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신호땐 협력사까지 실시간 공유"…AI로 불량품 막는다

서정원 기자(jungwon.seo@mk.co.kr) 2026. 5. 1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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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테크노파크 'AI대전환 사업'
우주항공·조선·방산·기계…
경남에만 5만개 기업 몰려있어
AI 전환 테스트베드 최적지역
연말까지 230억 자금 투입해
제조업 AI경쟁력 판도 바꿀것
경상남도 소재 제조기업 '메카티엔에스'에서 근로자들이 이상 데이터 탐지 설비를 설치하고 있다. 경남TP

경남 창원의 한 자동차부품 기업 A사 생산라인에서는 작업자가 더 이상 설비 옆에 대기하며 불량품을 잡아내지 않는다. 특정 공정에서 발생한 미세한 이상 신호가 상위 협력사까지 동시에 공유되고, 인공지능(AI)이 이를 기반으로 불량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기 때문이다. A사 관계자는 "이전에는 문제가 발생한 뒤 원인을 역추적했다면, 지금은 협력사까지 데이터가 공유돼 사전에 대응이 가능하다"며 "공급망 전체 효율이 동시에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테크노파크(경남TP)가 추진하는 '경남 제조 특화 AI 대전환 사업'이 경남 지역 제조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와 1·2차 협력사 공정 데이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는 등 '산업 단위 전환'을 추진하면서다. 김정환 경남TP 원장은 "과거에는 각 기업이 개별적으로 대응하던 문제를 이제는 공급망 전체가 함께 대응하고 있다"며 "생산라인에는 데이터가 흐르고, 이상 징후는 사람이 아니라 AI가 먼저 잡아낸다"고 했다.

경남 제조 특화 AI 대전환 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전국 단위로 지원하는 '지역주도형 AI 대전환 사업'의 일환이다. 경상남도가 제조업 중심 지역 특성에 맞춰 구체화한 이 프로젝트에는 총 230억원이 투입된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돼 올해 말까지 진행된다. 특히 개별 공장 효율을 넘어서 공급망 전체 효율 향상이 목적이다. 김정환 원장은 "제조업 경쟁력의 기준이 '공장 내부 효율'에서 '공급망 전체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며 "경남의 실험은 더 이상 지역 프로젝트에 머물지 않고, 한국 제조업의 새로운 표준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경남테크노파크 전경.

경남은 수도권을 제외한 국내 최대 제조 밀집지로 5만개 이상의 기업이 몰려 있다. 우주항공·조선·방산·기계·자동차 등 산업 스펙트럼도 넓어 AI 전환 테스트베드로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원장은 "AI 대전환은 특정 산업이나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구조인 만큼, 다양한 제조업군으로의 적용 가능성이 크다"며 "경남에서 시작된 실험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국내 제조업 경쟁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김 원장은 "정부가 AI를 국가 전략으로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현장에서 작동하는 실행 모델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며 "경남TP는 이번 사업을 산업구조 전환의 실증 무대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경남TP는 경남TP를 중심으로 대학·연구기관·산업협회가 참여하는 산학연 협력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또 전국 2000여 개 AI 기업과 경남 제조기업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해 생태계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원장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갖고 있는 경남제조AI데이터센터, 80여 개 AI 기업이 참여하는 전문가 중심 경남AI지원단, 교육·인턴십·현장 투입까지 이어지는 인력 양성 체계 등 기술·인력·정책을 하나의 흐름으로 통합한 '원스톱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경남 제조 특화 AI 대전환 사업'은 가치사슬형 구조와 저변확대형 전략이 핵심이다. '가치사슬형' 구조는 앵커기업(AI 도입 및 확산을 주도하는 핵심 기업)과 협력사를 데이터로 연결해 생산·공정 정보를 공유하고 공급망 전체를 하나의 흐름으로 통합하는 것을 가리킨다. 김 원장은 "기존에는 기업별로 분절적으로 도입되던 AI를 공급망 단위로 확장하는 구조로 단일 공장 개선을 넘어 협력망 전체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효과를 노린다"고 설명했다.

또 중소·중견기업까지 AI 적용을 확산해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유도하는 '저변 확대'도 주요 목표다. AI 기술을 필요로 하는 수요 기업을 발굴한 뒤 모범사례를 만들어 중소·중견 기업의 전환도 유도하며 이를 확산하겠다는 것이다.

경남 창원의 한 중소 제조기업 관계자는 "데이터 기반으로 협력사까지 연결되면서 품질 변동 요인을 사전에 잡을 수 있게 됐다"며 "불량률 감소뿐 아니라 납기 안정성까지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했다. 김 원장은 "AI 공정 관리 도입 기업은 이상 감지 속도가 빨라지고 설비 고장 예측과 품질관리 정확도도 개선되는 등 현장에서는 이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하나의 기업 혁신을 넘어 공급망 전반의 동반 효율 상승 구조가 실현되는 과정"이라고 했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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