복을 전망하지만 쉽게 되돌릴 수 없는 구조적 균열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이란이 언제든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외국 투자자들의 신뢰를 흔들고 부유한 걸프 국가들이 추구해 온 안전한 사업 거점이라는 명성을 훼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중동 프로그램 연구원인 앤드루 레버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지만,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은 "탈출구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걸프 지역 경제 전반에는 이미 고통이 확산하고 있고 걸프만 국가들이 과거라면 해외 프로젝트에 투입했을 자금을 국내 수요로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 외교협회(CFR) 레베카 패터슨 연구원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피해와 안보 위협, 석유 수익 감소로 걸프 국가들이 자금을 국내 수요 충당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는 단기 대응이 아니라 장기적 우선순위의 변화"라고 지적했다.
사우디는 '비전 2030' 계획을 축소하며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후원과 LIV 골프 대회 지원을 중단했다. 미국과 중동 부국의 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투자에 의지하던 글로벌 IT 기업들도 자금줄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쿠웨이트에서는 전쟁 여파로 전력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미국 라이스대 에너지 전문가 짐 크레인은 쿠웨이트 정부는 그간 사실상 무료에 가깝게 전기를 공급했는데 "쿠웨이트는 전력 판매마다 손실을 보고 있다"며 무료 전기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고 보았다. 그는 걸프 국가들이 무분별한 보조금과 무료 서비스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광·외식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두바이의 레자 나마지 레스토랑 운영자는 "관광객이 거의 없어 모두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호텔은 문을 닫고 식당은 외국산 식재료를 메뉴에서 빼야 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 역시 이민자와 외국인 근로자 감소로 붕괴 위험에 놓였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아자드 장가나 연구원은 "이민자 증가가 없으면 누가 집을 사겠느냐"고 경고했다.
부동산 플랫폼 '프로퍼티 파인더'에 따르면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검색량이 70% 급감했고, 거래량은 전쟁 전의 60% 수준에 머물고 있다. WP는 다만 일각에선 여전히 중동 국부펀드들이 수조 달러 규모 자산을 운용한다면서 "걸프 지역이 세계 경제 허브로서 대마불사의 위치를 확보했다"고도 본다고 전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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