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뛰는 日국대 뒤엔 '그녀'가 있었다…"밥만 해줄 사람 찾았다면 안 했다"→'영양+요리' 혼자 책임지는 희귀 직업, 유럽도 주목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 중인 일본 국가대표 미드필더 다나카 아오(27·리즈 유나이티드)의 영양사 겸 셰프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본 '풋볼존'은 11일 "프로 축구 선수가 지원 스태프를 꾸릴 때 자주 언급되는 직업은 트레이너와 퍼스널 코치, 매니지먼트 등 매우 다양하다"면서 "여기에 영양사와 셰프도 있다. 영양사는 선수 식단에 필요한 영양을 설계하고 셰프는 이를 실제 음식으로 만들어 매일 식탁에 올리는 역할을 맡는다"고 전했다.
이어 "유럽에선 이 두 가지를 1인이 (모두) 담당하는 경우는 드물다. 셰프를 따로 고용하고 영양 관리는 영양사에게 맡기는 식의 분업 구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라 덧붙였다.
"다만 오쿠스미 치사토 씨는 다르다. EPL 리즈에서 뛰는 미드필더 다나카의 영양과 식단 요리를 모두 책임지고 있다"며 유럽에선 흔치 않은 '관리 영양사 겸 셰프'의 존재를 부각했다.
오쿠스미는 풋볼존과 인터뷰에서 “영양사이면서 셰프 역할까지 하는 사람은 (나 말고도) 있지만 1명이 현장에 상주하며 모든 업무를 일관되게 맡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셰프는 따로 있고 영양 부분은 다른 어드바이저가 담당하는 형태는 꽤 자주 본다”고 귀띔했다.
오쿠스미가 이러한 희소한 포지션에 도달하게 된 배경은 그의 고교 1학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진학할 학교와 학부를 고민하던 시기, 오쿠스미는 자신이 관심 있는 키워드를 닥치는 대로 검색했다.
이때 최종적으로 ‘식사’와 ‘운동’이란 두 단어에 도달했다.
그 과정에서 ‘스포츠 영양사’란 직업을 처음 알게 됐다.
오쿠스미는 “당시만 해도 스포츠 영양이란 개념이 지금처럼 널리 알려져 있진 않았다. 쉽게 말하면 운동선수의 영양 관리나 영양 지원 같은 일이었다"면서 "거기에 적지 않은 흥미를 느꼈다. 고교와 대학 시절에도 학생 신분으로 관련 활동을 계속했고 줄곧 스포츠 영양 분야와 함께해왔다”고 설명했다.


사회인이 된 뒤엔 개인적으로 여러 선수와 계약을 맺고 맞춤형 영양 지원을 이어갔다.
축구뿐 아니라 육상, 농구, 댄스 종목 선수까지 폭넓게 담당했다.
아울러 프로부터 유스 선수까지 종목이나 레벨에 큰 제한을 두지 않았다.
“내가 힘이 되고 싶다 느끼는 사람, 또 실제로 도움을 줄 수 있다 생각되는 사람과 계약하는 게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다. 종목이나 연령, 소속 단계 같은 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매체는 "일반적으로 영양사라 하면 영양 관리나 식단 조언을 하는 사람을 떠올리기 쉽다. 하나 오쿠스미는 자신이 설계한 영양을 실제 요리로 구현하고, 선수가 직접 먹는 과정 자체를 좋아했다. 그래서 영양 관리와 식사 제공을 모두 함께할 수 있는 일을 계속 찾고 있었다"고 적었다.
오쿠스미는 “일본에 있을 때도 여러 선수를 지원했다. 영양 지도나 보충제 관리만 맡은 경우도 있었고 식사 제공을 중심으로 한 선수도 있었다. (물론) 둘 다 병행한 경우도 많았다"면서 "같은 영양 지원이라도 관계 맺는 방식이 정말 다양했다. 그 과정에서 (영양사 겸 셰프 업무를 맡았을 때) 모든 걸 다 할 수 있단 즐거움과 재미를 크게 느꼈다. 병행을 하고 싶단 생각이 강해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원래 해외에도 관심이 많았다. 해외에서 도전하는 일본인 선수에게 힘이 되는 건 정말 멋진 일이라 생각했고 내 능력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러던 어느 날 일본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다나카를 지원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이 갑작스레 들어왔다.
해외에서 '일'을 찾고 있단 속내를 주변에 전해왔는데 다나카와 자신을 모두 아는 공통 지인을 통해 당시 독일 뒤셀도르프 소속이던 '사무라이 블루' 등 번호 17과 연결이 됐다.
프로포즈를 받은 오쿠스미는 망설임 없이 “꼭 하고 싶다”며 즉석에서 수락했다.
그 길로 일본 내 직장 생활을 정리하고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다나카는 음식에 대한 고집이 정말 강했다. 그 고집에 최대한 부응할 수 있는 식사를 제공하고 싶었다"면서 "하나 아무리 몸에 좋아도 맛이 없으면 의미가 없지 않나. 그간 내가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총동원해 그에게 힘이 되고 싶었고 그래서 도전을 결심했다”며 씩 웃었다.

이때만 해도 오쿠스미는 다나카에 대한 세간의 이미지나 유명세는 잘 몰랐다.
일본 국가대표라서 선택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단순히 밥만 해줄 사람을 찾는 수준이었다면 이 일을 맡지 않았을 것”이라 단언했다.
선수 측이 요구하는 기준이 높았기에 오히려 도전 의욕이 불타올랐단 이야기다.
오쿠스미는 빠르게 일본에서 하던 모든 일을 정리하고 독일로 향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풋볼존의 하야시 료헤이 기자가 당시 심정을 ‘각오’란 단어로 표현하려 하자 오쿠스미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거창한 각오 같은 건 없었다. 그냥 가고 싶어서 간다는 느낌이었다"며 "내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이었기에 도전해보고 싶단 마음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매체는 "하나 이 말은 결코 무모한 결정이었단 뜻은 아니다. 낯선 타국에서 세계 무대를 상대하는 톱클래스 선수를 지원하는 일이다. 오쿠스미가 품고 있던 건 비장한 각오라기보다 끝까지 진심으로 해내겠다는 조용한 결의에 가까웠다"며 인터뷰이 답변을 조금 더 깊이 헤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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